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lly
최초로 일어나기 전까지는 모두 전례없는 일이죠.
155.
이건 단지 숫자에 불과하지만 여기에 사람의 인원수를 붙이면
누군가의 아빠, 엄마, 아들, 할머니..
그 숫자는 셀 수 없이 늘어난다.
저라면 7월에 하겠어요.
그동안 좋은 뉴스 없던 미국엔 아주 좋은 소식이에요. 특히 비행기에 관련해서는 말이죠.
-승객 155명이 전부 안전한지 체크해서 나에게 리스트를 줄 수 있겠나? 이 항로는..
-그래, 이 항로는 국내선이라 승객 명단이 없지.
-시뮬레이션을 이행하는 파일럿들을 욕하는게 아닙니다.
회항에 성공하기 전에 몇 번이나 연습을 했죠?
-열 일곱번이요.
결코 저 혼자 해낸 게 아닙니다.
부기장, 스튜어디스들, 관제탑 직원들, 155명의 승객들, 해양경찰, 응급 구조원들 그 날 거기에 있던 모두가 해 낸 거죠.
미국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2009년 1월 15일 승객 155명을 태운 us 에어웨이즈 1549기가 허드슨 강에 비상착수한다.
이유인 즉슨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양쪽 엔진이 새 떼(버드 스트라이크) 에 의해 작동이 정지된 것.
낮은 고도때문에 이륙했던 공항으로 되돌아갈 수도 없고
가장 가까운 공항 역시 근처에도 못 가보고 도심에 추락할 위험이 높았다.
그래서 기장 체슬리 설리 슬렌버거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허드슨 강으로 착수를 시도하게 된다는 이야기.
어느덧 배우보다 감독직이 더 잘 어울리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메가폰을 잡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를 이렇게 잘 뽑아내는 감독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억지스러운 장면 하나 없이,
철지난 미국우월주의 대사 따위 애교로 한 줄 들어가 있어도 괜찮을 법한 소재인데도
그저 덤덤하게 시를 낭독하듯 영화를 쭉~ 풀어나간다.
그 중심에 기장 설리 그 자체로 분한듯한 명배우, 톰 행크스가 있다.
그는 실화의 주인공인 설리 기장이 실제로 받았을 온갖 압박과 대중들의 관심,
그리고 실제 하늘에서 208초 동안 벌어졌던 동력을 잃은 비행기 속 설리 기장의 공포와 긴장감 속에서의 침착함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특히 심리적인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엄습하는 와중에도 수평으로 놓여져 있는 계기판을 계속 응시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실제 비상착수때는 비행기의 동체가 약간만 한 쪽으로 기울어지면 금세 물이 차 들어와 많은 사상자가 생길 수 있다고...)
영화의 전체적인 스토리라인 자체가 이미 비상착수가 벌어진 일 후의 시점으로 짜맞춰져있기 때문에
이야기의 플롯 중간중간 완급 조절을 위해 회상씬이 등장하는데 거슬리는 지점이 거의 없이 완벽하게 짜집기해 놓았다.
무엇보다 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서 가장 대단한 건
그 짧은 순간 동안 관제탑의 명령보다 기지를 발휘해 허드슨 강에 착수를 했던 기장 설리의 판단력이다.
더불어 24분만에 승객 155명을 전원 구조한 구조대원들과 침착하게 구조를 기다린 대부분의 승객들 역시 박수받을만 한 영웅들이다.
절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설리가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중에 동료직원에게 승객 155명이 전원 무사하다는 소식을 들을 때와
구조되던 와중에 강 양쪽 기슭으로 따로 옮겨진 생존자들이 전화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살아남은게 믿을 수 없다는 장면에서 정말 뭉클했다.
한국이었다면 어땠을까.
특히 물과 관련한 사고가 있은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지겨우면 넌 앞으로 아무것도 보지 말고 살아라)
그 때 정부와 매스미디어의 안일한 대처를 생각하면 지금도 욕지기가 차오른다.
요즘 지진 때문에 안그래도 불안한 시국인데
정말 별 일 없이 잘 지나갔으면 좋겠다.
지진이 나서 집이 무너지면 정부에서 해 줄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윗선들이 사고현장에 와서 사진 몇 방 찍고 국민들이 모은 피해 모금액에 까지 세금 떼고 지들 주머닛속 채우기 바쁘니까.
어쩌다 한국의 정부가 이지경이 됐을까.
실제 사건의 동영상 링크를 첨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