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동안 사과하나를 철근같이 씹어먹던 그날도
눈물을 머금고 중고 파격가로 아이팟을 타인에게 넘기던 그날도
샴푸에다 바디샤워를 섞어, 물물교환을 하던 그날도
집 옆 슈퍼 아주머니께 내일 드린다며 밥먹듯 외상을 하던 그날도
친구가 우편으로 부쳐준 베이글 몇개로 이틀을 연명하던 그날도
집주인에게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며 비굴의 끝을 달렸던 그날도
환승무료때문에 일부러 한참을 걸어가 마을버스부터 탔던 그날도
제일 친한새끼가 옛 여자친구와 놀아나는걸 뒤늦게 알았던 그날도
월세때문에 돈좀 빌려달라고 했더니 '니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
고 개소리 내뱉던 놈 때문에 친구관계도 다시 생각하게 됐던 그날도
난,
울지 않았어.
내 부모님은 물론,
하늘에 계신분을 원망하지도 탓하지도 않았어.
그래서 지금 이렇게 기쁘게 되고 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