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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Oct 07. 2016

the matrix ost 앨범리뷰

various artist

executive producers guy oseary & russ rieger
music supervisor jason bentley
mastered by steve hall at future disc systems
art direction kevin reagan
design stefan g. bucher




1. marilyn manson "rock is dead"
2. propellerheads "spybreak! (short one)"
3. ministry "bad blood"
4. rob d "clubbed to death (kurayamino mix)"
5. meat beat manifesto "prime audio soup"
6. lunatic calm "leave you far behind"
7. prodigy "mindfields" - prodigy
8. rob zombie "dragula (hot rod herman remix)"
9. deftones "my own summer (shove it)"
10. hive "ultrasonic sound"
11. monster magnet "look to your orb for the warning"
12. rammstein "du hast"
13. rage against the machine "wake up"



세기말, 화려한 영상미학을 보여줬던 영화 '매트릭스(the matrix)' 의 사운드 트랙.

국내에서 철저하게 홀대를 받는 영화의 오리지널 스코어 앨범은, 헐리웃에서는 아직 사랑을 받고 있는 중이다. 꼭 흥행성이 있는 영화들(그렇지 않은 영화들도 가끔 그렇지만) 은, 오리지널 스코어 앨범과 영화에 주로 쓰인 아티스트들의 목소리가 담긴 사운드 트랙, 이렇게 두장의 앨범을 발표하곤 한다. 본 앨범은 후자 격으로, 당대 내 놓으라 하는 뮤지션들의 목소리와 오롯이 사운드만 담겨있는 작품들 모두 담겨있는 작품이다. 영화 매트릭스는 사이언스 픽션의 색채를 띄고있으면서도 의외로 철학적인 메시지 또한 놓치지 않아, 대중과 평단에게 많은 사랑과 질투를 받은 작품이다. 매트릭스에서 말하고자 했던 모든게, '사이버 펑크' 라는 함축적인 표현 안에 다 담길 수 없을만큼 방대하고, 온갖 소스들을 한꺼번에 버무려 놓은듯한 잡탕 식이었던 것 처럼 본 앨범 역시 정신 없이 혼을 쏙 빼놓는 음악들로 가득하다. 차후 매트릭스 본편에서 미처 끝내지 못한 이야기들은 속속 속편들을 발표하며 순차적으로 풀어 놓기도 했었지만, 영화나 매트릭스 2-3편의 사운드 트랙 모두, 본작들(매트릭스 1편과 본 앨범 둘 다) 보다 조금은 떨어지는 집중력을 가지고 있어, 오히려 명작의 빛을 더 밝게 해주는 효과를 낳았었다(매트릭스 2-3편 과 각각의 사운드 트랙들은, 기술만 좋아졌을 뿐이지 말 하고 있는 바는 본작들과 변함이 없다). 영화만큼이나 흥미진진한 음악들을 담고있는 수작.



marilyn manson "rock is dead"
쇼크락의 대부, '마릴린 맨슨(marilyn manson)' 의 대표곡. 그의 'mechanical animals' 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파열되게 표현된 그의 보컬이 흥겨운 비트와 오묘하게 매치 되어 있는 수작.

propellerheads "spybreak! (short one)"
영화 매트릭스의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워쇼스키 형제' 는 본 영화를 통해 액션 영화에 한 획을 긋는 장면들을 여럿 연출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불릿타임(bullet time - 한 가지 '중심 이미지' 를 놓고, 카메라가 360도 회전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기법)' 이다. 본 트랙은 일렉트로니카 사운드가 한껏 첨가된 댄서블한 비트의 곡으로, 앞서 언급한 여러 주요한 장면들에 등장함으로써 마치 영화를 대표하는 곡이 된 트랙이다. '프로펠러헤즈(propellerheads)' 의 데뷔작(이자 마지막 앨범) 인, 'decksandrumsandrockandroll' 에 수록되어 있다.

ministry "bad blood"
절규하듯 울부짖는 보컬과 끝없이 이어지는 기타 리프가 인상적인 곡이다. '미니스트리(ministry)' 의 'dark side of the spoon' 앨범의 수록곡.

rob d "clubbed to death (kurayamino mix)"
음울한 미래사회의 한 측면을 보여주는 사운드로, 앞서 나온 'propellerheads "spybreak! (short one)"' 만큼이나 영화 매트릭스의 특징을 잘 잡아낸 곡이다. 이 곡을 듣다보면 주로 초록색으로 표현된 영화의 색체를 떠올리게 되는 기묘한 경험을 할 수 있다.

meat beat manifesto "prime audio soup"
반복되는 문장들(set me free, free...) 과 힙합 사운드로 위장한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비트는 기계사회에 억압되어 살아가는, '배터리' 상태의 주인공들의 삶과 은근히 잘 맞아 떨어진다(기계들에게 잠식당해, 인생 전체를 기계를 위해 희생하지만, 구조되고 나서도 여전히 기계들에게 의존하며 살아가는 자이온의 '인간' 들이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lunatic calm "leave you far behind"
이 곡 역시 번잡하지만 일정한 배열로 놓여져 있는 비트 덕분에 영화 매트릭스와 궁합이 잘 맞는 트랙이다. 이것저것 모두 한데 섞어 놓은 듯한 영화와 말이다.

prodigy "mindfields" - prodigy
'fat of the land' 와 'smack my bitch up' 에 수록되어있는 곡. 올드한 느낌과 최첨단의 사운드 사이에서 절묘하게 비트를 잡아낸 그들은, '역시!' 라는 단어를 뱉어내게 한다.

rob zombie "dragula (hot rod herman remix)"
밴드 '화이트 좀비(white  zombie)' 의 리드싱어 '롭 좀비(rob zombie)' 의 솔로 앨범인 'hellbilly deluxe' 에 수록되어 있는 곡. 앞서 등장했던 여러 사운드만 담긴 트랙들 만큼 사랑을 받았던 곡이다. 간결하게 울부짖는 그의 목소리 또한 일품.

deftones "my own summer (shove it)"
육중한 기타리프와 베이스 라인과는 별개로 매우 건조하게 표현해 낸 드러밍이 일단 귀를 잡아 끄는 곡. '데프톤즈(deftones)' 의 소포모어 앨범인 'around the fur' 에 수록되어 있는 곡이다. 각 소절들은 흐느끼듯 내뱉고, 훅 부분에선 찢어지듯 울부짖는 보컬, '치노 모레노(chino moreno)' 의 퍼포먼스가 압권.

hive "ultrasonic sound"
훗날 태동된 매트릭스 시리즈의 b-side 스토리인, '애니 매트릭스' 에 등장하는 'detective story' 에도 제법 어울릴법한 신과 구의 사운드 구현이 멋진 트랙이다. '하이브(hive)' 의 'devious methods' 에 수록된 곡.

monster magnet "look to your orb for the warning"
'몬스터 마그넷(monter magnet)' 의 'dopes to infinity' 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이국적인 사운드가 포인트.

rammstein "du hast"
이 트랙 역시 본작에 실린 여러 곡들과 함께 영화 매트릭스를 대표하는 곡이다. 대개 본 트랙의 긴장감 넘치는 앞부분만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곡 전체를 들어보면 왜 tv 나 영화같은 곳에서 인트로 부분만 등장하는지 고개를 끄덕일만한 반전이 있는 트랙이다. 한창 테크노가 전 세계적으로 각광 받던 시기, 본 곡 역시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았었다. '람슈타인(rammstein)' 의 'sehnsucht'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곡.

rage against the machine "wake up"
본 앨범은 물론이고 영화의 마지막도 장식하는, 말이 필요 없는 트랙. 90년대 록씬 전체를 한번 들었다 놨었던 정치성향 짙은 밴드,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 의 데뷔앨범(rage against the machine - 셀프 타이틀) 에 수록되어 있는 곡이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나 본 곡이 주는 메시지가 어느정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가장 명징하게 울려대는 트랙임이 분명하다(네오가 전화를 끊고 하늘을 날아가는 모습과 인트로의 사운드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잘 모르겠지만 나에겐, 본 앨범부터가 '사운드 트랙의 중요성' 을 일깨워주는 앨범이었다. 영화에서 중요한 씬에 등장하던 사운드와 각각의 배경으로 쓰인 기라성같은 뮤지션들의 트랙들... 영화를 보고나서 사운드 트랙을 찾아본것도 영화 매트릭스 덕분이었다. 이 후에 쏟아져 나온 여러 sf-액션 영화들중, 본작 만큼이나 수려한 사운드 트랙을 남긴 영화들도 적지 않다(비록 스코어링 사운드 트랙뿐인 '다크 나이트-dark knight' 도 있긴 하지만..). 그만큼 매트릭스는 영화나 사운드 트랙 모두, 꽤 괜찮은 본보기를 남긴 작품이다.


추천곡
rob d "clubbed to death (kurayamino mix)", marilyn manson "rock is dead", rage against the machine "wake up", lerheads "spybreak! (short one)".





영화의 포스터를 그대로 갖다 쓴 커버.jpg




영화는 굉장히 스타일리시하고 21세기 sf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었는데 이미지로만 구현되는 사운드 트랙의 디자인은 영화의 반도 못따라간달까.jpg




모피어스찡 어떡해ㅠㅠ..jpg


스타일리시하게 디자인한 애 쓴 티는 난다.jpg


영화(와 사운드 트랙) 는 지금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데 앨범 디자인은 좀 촌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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