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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Oct 10. 2016

loveme like there's notomorrow

마치 내일이 없는 것 처럼 날 사랑해줘

"Love me like there's no tomorrow"


 
그룹 퀸(Queen)의 리드 싱어였던
프레디 머큐리가 불렀던 곡 중에 이런 제목의 노래가 있다.
나는 지금도 이 노래를 들으면 공연히 가슴이 두근거린다.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그렇게 절실하게 우리는 사랑할 수 있을까..
 
이제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 는 말을 잘 믿지 않게 됐다.
내가 본 많은 친구들은
재고, 재고, 또 재고 나서,
'이 정도면 밑지지 않겠다' 싶은 상대를 고르는 것 같다.
 
서로 첫눈에 반했다는 커플을 만나보아도 스펙이 비슷하다.
'일단 일정한 최저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상대 중에서'
첫눈에 드는 상대를 비로소 찾았다는 말로 들린다.
 
내가 너무 비관적인가?
하긴 요즘 애들, 옷 한 벌 살 때에도 그렇게 깐깐한데,
이성친구를 고를 때에는 오죽하랴.
 
어느날 웹사이트에서 '간장남' 이라는 단어를 보게 됐다.
여성을 만날 때 계속 '간만 보는(잇속을 따지는)' 남자를 뜻하는
말이란다.
머릿속 계산기를 연방 두들기며 사랑을 나누겠다니!
생각만 해도 피곤하다.
 
요즘 사랑,
이기적이다. 계산적이다.
옛날에는 사회계층이나 학력을 뛰어넘는 사랑이
주위에 심심치 않게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차이나는 커플을 도통 본 적이 없다.
과거보다 관대해진 것은 나이뿐이다.
'연상녀-연하남' 커플은 확실히 많아졌다.
 
'결혼정보회사' 라는 개념도 웃기다.
거기서 나오는 보도자료를 보면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혼인이 성사된 커플 933쌍을 분석하니,
"여성의 인상(용모)을 5등급으로 나눴을 때,
그 등급이 1단계 상승하면 남편의 연봉이 324만 원씩 높아지더라."
는 식의 통계조사다.
 
여자 입장에서는 예쁠수록 연봉이 높은 남자를 만나고,


남자 입장에서는 돈을 많이 벌어야 예쁜 여자와


결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짐작은 하던 바이지만 용모와 연봉의 교환비율이
막상 통계로 나오니, 기분이 섬뜩하다.
 
요즘은 이전 세대보다 혼인연령이 매우 높아졌다.
이제 혼기니 뭐니 하는 것도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요즘 적어도 20대 초중반의 연애는 아직 결혼과 멀리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연애관 변화는
매우 당황스러운 해석에 닿을 수 밖에 없다.
굳이 결혼을 염두에 둔 것도 아닌데,
요즘 젊은이들은 매우 비슷한 조건의 파트너만 선택한다는 것이다.
 
물론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공통점이 많은 만남에는
장점이 많다. 경제적, 문화적 차이도 줄일 수 있고,
취향도 비슷하니 좋을 테다.
부모님 보기에도 떳떳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요즘 사랑이 쇼핑이나 거래처럼 변하는 것만 같아
뒷맛이 씁쓸하다.
 
자,
그대와 나만의 비밀로 하고,
하나만 묻자.
 
그대는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사랑에 빠질 수 있는가?
나의 빈 곳을 채워줄 수 있는
숨 막히는 그 매력만으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를 사랑할 수 있는가?
 
나는 말하고 싶다.
청춘은 그럴 수 있다고.
적어도 청춘은 그래야 한다고.
 
사랑을 할 것이거든,


온 몸을 던져 사랑하라.


무엇이 두려워서 그렇게도 이리저리 계산하는가?
연애감정은 청춘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렬하고 원초적이고 순수한 감정이다.
그 감정을 경험하지 않고 어떻게 예술을 알고,
학문을 알고, 인생을 알려고 하는가?
젊은 그대가 해야 하는 수많은 경험 중에서,
역시 으뜸은 사랑이다.
 
온 몸을 던져 사랑하라.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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