이 새끼가 누구 믿고 대검찰청에서 이렇게 데시벨이 높아?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내가 대한민국 검사야 임마!
저는 살면서 단 한번도 거짓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연기 신神 들의 향연.
거친 수사 방식으로 유명한 다혈질 검사 ‘변재욱’(황정민).
취조 중이던 피의자가 변사체로 발견 되면서 살인 혐의로 체포된다.
꼼짝없이 살인 누명을 쓰게 된 '변재욱'은 결국 15년 형을 받고 수감 된다.
감옥에서 복수의 칼을 갈던 재욱.
5년 후, 자신이 누명을 쓰게 된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허세남발 꽃미남 사기꾼 ‘치원’(강동원)을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 순간 감옥 밖 작전을 대행해 줄 선수임을 직감한다.
검사 노하우를 총 동원, 치원을 무혐의로 내보내고 반격을 준비하는 재욱.
하지만 자유를 얻은 치원은 재욱에게서 벗어날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는데...
..가 이 영화의 주 정보다
믿고 보는 황정민은 이 영화에서 그간 보여줬던 한국형 느와르 연기의 정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너무 익숙한게 함정.
사생결단(2006) 부터 시작되어 부당거래(2010), 신세계(2012) 를 지나 베테랑(2015) 까지 이어지는 비슷비슷한 연기톤, 발성, 심지어 한숨을 쉬듯 미소지으며 뱉는 '이야~~~...' 하는 대사마저 너무 똑같다.
한편으론 황정민의 한계점이 여기인가 싶기도 할 정도로.
그걸 확실하게 환기시켜주는게 강동원이다.
소녀떼들의 티켓파워 같은건 모르겠고
황정민과 이성민(우종길) 이 심각하게 치고 받을 때 헤실헤실거리며 느긋하게 긴장을 풀어준다.
(실제로 관객들이 가장 많이 웃는 장면이 강동원이 스크린 안에 들어있을때다)
그래서 영화는 '황정민의 단락 / 강동원의 단락 / 클라이막스의 단락' 으로 나뉘어져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교도소에 억울하게 들어가, 안에서 판을 짜주는건 황정민이고
황정민의 각본에 맞게 춤을 추는건 강동원이고
시원한 한방을 위해 결말까지 비틀거리지 않으며 극의 흐름을 이어가는게 이성민-박선웅(양민우) 이다.
전체적인 영화의 색이나 스토리는 그닥 신선하지 않지만
자신의 복수를 위해 치원을 교도소 안에서 꼭두각시처럼 조종하는 전직 검사라는 설정은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정치-사회적 이슈-비리를 소재로 했던 '내부자들(2015)' 의 여파가 아직 살짝 남아있어,
베테랑-내부자들이 줬던 비슷한 피로도는 여전하다.
(비슷한 소재로 통쾌하고 발랄하게 가려면 베테랑처럼,
심각하고 묵직하게 가려면 내부자들처럼.
다만 그런 소재들은 이제 너무 질린다.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이 유행인것마냥 줄줄이 나오는데 이제 그만 좀 만들어도 될거다)
마치 배우들의 힘만으로 밀어부친것 같은 영화랄까.
의외로 설 연휴기간을 '노리고' 개봉한 영화가 많이 없어서
올 설 국내 박스오피스는 검사외전과 쿵푸팬더3가 양분할 것 같다.
+
악역이었던 이성민 아찌를 향한 통쾌한 복수의 농도는 예상했던것 보다 굉장히 옅었지만,
해가 지날수록 무슨 전투력마냥 연기력이 무섭게 올라가는 이성민 아찌를 보고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성민 아찌가 극중 차장검사에서 국회의원 후보로 레벨업 하면서
대사 발성이 정말 미묘하게 바뀌는데
왜 요즘 중년 배우들 중에 가장 핫한지 알겠더라.
(미생 파트2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차장님♥ 아니, 오부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