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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Oct 03. 2016

카페 소사이어티

cafe society

꿈은 꿈일 뿐이야.










결국엔 사랑과 현실에 대한 해묵은 이야기.



요즘들어 희안하게 우디 앨런의 신작들을 챙겨보는 것 같은데 우연이겠지(과연).



제목부터 요상하고 달콤한 로맨스를 표방한 예고편 덕분에 낚여서 봤지만 제시 아이젠버그와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나와서 본 영화다.



영화의 주 내용은


성공을 꿈꾸며 할리우드로 입성한 뉴욕 남자 '바비(제시 아이젠버그)'는 
 매력 넘치는 할리우드 여자 '보니(크리스틴 스튜어트)'에게 첫눈에 반한다. 
 열정적인 그의 사랑에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 보니. 
 바비는 그녀에게 청혼하며 자신의 고향인 뉴욕으로 함께 돌아갈 것을 제안하지만 결국 거절당한다. 
 그로부터 몇 년 후, 바비와 보니는 뉴욕에서 다시 재회하는데... 
  
 “우리가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1930년대 할리우드와 뉴욕을 오가는 두 남녀의 꿈 같은 로맨스가 시작된다


..라고 한다.



보니와 바비의 사랑은 바비의 열정적인 구애로 인해 보니의 마음을 차츰 열게 만들지만

이미 임자가 있던 보니의 행실이 뭐랄까

현재를 사는 (특히 한국의)여성들의 마음을 잘 대변했달까.


감독의 재량인지 몰라도 자칫 더럽고 추악한 이야기가 될 수 있는 해묵은, 

낡디 낡은 이야기를 세련되게 잘 표현했다.


영화의 전반에 깔려있는 상류사회의 무드와 추잡하지 않은 구애를 향한 온갖 미사여구들은 달콤하고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연기한 보니의 상황과 대사는 

실제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헐리우드에서 일으킨 여러 스캔들과 너무 잘 맞아 떨어져서

그녀의 마음을 대변해 주고 싶어 우디 앨런이 그녀를 저 역할에 캐스팅한 건지

그녀가 자신의 심정을 항변하려 저 역할에 오디션을 본건지 헷갈릴 정도로

제 옷에 딱 맞는 연기와 상황을 연출했다.



묘한 제목의 '카페 소사이어티' 의 뜻은 '고급 나이트클럽 등에 출입하는 상류 사회의 단골손님' 이라는 뜻이라 한다.

(난 단순히 '카페 모임' 인줄ㅋㅋㅋㅋㅋㅋ)






아래부턴 조금 디테일한 영화의 설명이 포함되어 있으니 원치 않는 사람들은 돌아가길 바란다.




성공을 위해 삼촌을 찾아 무작정 뉴욕에서 헐리웃으로 건너간 바비는

불투명한 미래를 고민할 필요도 없는 청춘의 이미지인데

어느날 삼촌의 매니지먼트에서 일하는 보니에게 첫 눈에 반해 사랑을 고백하지만

이미 부와 명예를 다 가지고 있는 늙은 연인의 내연녀인 보니는 바비에게 끌리긴 하지만 

그의 치기어린 사랑고백과 현실성을 고려해 '결정적인 한 방' 이 없다는 식으로 유부남을 선택한다.

(대체적으로 '내연녀' 가 해피엔딩이 되는 경우는 좀체 없지 잘..)


먼 훗날 둘은 다시 재회하지만 바비의 입장이 많이 바뀌어 있는 모습을 보고 다시 바비에게 접근하는 보니.


바비도 세월이 흘러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인과 자녀도 있었지만

보니에게 다시 끌리게 된다.


이 지점에서 바비가 참 병신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무일푼에 잘 못나가던 시절 자신을 버린 여자를 몇 년만에 다시 만났다고 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정을 등져버리는 안일한 대처는

그가 끝내 파국을 맞이하길 빌었지만

우디 앨런은 그저 스치는 바람과 같은 외도라고 치부하며 영화를 급히 끝낸다.



그러니까 세상엔 'the one(운명적인 딱 하나의 상대)' 이라는 존재가 남녀 모두에게 존재하기 마련인데,

바비가 먼저 만난 보니와 보니가 나중에 만난 바비,

둘 모두에게 서로가 단 한 명의 사랑임엔 분명하다.





애초에 유부남과 바비 사이에서 저울질을 시작했던 보니도 바비가 운명의 상대인걸 알았으니 저울질을 시작한 것.

(유부남의 와리가리하는 태도 때문이었다손 치더라도)



보니가 그래도 좀 더 자신의 감정에 치우쳤다면 아름다운(?) 운명적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될 뻔 했다.

그녀는 대개의 여자들이 그렇듯, 머리로 계산기를 두들겨가며 두 남자를 만나는데

그 꼴이 참 애처롭고 우스웠다(특히 해변씬에서).


실제 크리스틴 스튜어트도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다면 로버트 패틴슨과 아름다운 결혼을 했겠지 아마도.

(현재는 헐리웃 가십의 단골 손님이 되어버린 그녀다. 트와일라잇 1편때 까지만 해도 정말 어마어마했는데 복잡한 사생활로 본인 이미지 본인이 깎아드시는 중)



그렇게 보니가 떠나고 뉴욕으로 돌아온 바비는 새로운 연인인 베로니카를 만나지만

청혼을 하면서 '나와 결혼 해 주겠어, 보니?' 라는 되도않는 실수도 하는 등 자신의 운명적 사랑이었던 보니를 끝내 잊지 못한다.





나는 베로니카역을 맡은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처음 등장하는 씬에서 거의 심장이 멎을 뻔 했는데


그만큼 우디 앨런은 남자가 제 아무리 여신같은 새로운 연인을 만난다 치더라도 

일생에 단 한 번 뿐인 운명적 상대를 잊지 못한다는 

남자 쪽 입장을 대변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도 나는 아무리 보니가 the one 이었어도, 싱글이 되어 다시 내 눈앞에 나타난다 하더라도,

현재의 연인인 베로니카에게 헌신하겠소.

(심지어 극중에서 보니는 늙은 연인과 결혼한 상태로 바비 앞에 나타난다)



이미 놓쳐버린 인연의 끈은

정말 꿈일 뿐이다.



우디 앨런의 수다스러운 캐릭터들과 아주 멋진 음악들이 함께하는

진부한 사랑이야기였다.







+

우디 앨런은 차치하고(아직 그닥 선호하진 않음), 제시 아이젠버그와 크리스틴 스튜어트, 그리고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나온다는 정보(예고편 딱 한번 보고 극장갔음) 만 보고 감상한 영환데

의외로 스티브 카렐 아찌가 나와서!!





너무 반가웠다.


대체 극장에서 아찌를 본 게 얼마만이었던지 ㅠㅠ




아무튼 보니보단 베로니카라고 바비 이 새끼야.






베로니카를 그저 그런 멍청한 금발로 그리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

(청혼 씬에서마저 '방금 전 여친 이름으로 날 불렀지?' 라는데 어쩜 화를 1도 내지 않고 -심지어 웃으며!-'그럴 수 있어' 라는 멋진 모습이던지!!)






여자들이야 뭐 원래 자신과 자신의 아이를 책임질 듬직한 남자에게 본능적으로 끌리는게 당연하다 쳐도


남자는 그러면 안되지.


잘 못 나갈 때 여자가 지 버렸을 때를 기억 해야지 


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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