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센치 ep 앨범리뷰

the first ep

by 노군

all songs written by 10cm <윤철종, 권정열>
mixed & remastering by 이제훈, 10cm
album designed by sparks edition



1. 눈이오네
2. 새벽4시
3. healing
4. good night
bonus
5. 죽겠네



십센치가 데뷔 앨범 발매 전 내놓은, 미니앨범.

이 앨범은 말이 참 많았다. 거의 싱글에 가까운 트랙 수를 비롯해, 보너스로 실린 '죽겠네' 의 혹독한 녹음상태까지.. 폭발적인(?) 인기에 반비례하는 앨범이 아닐 수 없었다. 자신들의 정규 앨범에 목말라 하는 팬들에게 선물이랍시고 제작한 앨범이 그렇게 많은 애정어린 핀잔(!) 을 들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앞서 나열한 이유는 물론, 십센치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만들어준 명곡들('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아메리카노', '킹스타' 등) 이 당당하게 누락되어 발표됐다는 점이다. 뭔가 색다른 맛(?) 을 선사하고 싶어 이 앨범을 만들었든, 자신들의 진정한 음악적 욕심을 보여주고 싶었든간에 적지 않은 팬들이 본작에 실망했던건 사실이다. 십센치의 강점인, '농염한 여인을 바라보는 수컷의 사심어린 세레나데' 는 이 앨범에서 찾아볼 수 없다('죽겠네' 는 차치하고). 이미 다 지나간, '옛것' 이 된 사랑의 편린만이 아른거리는 작은 앨범이다.



눈이오네
쓸쓸하다. 그리고 씁쓸하다. 사랑을 해본 이라면(특히 겨울을 연인과 함께해 본 사람이라면 더욱), 마음 깊숙한 곳을 훑는 가사와 곡의 처음부터 끝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어쿠스틱 기타 소리 덕분에 추억과 미련, 그리고 아련함에 소스라칠 곡이다.

새벽4시
앞 곡과는 달리 젬베가 끼어들어, 다소 흥겨운 리듬이 첨가된 곡이지만 역시나 쓸쓸하다. 언제든 '야하게' 노래를 부르고 싶다던 보컬 권정열의 푸념어린 싱잉이 쓸쓸함을 더했다. 옛 사랑을 못잊어, 그 사람과 함께 나눈 여러가지것들을 이별한 후에도 이부자리에 누워 잠 오기 전까지 곱씹는건, 찌질한게 아니라 그 사람을 '좋게' 추억하는 것이다.

healing
본 앨범에서 가장 빠른 비트를 가지고 있는 곡. 어디선가 들어본 듯 익숙한 멜로디가 영어로 된 후렴구도 충분히 중독성을 가질 수 있다는걸 몸소 보여주는 트랙 되겠다.

good night
앨범의 마지막 곡. '눈이오네' 만큼 스산한 곡이다. 겨울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가을 밤에 혼자 들으면 청승맞게 질질 짤 수 있다(그 즈음에 연인과 이별을 했다면 이 곡을 듣지 않기를 권한다). 헤어진 연인에 대한 바램을 노래했다. 아 슬퍼..


bonus
죽겠네
자유로운 분위기로 녹음된 듯한 '현장감' 이 느껴지는 곡. 가사와 멜로디는 일품이다. 하지만 그놈의 '녹음 품질' 덕에 얻은것도, 잃은것도 많은 곡이 됐다. 이 곡은 특출난 인기덕에 이들의 데뷔 앨범에 재 녹음되어 수록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 앨범으로 십센치를 논하기는 절대 불가지만, 마치 이들의 어두운 면들만 긁어모아 앨범을 만든 느낌이라, 나름 신선하다(나는 정규 앨범을 먼저 듣고 이 앨범을 들었다). 반드시 들어야만 하는 앨범은 아니어도 십센치를 사랑해 마지않는 팬들이라면 꼭 한번은 들어볼만한 앨범.


추천곡
good night, 새벽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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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면 왼쪽 위에 멤버들의 싸인이 있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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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소한 트랙리스트가 담긴 백커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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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무명시절에 발표한 데뷔 ep라서 앨범 자체가 단촐하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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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도 딱 한장.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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