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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생존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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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Oct 07. 2016

28청춘 엿봐라

올 해 스물 여덟이다.
스물 여덟해 내내 제대로 할 줄 아는건 이뤄논 건 아무것도 없는데
돈 들어갈덴 점점 늘어만 간다.
 
버스카드 충전 해야 되고 큐레어 샴푸 사야 되고
멘솔담배 사야 되고 인터넷비 내야 되고 새로나온 씨디 사야 되고
핸드폰비 내야 되고 도토리 충전 해야 되고
봄됐으니 옷도 사야될 거고 새로나온 소설책 사야 되고
새로나온 만화책 사야 되고
쓰지도 않는 홈페이지 계정 연장비 입금해야 되고
친구만나면 마시고 싶은 커피값 내야 되고
동생들 만나면 밥 사줘야 되고
가끔 극장가서 영화 봐야 되고 비누 사야 되고
휴지 사야 되고 반찬 사야 되고
아주 가끔 술 마셔야 되고
술 마시다 차 끊기면 택시 타야 되고
스킨 로션 사야 되고
머리 짤라야 되고 핸드폰 케이스 사야 되고
타블렛 펜 새로 사야 되고 디지털 카메라 새로 사야 되고
헤드폰 새로 사야 되고 이어폰 새로 사야 되고
비니는 어제 샀으니 됐고...
 
이건 뭐 답이 안나와. 견적이 안나와.
아무것도 안하고 살 수는 없잖아.
어제 PD수첩에 나온 청년 노숙자처럼 될 수는 없잖아.
(아직 다운받아놓고 보진 않았지만)
 
28년동안 꿈만 허벌나게 키우고 자빠져 있었을 뿐,
이건 뭐 실력도 인맥도 돈도 명예도 빽도 아무것도 없잖아?
내 탓은 좆나게 해봤어도 세상탓을 해본적은 없습니다.
내가 살아왔던 28년이 헛되었다 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저 세상에 이름한번 내 보고 싶고 인정 한번 받고 싶을 뿐입니다.
강한 자만 이름 낼 수 있는 현실을 깨 부수고 싶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아요.
 
수많은 다짐들은 이제 지겹지도 않다.
시간은 언제나 그랬듯 흐를 거고,
그 흐름을 활용하는 법도 이미 알고 있다.
언제나 문제는 나.
기다리라는 말들은 이제 좀 지겹다.
행동으로 움직이고 실천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아니, 지름길도 아니다 이제 그냥 길이다.
내가 태어났을때부터 지금까지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던 그, 길.
 
꿈도 결혼과 똑같아.
정말 마음에 들고 서로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서
결혼하고 사는 사람들이 지금 이 세상에 몇이나 있을까.
그저 새끼 싸질러 놨으니까,
시대착오적인 책임 의식에, '정' 때문에,
사랑 하지도 않으면서 결혼하고 억지로 살아지는 사람들을 보면
자기 생활 여건 때문에, 주위에 환경이 안되서,
자기 밥벌어먹기 바빠서 그냥 저냥 뭐 꿈을 버리게 되고
하나 둘씩 포기하며 살아가는게 익숙해 진다는 사람들과
별반 달라보이질 않는다.
 
그러려면 차라리 결혼을 하지 말고 지나간 꿈을 이야기 하지마.
 
결혼은 정말 이 사람 아니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야
되는거 아닌가? 그냥 대충 붙잡고
혼수에 예식비에 돈 때려박으며 대충 신혼여행 갔다오고
사진 몇방 찍으면 그게 결혼인가?
그리고
꿈은 그냥 막연하게 꾸는게 아니지 않나?
자기는 자기 자신이 제일 잘 알텐데
얼토당토 않은걸 꿈이랍시고 간직한다고 얘기하면서
'그래도 꿈이라도 있는게 어디예요' 라고 말 하고 싶어지나?
그렇게 몽상가였어? 그렇게 현실도피자 였어?
 
나이가 들어갈 수록 겁만 많아지고
시도하기조차 여의치 않아 지는 구나.
그냥 방구석에 쳐박혀서 세상 한탄만 하고 살 수는 없잖아?
나도 사람인데
예쁜 사랑도 다시 하고싶고 살아 있어서 즐거운 이유를
내 스스로 만들어도 되잖아?
 
난 아무 잘못도 한게 없는데.
 
 
 

 

 

 

 
고난과 위험이 없이 편히 앉아서 말만하며
말로만 진위를 가리고 옛것들만 따라하는자
내것을 찾지 않고 탐구해보려 들지 않으며
공부하려는 노력은 않고 쉬운 결론에 집착하는자
세상이 용납해 주지를 않고 슬픔 속에서
술병이나 지켜야 한다 그때 후회한들 어쩔것이냐


 
↑이건 보너스 트랙. by u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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