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 스파이스 5집 앨범리뷰

espresso

1. 노인구국 결사대
2. 날개달린 소년
3. 어린 나의 왕자에게
4. 키치죠지의 검은 고양이
5. 별빛속에
6. 고백
7. 우주로 보내진 라이카
8. 숨겨진 보석
9. 환상특급
10. 저도 어른이거든요
11. 처음으로 우산을 잃어버렸어요
12. quicksand



화려하게 귀환한 델리 스파이스의 다섯번째 앨범.

4집의 'a 사이드와 b 사이드의 합작본' 이라는 요상한 평가를 뒤로하고 성공적으로 재기한 델리 스파이스.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로 일컬어지는 고시대적에 만나 밴드를 시작한 이들로써는 급변하는 21세기에 발을 맞추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었을 거다. 그만큼 이번 앨범에서는 그들이 시도할 수 있는 모든걸 보여주는데 영화 '클래식' 의 ost 에 쓰인 타이틀곡이라던지 조금더 과감하고 둔탁한 사운드를 끄집어 내기위한 노력이라던지 음악에 관한 거의 모든게 표면으로 드러난 앨범이었다. 그리고 타이틀곡은 델리 스파이스 노래 역사상 최초로 사랑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도 가히 파격적이었다. 



노인구국 결사대
아직도 잔존하고 있는 옛 시절의 용사들을 곱씹은 노래. 앨범을 여는 곡인 만큼 그들의 이번 앨범이 어떤 사운드를 담고 있는지 잘 알려주는 곡이다. 파격적인 인트로가 매력.

날개달린 소년
이펙터로 뭉개진 보컬이 초반에 등장하는 신나는 트랙. 마치 펑크밴드로 변모한 듯한 사운드가 일품이다. 

어린 나의 왕자에게
팬이 선물한 쌩떽쥐뻬리의 '어린왕자' 를 다시 읽고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감동을 8월의 한여름 차안에서 갈겨쓴 것이 그대로 가사가 되었단다. 어린왕자를 떠나 보내고 남은 장미의 입장에서 느끼는 외로움을 표현한 곡. 곡의 강약조절이 매력인 곡.

키치죠지의 검은 고양이
베이시스트 윤준호가 보커로 참여한 곡. 대중들에게도 꽤 인기가 있던 곡이다. 담담하게 시작해 급변하는 곡전개가 독특하다.

별빛속에
한 여름밤의 풍경이 그려지는 시원시원한 곡. 뒷부분의 드럼 비트가 인상적.

고백
앨범의 타이틀 곡. 영화 '클래식' 의 ost 로도 쓰였다. 영화에서는 아주 잠깐 등장하지만 영화의 홍보영상으로도 쓰였으니 대중들에게 한발 더 다가가려는 델리 스파이스의 노력이 보인다. 델리 스파이스 최초의 사랑 노래지만 역시나 조금은 마이너한 사상을 노래하며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우주로 보내진 라이카
옛날 소련에서 실행된 우주 실험에 사람보다 먼저 참여(!)했던 강아지 라이카를 노래한 곡. 실제로는 우주로 출발한지 5~7시간만에 죽었다고 한다. 후반의 웅장한 드러밍이 독특한 곡.

숨겨진 보석
마냥 신나는 곡. 급한 드럼 비트위에 나른한 기타 음색이 매력인 곡이다.

환상특급
키치죠지의 검은 고양이 만큼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곡. 클라이막스로 향해 전진하는듯한 곡 전개가 감동을 자아낸다. 반복되는 별나라 키보드 사운드도 한몫한다. 박민규와 윤준호의 치고 빠지는 보컬이 재미있다.

저도 어른이거든요
윤준호의 순수한 보컬이 매력인 곡. 착한 사람이 무슨 소용이냐는 한숨섞인 가사가 웃음을 짓게 만든다.

처음으로 우산을 잃어버렸어요
실수로 헤어진 연인 곁에 두고온 우산을 떠올린다는 내용의 곡. 한없이 내리는 비 때문에 헤어진 연인 따윈 생각나지 않는다는 묘한 사연의 곡이다.

quicksand
앨범을 닫는 곡. 베이스가 이끌고 가는 긴 전주가 멋진 곡이다.



투박한 드럼 사운드를 녹음하기 위해 오래된 녹음 시스템을 사용하며 녹음했다는 앨범이다. 그만큼 드럼 비트가 이전의 앨범들보다 명확하고 힘이 있게 들린다. 앨범에 들인 공이 그대로 표현된 좋은 앨범.


추천곡
환상특급, 숨겨진 보석, 별빛속에, 치키죠지의 검은 고양이, 노인구국 결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