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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Oct 05. 2016

에픽하이 ep 앨범리뷰

epilogue

executive producer 이중엽
album producer epik high
music director tablo
music engineer mr. sync (임승현)
marketing director 배준철
accounting director 이지영
management 홍일화, 김도훈, 성형준

all songs composed by tablo
all lyrics witten by tablo, mithra, except : "비늘" (with yankie)
all songs arranged by tablo, except : "run" (by philtre of planet shiver)
all instrumentation by tablo, philtre, mr. sync
piano and keyboards by tablo ("서랍", "바보", "wordkill", "blossom", "잡음", "coffee", "over")
piano and keyboards by philtre ("run", "coffee")
guitars by mr. sync ("run", "바보", "비늘", "잡음", "coffee")
featuring vocals by bumkey ("바보"), 성아 of 바닐라 어쿠스틱 ("coffee")
chorus by 김현아 ("run", "coffee")
recorded by mr. sync @ ark sounds studio
mixed by mr. sync @ 참꽃
mastered by 전훈 @ sonic korea

design by 권연수
photography by tablo
words by mithra
edited by tablo

1. 서랍
2. run
3. 바보 ft. bumkey
4. wordkill
5. blossom
6. 비늘 ft. yankie
7. 잡음
8. coffee ft. 성아
9. over
10. 숲

멤버 디제이 투컷(dj tukutz) 을 군대에 보낸뒤 타블로(tablo) 와 미쓰라 진(mithra 眞) 이 한시적으로 듀오로 활동한 에픽하이의 미니앨범.

마치 거짓말 처럼, 그리고 짜여진 각본 처럼 이 앨범을 끝으로 당분간 에픽하이를 볼 수 없게 됐다. 디제이 투컷이 급작스레 군입대를 하게되고 타블로와 미쓰라 진이 앨범 프로모션을 진행했지만, 그간 수면 아래에 있던 타블로의 학력위조사건이 터져나와 짧은 활동을 마감했던 기억이다. 결론적으론 타블로가 피해자가 됐지만 그가 잃은건 말도 못하게 많고 얻은건 하나도 없다. 그 뒤 미쓰라 진마저 군입대를 하게되어 현재는 타블로 혼자 남아있는 실정.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에픽하이라는 힙합 그룹의 활동 마감이 흐지부지 된 모습이지만, 어쨌든 투컷과 미쓰라의 제대 후에야 에픽하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되는 음악을 들을 수 있게될 것이다.

이 앨범은 자회사(map the soul) 를 설립했던 에픽하이가 다시 예전의 둥지(울림 엔터테인먼트) 로 돌아간 뒤, 처음으로 발표한 앨범이다. 왜 다시 돌아갔는지는 본인들이 제일 잘 알겠지만, 6집 앨범(e) 의 은근한 흥행이 한몫을 한듯 하다(알고보니 동업자가 횡령을 했었다고...). 크고 작은 연주곡들과 한정 프로젝트 앨범에 수록된 곡들, 그리고 여러 신곡들이 앨범 재킷에서 느껴지는 아날로그적 사운드로 채워져 있다.

한참 타블로 사건이 활개를 치던 때 어떤 문화평론가가 그랬다. '타블로의 음악이 그립다' 라고. 타블로가 여러 소문에 시달리다 결국 법정싸움까지 가게되면서 의도치않은 공백이 생기게 되었는데, 원래는 솔로 프로젝트를 시도할 시기였을 거다. '이건 그 사람의 음악이다' 라는 확실한 음악적 색깔을 가지고 있는 싱어송라이터가 자의든 타의든 자신의 창작물을 세상에 내 놓지 못했을때 생기게 되는 여러 상황들을 '사건' 에 목이 메어 '결과' 만을 기다리던 대중들에게 보내는 일침의 글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여러 샘플링들을 불법으로 사용하고 외국 국적을 가지고 있고 거기다 학력 의문이 한두가지가 아닌 '사기꾼' 이라는 닉네임이 어울리게 된 사람이라도 지금껏 그가 쌓아온 커리어를 무시할 만큼 그를 옭아맬 권리는 누구에게 있나. 대중들을 기만했으니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하는가? 그가 제정신이라면 mbc와 찍었던 영상들이 일종의 '쇼' 일리가 없다. 그랬으면 tv 에 나와 떠들기 좋아하는 그의 성격상 곧바로 복귀를 시도해 자신을 변론했겠지. 위에서도 말했듯이 타블로가 잃은건 말도 못하게 많고 얻은건 단 한개도 없다.

서랍
언젠가부터 음악에서 드라마틱한 구성을 추구하던 타블로의 취향을 잘 드러내 주는 짧은 인트로. 두 음절로된 단어들을 피아노 위에 나열했다.

run
앨범의 타이틀 곡. 그간 에픽하이가 해 왔던 댄서블한 느낌의 타이틀 곡의 진행을 그대로 따라가는 곡이다. 그래서 신곡인데도 새롭게 느껴지지 않고 답습하는 느낌이 든다.

바보 ft. bumkey
투윈스(2twins)의 멤버이기도 한 범키가 훅을 도맡은 곡. 다급한 킥 베이스가 매력이다.

wordkill
에픽하이가 한참 자회사를 설립하고 첫 콘서트를 열었을 때 공연장에서만 한정적으로 판매했던 싱글 앨범에 담겨있는 동명의 곡을 재편곡-녹음해서 실은 곡이다. 사운드는 원곡보다 깔끔하지만, 심의를 노렸던 탓인지 훅 부분의 가사를 완전히 바꿔, 원곡 만큼 좋지는 않은 곡이 됐다. 6집에 수록했던 '말로맨' 과 비슷한 메시지를 담은 곡.

blossom
긴 연주곡.

비늘 ft. yankie
솔로로 전향한 티비앤와이(tbny) 의 멤버 얀키가 함께한 곡. 노이즈를 한껏 입힌 사운드위에 밤을 노래한 가사들과 리드미컬한 비트가 매력이다.

잡음
원래는 연주곡으로 실을 예정이었지만 미쓰라가 가사를 입히게된 곡. 전체 벌스를 미쓰라가 소화했고 훅 부분만 타블로가 참여했다. 그 덕에 독특한 구성의 곡이 됐다.

coffee ft. 성아
5집(pieces part, one) 에 수록되어 있던 '우산' 과 비슷한 느낌을 가져다 주는 곡. 다소 답답한 느낌의 사운드 위에 나긋하게 커피를 찬양한 내용의 가사가 좋다.

over
둔탁한 비트위로 전체 벌스를 타블로 혼자 도맡아 소화해낸 곡. 영어가사 일색이다.

숲
앨범을 닫는 곡. 이터널 모닝에서 시도했던 여러 효과음들과 반복되는 비트를 담아냈다.

전체 런닝타임이 40분이 채 되지않는 앨범이다. 말 그대로 '에필로그'. 에픽하이라는 이름으로 10년이 넘는 음악활동을 해 오면서 끝맺음을 하는 느낌의 앨범이라 자의든 타의든 당분간 이들의 음악을 들을 수 없게 되어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앨범이 됐다. 이들은 과연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추천곡
잡음, wordki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