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와 얼굴들
장기하와 얼굴들
장기하 (vocal, chorus)
김현호 (drums, percussions, chorus)
정중엽 (bass, chorus)
이민기 (guitar, chorus)
이종민 (keyboards, chorus)
all songs written by 장기하
all songs arranged by 장기하와 얼굴들, 하세가와 요헤이 (a.k.a. 김양평)
all songs played by 장기하와 얼굴들, 하세가와 요헤이 (a.k.a. 김양평) except for tv 를 봤네 (다시) with 성지송 (cello)
producer 장기하, 하세가와 요헤이 (a.k.a. 김양평)
executive producer 곰사장 강명진
recording & mixing engineer 고현정 (at 서울스튜디오, 드림팩토리)
assistant engineer 김일호, 박지연
mastering engineer 전훈 (at 소닉코리아)
sound supervisor 나잠 수
cover design / artwork 김 기조 (at kijoside)
promotion 강소희, 권선욱, 이주호 (at 붕가붕가레코드)
distribution 송대현, 김설화 (at 붕붕퍼시픽)
management 강명진, 강준식 (at 두루두루amc)
1. 뭘 그렇게 놀래
2. 그렇고 그런 사이
3. 모질게 말하지 말라며
4. tv 를 봤네
5. 보고 싶은 사람도 없는데
6. 깊은 밤 전화번호부
7. 우리 지금 만나
8. 그때 그 노래
9. 마냥 걷는다
10. 날 보고 뭐라 그런 것도 아닌데
11. tv 를 봤네 (다시)
한때 '인디계의 서태지' 라고 불리우던 장기하와 얼굴들의 두번째 앨범.
일단 앨범 표지부터 눈에 띈다. 어딘가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감같은 이미지들은 도합 여섯가지 색이다. 장기하와 얼굴들 다섯명을 포함하여 앨범 프로듀싱과 편곡을 함께한 하세가와 요헤이(a. k. a. 김양평) 까지(그는 아마.. 분홍색?). 비로소 제대로 된(그렇다고 1집때는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말이 아니라) 밴드의 형식을 갖춘, 본인들의 이름을 내 건 '장기하와 얼굴들' 다운 음악을 하겠다는 비장 한(?) 포부가 느껴진다. 장기하는 '눈뜨고 코베인' 이라는 독특한 이름(과 음악을 하는) 의 밴드에서 드러머로 활동하다가('청년실업' 이라는 3인조 밴드에서도 활동) 군 제대 후 홀연히 솔로로 전향해, 인디씬과 인터넷을 슬쩍 뒤집어 놓았던 장본인이다. 본 앨범은 데뷔작(별일없이산다) 과 비교했을때 확연히 다른 부분이 몇가지 있는데 제일 먼저, 1집때 기하학적인 촉수춤으로 함께 유명세를 탔던 '미미시스터즈' 와 불현듯 결별, 킹스턴루디스카의 멤버인 키보디스트 이종민을 정식으로 영입하게 된 것. 그리고 이전 '김창완 밴드' 가 보여주었던 '합주형태의 녹음방식' 등이 있겠다. 1집 활동때 가끔 세션 멤버로 참여했던 이종민을 정식 멤버로 기용했다는 건, 기타-베이스-드럼-보컬로 이루어져 있는 기존의 밴드 사운드 위에 풍성하면서 양념같은 소리를 본격적으로 얹어 가겠다는 얘기다. 물론 1집때에도 키보드를 가미한 곡들이 꽤 있었지만, 장기하 특유의 내뱉듯이 불러제끼는 일종의 타령 비슷한 창법 자체가 건반소리와 적절히 어울리니, 참으로 좋은 영입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리고 자신들을 일약 스타덤('싸구려 커피' 의 랩네이션도 무시할 순 없지만) 에 올려놓았던 '미미시스터즈' 의 부재는, 재미를 추구하는게 가장 큰 목적인 장기하와 얼굴들의 기본 자세에 어긋나는 점이지만, 손 동작 하나(앨범의 첫번째 타이틀 곡, '그렇고 그런 사이' 의 뮤직비디오) 로 웃길만큼 웃겼으니 모종의 성공은 거둔 셈이다. 개인적으로 1집의 흥행에 못미치는 결과를 가져온 앨범이지만 미미시스터즈와 결별한건 참으로 옳은 일이라 생각된다(이러면서 3집에 슬쩍 합류하게 될 지도..). 어쨌든 적지않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이들의 2집 앨범 되겠다.
뭘 그렇게 놀래
데뷔작인 '별일없이산다' 에 수록됐던 맨 끝 곡, '별일없이산다' 의 뒤를 잇는 듯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드럼 소리가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곡. 확실히 1집때 보다 퀄리티가 높은 녹음실을 사용해서 그런지 몰라도, 전체적인 악기의 사운드가 1집때보다 확.연.하.게. 들리는 기분이다(1집의 몇몇 곡들은 그당시 장기하와 얼굴들 특유의 '댄스' 를 위한 '장치' 였던 느낌이 짙었었다). 마치 2집으로 복귀한 장기하와 얼굴들의 보컬 '장기하' 가 살을 빼고 안경을 벗고 수염을 깎은걸 보고 놀라지 말라는건지, 당연히 2집에도 함께할 줄 알았던 '미미시스터즈' 가 사라진걸 보고 놀라지 말라는건지 당췌 모르겠지만, 소포모어 복귀작의 첫번째 트랙에 아주 잘 어울리는 가사를 지닌 곡 되겠다. 곡의 포인트는 가성의 코러스와 키보드의 조합(키보드가 코러스인지 코러스가 키보드인지 알쏭달쏭한 곡이다).
그렇고 그런 사이
애초에 본 앨범을 프로모션 할때 더블 타이틀 곡으로 밀었던 곡 중에 한 곡. 아마 장기하와 얼굴들의 음악들 중에 가장 빠른 비트를 지닌 곡이 아닐까 생각된다. 덕분에 굉장히 방정맞고 댄서블하며 키보디스트를 영입하지 않았다면 이 곡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궁금하기도한 곡. 각각의 소절들과 브릿지-그리고 후렴으로 딱.딱. 끊어져 있는 구성이 곡 분위기만큼 재기발랄하다. 본 곡을 이용한 공연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가사는 기본적으로 연애 이야기지만 마치 자신의 팬들에게 하는 말 같기도하다. 손을 이용한 뮤직 비디오는 나름 참신했다.
모질게 말하지 말라며
이들에게 아직 미미시스터즈가 붙어있었다면 분명 세 사람이 함께 어깨춤을 흔들기 충분했을, 재미있는 리듬감을 가지고 있는 곡이다. 밴드 사운드가 가져다 주는 '재미' 또한 탑재되어 있어서, 듣는 와중에 어떤 악기를 따라가더라도 다이나믹한 '듣는 재미' 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tv 를 봤네
앞서 나온 '그렇고 그런 사이' 와 함께 타이틀 곡으로 지정됐던 곡(두 곡 모두 뮤직 비디오의 감독을 장기하가 자처했다). 1집(과 장기하의 솔로 싱글앨범) 수록곡인 '싸구려 커피' 를 연상시키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아주 조금만 더 나가주었더라면 더욱 주목받는 곡이 됐었을텐데, 그저 제목 그대로 tv 만 보다 끝나는 곡이다. 드럼의 비트를 빼고, 피아노가 곡 전체를 훑는 트랙.
보고 싶은 사람도 없는데
앞 곡의 분위기를 확 반전시키는 효과음으로 시작하는 곡. 흥겹게 시작해 템포를 확 죽이며 느닷없이 발라드가 되는 둥 하는, 가사를 따라가는 곡 분위기가 재미있다.
깊은 밤 전화번호부
새로 영입된 키보디스트 이종민의 솔로로 시작되는 곡. '그렇고 그런 사이' 마냥 빠른 비트를 가지고 있다. 마치 장기하가 잠시 몸담았던 '청년실업' 의 '기상시간은 정해져 있다' 같은 곡 분위기가 눈에 띈다. 여러지 효과를 담당한 키보드의 사운드가 가히 압권이다.
우리 지금 만나
리쌍의 6집 앨범 'hexagonal' 에도 수록됐었던 문제의(?) 곡. 리쌍이 이미 단물을 쪽쪽 빼 먹은 뒤인지 몰라도, 이 곡은 동명의 리쌍의 곡을 처음 들었을때 만큼의 파급력은 전혀 없다. 앨범이 나오기 전에 이 곡이 트랙 리스트에 리쌍의 이름이 빠진채 들어가 있는걸 보고, 힙합리듬만 지운 밴드 곡이겠거니 했는데, 막상 들어보니 오히려 길의 작업방식이 '해당 뮤지션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어놓는 식이구나' 라는걸 느꼈다. 먼저 공개됐던 리쌍의 곡은 말 그대로 이 곡에 리쌍이 도와준 느낌이다(개리의 랩과 길의 구성진 목소리). 덕분에 이 곡은 이 곡대로, 리쌍의 곡은 리쌍의 곡대로 각각 즐길 수 있다(하지만 먼저 선수치는게 얼마나 좋은건지는, 이 곡을 듣다 문득 개리의 랩이 떠오른다면 100% 다). 장기하의 랩네이션 부분에서 곡의 핀치가 뚝.뚝. 떨어지는건 어쩔 수 없다. 개리가 그만큼 잘 한거니까(랩퍼와 싱어-?- 의 비교 자체가 웃기기도 하지만).
그때 그 노래
어쿠스틱하게 조용히 흐르는 곡. 장기하와 얼 굴들의 매력중 하나인 '가사가 지닌 힘' 을, 앨범에서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트랙이다. 음악 좀 좋아한다는 사람 치고 이 곡의 가사에 반대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듯.
마냥 걷는다
'싱어' 장기하의 매력을 십분 발휘한 곡. 인트로 부분에서 목소리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곡이 가진 분위기나 가사 덕분에, 듣다보면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겨울 밤이 떠오른다.
날 보고 뭐 그런 것도 아닌
데
마치 1집 수록곡인, '별일없이산다' 와 배다른 형제 같은 느낌의 곡. 장기하와 얼굴들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걸 쏟아 부은 것 같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런닝 타임도 가장 길고, 공을 들인게 티가 나는 곡이랄까. 하지만 뒤로갈수록 안드로메다로 가버리려고 '난리' 치는 진행에 어안이 벙벙해진다. 앨범의 마지막 곡.
tv 를 봤네 (다시)
기타 음 대신 현악 사운드를 기용한, 앨범을 닫는 마무리 곡이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이 앨범으로 2012년 '제 9회 한국대음악상' 에서 무려 4관왕을 하는 영애를 안았다(올해의 음악인, 올해의 음반, 최우수 록 노래, 최우수 록 음반). 살짝 인디씬에 치중되어 있는 시상식이기도 하지만, 아이돌이 넘실대는 지상파 방송 시상식은 물리도록 봐와서 앞으로도 볼 일 없으니까 이런 시상식이 존재 한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자 희망인 시대다. 1집 앨범보다 더욱 밴드의 기본 자세에 한걸음 다가간 앨범이지 싶다. 현재 장기하와 얼굴들은 드러머 김현호의 군입대로 밴드 활동 자체가 '일단락' 된 상태지만, 여러 활동들(영화 '범죄와의 전쟁' 사운드 트랙-풍문으로 들었소 리메이크- 과 산울림 트리뷰트 작) 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어서 여전히 계속 기대가 된다. 세번째 앨범에선 또 어떤 이야기들을 들려줄지...
추천곡
'날 보고 뭐라 그런 것도 아닌데' 와 'tv 를 껐네(다시)' 를 제외한 전곡.
멤버들의 총합을 그린듯한 커버디자인.jpg
..은 하수구로 버려짐.jpg
실수로 밟아서 케이스 오른쪽 부분이 다 바스라졌다..ㅠㅠ.jpg
1집과는 달리 폰트가 일괄적으로 적용된 백커버의 트랙리스트.jpg
마치 비아그라같은 테두리 안에 담겨있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로고는 그대로.jpg
역시 케이스를 열면 프린트 되어 있는 붕가붕가 레코드의 수석 디자이너 김기조의 기세.jpg
앨범을 담고있는 커버 안에도 인쇄가 되어있다(쓸데없어).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