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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Oct 03. 2016

아수라

나, 언제 죽어요?










확실히 소문난 잔치에 먹을건 많았지만 생각보다 맛이 없었다.



애초에 정우성에게 큰 빚이 있다는 김성수 감독(비트를 이 양반이 정우성과 찍었음) 의 말처럼

이 영화에서 정우성은 혼자 그야말로 종횡무진한다.


나머지 함께한 기라성같은 배우들은 그를 빛내주기 위한 조연에 불과할 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


워낙 어마어마한 배우들이기에

그래서 또 

많은 캐릭터들이 그들이 다른 영화에서 이미 했던 연기와 겹치는건 어쩔 수 없지만(곽도원은 검사역에 최적화지 이정도면..)

볼만은 하다.



시나리오가 부실한건 확실하다.

그걸 메꾸는게 배우들의 연기다.



이미 본 영화들을 한 데 뭉뚱그려서 다시 보는 이상한 데자부가 극을 감상하는 내내 머릿속을 괴롭히지만

작대기 역을 맡은 김원해의 미친 연기와





수사하는 내내 한도경(정우성) 을 겁박한 것 밖에 없는 무능한 검찰(김차인 역을 맡은 곽도원의 검찰 패거리) 의 이야기가 그나마 볼만하다.

(말미엔 그래도 정의와 자존심은 지킬 줄 알았는데 엠뷸런스 좀 불러달라는 멘트가 어찌나 웃기던지)





그리고 한가지 함정이 또 있는데 바로 부패한 형사역을 맡은 정우성의 연기력이다.


못하는건 아닌데

발성이나 어투가 너무 안어울리는 옷을 입은 거 같았다.




다소 오글거리지만 대사 별로 없던 비트의 정우성이 연기를 더 잘하는 느낌이랄까.



무엇보다

돈이면 대통령까지 구워 삶아 먹어버릴 것 같았던 안남시의 시장(박성배) 역을 맡은 황정민의 카리스마가 뻔하긴 해도 어마어마하다.






영화의 주 내용은



강력계 형사 한도경(정우성)은 이권과 성공을 위해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악덕시장 박성배(황정민)의 뒷일을 처리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다. 악에 계속 노출되는 사이, 
 말기 암 환자인 아내의 병원비를 핑계로 돈 되는 건 뭐든 하는 악인의 길로 들어서게 된 한도경. 
 그의 약점을 쥔 독종 검사 김차인(곽도원)과 검찰수사관 도창학(정만식)은 
 그를 협박하고 이용해 박성배의 비리와 범죄 혐의를 캐려 한다. 
 각자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 한도경의 목을 짓누르는 검찰과 박성배. 
 그 사이 태풍의 눈처럼 되어 버린 한도경은, 자신을 친형처럼 따르는 후배 형사 문선모(주지훈)를 
 박성배의 수하로 들여보내고, 살아남기 위해 혈안이 된 나쁜 놈들 사이에서 서로 물지 않으면 물리는 지옥도가 펼쳐진다.



..라고 한다.



박성배의 말을 듣지 않으면 당장 아내의 어마무시한 병원비가 충당이 안되고

박성배를 어떻게든 끌어내리려는 김차인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박성배에게 불리한 증거물을 가지고 오라며 한도경을 압박해 온다.

그 와중에 수하로 끌어들이려던 후배 형사 문선모 마저 박성배의 충견이 되어 자신의 입지 조차 불분명해 지면서

김차인과 박성배 사이에서 고민하는 한도경..


당신이 한도경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텐가.




엔딩 직전에 가서 한도경이 나름 머리를 굴리는 씬에서는 조금 괜찮았다.

(그 왜 맥주컵 씹어먹어버리는..)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가장 빛이 나는 씬은 도경과 강제철거된 외국 노동자들의 자동차 추격씬이다.







마치 영화의 장르가 잠깐 바뀐듯 cg와 실사를 적절히 섞어가며 전무후무한 카 체이싱을 만들어냈다.





이만한 배우들을 가지고 만든게 겨우 비빔밥이지만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그냥 평균치로 만든 영화 되겠다.


대신 배우들의 연기는 (정우성 빼고)아주아주 훌륭하다.

어디서 분명히

본 듯한 연기들이지만 말이다.








+

이 영화를 지금 극장에서 돈 주고 보면

왜 추석 시즌을 피해서 개봉했는지 좀 이해가 간다.


나쁘지 않은데

뭔가 좀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그런게 있어.


재미 없지는 않은데

배우들 연기 때문에 막 긴장타고 막 응? 오금 지리고 막 하드보일드 하고 막(괜히 미성년자관람불가가아녀) 응?


근데 어딘가 좀

이 배우들을 기껏 이런 이야기 하려고 모은거야?

정도랄까.


아마 제작비의 3분의 2를 배우들 개런티와 자동차 추격씬에 쓰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다.



어떤 평론가가 언급한 대로 

'비트' 의 주인공 '민' 이가

희망없는 버젼으로 살아남았을 경우의 에피소드를 보는것 같다.

(아니, 김성수 감독님! 도경이는 되도않은 나레이션 좀 안하면 안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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