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매 주말마다 cgv에 출근 도장을 찍는 삶을 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혼자 보는게 좀 그래서
토요일 조조로만 예매를 했었지.
빠르면 8시 반, 늦으면 아홉시 반 껄로.
(cgv는 열시 넘어가면 조조가 아닒)
그런데 금요일 저녁에 퇴근하고 보면
토요일에도 일찍 일어날 수고가 덜어지는거야!
그걸 영화 혼자 본지 1년 만에 알았어!!
그래서 그 주에 개봉하는 영화들 중
볼만한 게 한 편 정도면 금요일에 보고
두 편 이면 토요일에도 가서 보는데,
이번엔 미 비포 유와 아가씨가 개봉을 해버려서,
두개 다 보고 싶은 거지.
그래서 금요일 저녁에 하나(미 비포 유), 토요일 조조로 하나(아가씨) 예매를 하려다가 그냥 늦잠 좀 자고 싶어서 토요일은 점심 즈음으로 예매를 했는데,
아니 글쎄
금요일 저녁 미 비포 유(이거 멜로물읾) 예매 좌석을 보니까
누군가가 내 바로 옆자리를 예매한거 아니겠어?
이 그림이 이해가 가나요?
다른 많은 좌석 놔두고
하필 내 옆(빨간게 나)!
뭔가 멜로 영화라서 당연히 나는
여자가 예매를 했겠거니 했지.
(여기까지가 나의 평면적인 상식 내의 판단)
낯선여자와 단 둘이(앉은 것 처럼) 영화라니!
뭔가 운명적인 어떤 그런건가!!!
..라고 생각했었는데..
회사 사람들도 그렇고 주변인들이 그러는거야.
그게 '여자' 라는 확신이 있냐고.
내 옆에 예매한 '어떤 이' 도,
나랑 똑같은 생각으로 내가 여자인줄 알고
일부러 내 옆에 혼자 예매 한거 아니겠냐고.
한마디로 내 옆자리를 남자가 예매를 했단 얘기가 되는거지.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다.
대개의 여자들은 혼자 영화를 보러 올 때
인파가 없는 쪽을 택하거나 하는데(게다가 좌석 차등제라 저 자리는 비싼 곳이라고! 이 미친 cgv새끼들아!!),
굳이 옆에 누가 있는 자리를 그것도 '여자' 가 예매를 했겠냐 이 얘기지.
저 '남자' 도 나랑 똑같이 내가 여자인줄 알고 일부러 저길 잡은게 아니냐는 결론.
하지만 나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여자겠거니
여자여야해
남자면 둘이 울면서 미 비포 유를..
..라고 생각하며 극장에 갔다.
영화가 시작할 즈음 좌석도를 다시 보니
내 오른편 좌석이 꽉 차버렸다.
과연 어떻게 된 걸까 하고 직원에게 모바일 티켓을 보여주고 마침내 상영관에 입장을 하게 되는데...
알고보니
내 옆자리는
다툰 커플의 자리였다.
들으려고 들은건 아닌데,
딱 보니 다퉈서 여자 혼자 영화 예매를 했다가
나중에 남자친구랑 화해? 한 뒤 남자친구도 예매를 했던지 말던지 그게 나랑 뭔상관인데!!!
아무튼 현실은 시궁창이라는 불변의 진리를 한번 더 깨달은 지난 주 금요일, 미 비포 유 감상기였다.
내 망상은 이 만큼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이야.
꿈은 꿀 수 있잖아아아앙ㅇ아아아아아ㅏㅏㅏㅏ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