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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Oct 11. 2016

오파츠 1집 앨범리뷰

1999-2011 electric pulse dictionary

produced by ooparts

executive producer : ooparts [dreafrom]
all songs programming, composed, lyrics, arranged by ooparts

track 1. dirty (f)ixel- featured : nam joo mi
track 2. vengeance- featured : j.bin (bt-swing)
track 14. ooparts- featured : math
art work : kim se joong



1. dirty (f)ixel
2. vengeance
3. a salt sequence
4. hemoglobin
5. 1+1=1
6. wave water
7. the krypton
8. documentary
9. glitch
10. error
11. savant syndrome
12. joshua. hitler. tv. smartphone
13. this is dummy
14. ooparts



10년전 서태지에게 발탁(?) 되어, 오랜시간 그의 뒤에서 함께 음악 작업을 하던 김석중이, 그동안 모아두었던 작업물들을 추려서 발표한 솔로 데뷔 앨범.

'김석중' 이라는 이름은 서태지의 8집 앨범(atomos) 활동을 함께하던 키보디스트의 이름이었다. 눈썰미가 조금 있는 사람들은 서태지가 예전에 발표했던 '6th album re-recording & etpfest live' 앨범의 크레딧(feel the soul 과 난 알아요의 리믹스) 에 서태지와 프렉탈(fractal) 과 함께 이름을 올렸었던 그를 봤을 수도 있었겠지만(예전 서태지의 또 하나의 라이브 앨범 이었던 '태지의 화 [seotaiji band live album 2001/2002]' 의 현장에도 그가 있었을 수도 있겠다).. 어쨌든 서태지와 10년이라는 나이 차이가 있지만 그 나이차를 뛰어넘는 은둔생활(?) 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데뷔를 했다(그는 '은하연합' 이라는 밴드의 구성원 이기도 하다). 본 앨범은 역시 10년이 넘는 그의 음악사를 응축해 놓은 듯한 앨범이다. 주로 일렉트로니카 속에서 각종 장르를 섞고, 뭉뚱그려 놓은 음악들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서태지의 음악(주로 솔로 음악) 에 익숙한 사람들은 본작 역시 충분히 즐길 수 있다(그만큼 락음악의 토대 위에 여러 효과음을 섞는 서태지의 취향이, 솔로 데뷔 이후 시간이 지나며 왜 그렇게 증폭 되었는지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이제는 다 지난 이야기 지만, 한때 서태지 산하에 있던 '넬(nell)' 과 '피아(pia)' 가 서태지라는 이름의 후광을 어느정도 받고 메이져로 돌출됐었을 때와는 달리, 김석중의 본 앨범은 아직까지 많은 호응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서태지의 데뷔 15주년 기념 앨범([&]) 의 타이틀 곡이었던 '07 교실 이데아(remix)' 의 작업을 함께 하다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 유출되어 여러가지 해프닝을 겪었던 일화를 떠올려 보면('07 교실 이데아-remix-' 의 음원이 유출됐던 해당 사이트에서 2주간 차트 1위를 차지하는 헤프닝. 헐리웃 블록버스터 영화 '트랜스포머' 제작진이 그 곡을 듣고 김석중과 함께 음악 작업을 하고 싶다고 제의했던 일 등), 아직 국내 리스너 들의 귀가 많이 열리지 않은 탓인지, 혹은 김석중의 인지도가 현저히 낮거나-주로 인스트루멘틀 사운드만 담겨 있어서 그런건지 뭔지 도통 모르겠지만, 어쨌든. 꽤 묵직한 앨범임엔 분명하다. 국내에서 이정도의 일렉트로닉-인스트루멘틀 앨범을 만들고, 세일즈 한다는게 마치 기적같이 느껴지는 앨범이다. 의외로 본 앨범에 서태지의 지원은 별로 받지 않은, 짧지 않은 시간동안 함께 음악을 해 온 사이인데도 서로에 대한 모종의 매너(?) 를 지키는 모습을 보여, 김석중은 그저 욕심 없이 음악만 하는 사람인가 라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그냥 슥- 지나가듯 묻히기엔 아까운 앨범이다.



dirty (f)ixel
'덥 하우스(dub house)' 장르의 오프너. 전형적인 클럽 튠이다. 기본 틀을 지탱하고 있는 일렉트로닉 사운드 사이사이에 양념처럼 쓰인 8비트 게임 사운드가 듣는 재미를 더한다. 곡이 반전되는 후반부의 과격한 비트는 덥 특유의 매력.

vengeance
본작에서 유일하게 가사가 삽입된 트랙. '일렉트로 하우스(electro house)' 로, 마치 '제 2의 호란' 을 보는 듯한 '제이빈(j.bin)' 의 보이스 컬러가 일품이다.

a salt sequence
앞서 언급했던 서태지의 8집 앨범에 슬쩍 슬쩍 등장했던, 여러 사운드를 모아놓고 보는 듯한 느낌의 곡. 그래서 서태지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더욱 친숙하다. 본 트랙은 '슈게이징(shoegazing - 1989년부터 1992년까지 유행했던 영국 인디락/팝의 한 장르. 단어의 뜻처럼 무대에서의 특별한 액션없이 묵묵하게 신발만을 쳐다보면서 연주하는 것을 빗대어 표현한 것)'.

hemoglobin
'얼터너티브(alternative)' 의 탈을 쓴 일렉트로닉. 보다 락킹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1+1=1
'드럼 앤 베이스(drum & bass)'. 급변하는 비트와 뿅뿅거리는 찰진 효과음들, 그리고 몽환적이기 까지한 인트로가 관전 포인트.

wave water
현악 사운드를 차용해, 한층 드라마틱한 전개를 갖고 있다. '하이브리드(hybrid)' 를 표방한 트랙. 돌진하는 듯한 사운드가 압권이다.

the krypton
'디앤 비 라운지(d&b lounge)' 로 표현한 곡. 반응성이 거의 없어 비활성 기체라고도 하며 색깔과 냄새가 없고 공기 중에 적은 양이 존재하는 '크립톤(krypton)' 을 표현한 듯 쓰인, 백 그라운드 사운드가 오묘하다(혹시 슈퍼맨에 나오는 '크립톤 나이트' 면 어쩌지?).

documentary
잘개 쪼개진 비트로 '하이브리드(hybrid)' 를 만들어 냈다. 듣다보면 흡사 '린킨파크(linkin park)' 의 곡인냥 착각이 든다. 역시나 저돌적인 사운드가 일품.

glitch
무려 5분이 넘는 대곡(?). '프로그래시브 트랜스(progressive trance)'. 외국 리스너들이 반할만 하다.

error
'빅 비트(big beat)'. 앞서 나온 'vengeance' 에서 잘라내어 다시 다듬은듯 한 사운드. 에디팅(editing) 의 끝을 보여준다.

savant syndrome
앞서 나왔던 '1+1=1' 과 같은 '드럼 & 베이스(drum & bass)' 이다. 리드미컬한 전개가 흥미롭다.

joshua. hitler. tv. smartphone
'인더스트리얼(industrial)' 로서, 히틀러의 육성이 나온 뒤 부터 곡 분위기가 급격히 어두워지는 묘한 트랙이다.

this is dummy
서태지에게 보여줘, 발탁(?) 되었다는 그 곡. 딱 들어도 서태지가 좋아할만한 비트를 가지고 있는 곡이다(일렉트로닉 안에 록 사운드가 가미된). 록음악을 꿈꾸던 소년이 록을 버리고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집어 들자, 비로소 서태지는 그에게 손을 내밀어 주었다.

ooparts
앨범의 끝 곡. '포스트 락(post rock)' 을 표방했다. 어둡던 하늘이 서서히 맑게 개이는 이미지가 뚜렷이 보이는 인트로가 압권이다. 그리고 천천히 활공.



몇 년 째, '불특정 다수' 를 위해 어줍잖은 앨범 리뷰를 쓰고 있는 나지만, 주로 이런 '사운드' 만 담긴 앨범은 리뷰 하기가 특히 더 어려운것 같다. '음악은 평가하지 말고 그저 듣고, 즐기는 것' 이라고 누군가가 이야기 했었지만 그래도 좋은 음악과 앨범을, 나만의(내가 느낀) 코멘트를 달아, 여러 사람들(비록 '불특정 다수' 지만) 과 나누는게 좋다. 각설하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음악' 들이 그렇겠지만, 이런 앨범은 더욱 자신이 일단 들어보고 평가하는게 좋다. 완성된 음악을 '먼저' 듣고 재킷 디자인을 한듯 한 여러 일러스트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사운드만 담겨있는 앨범이지만 절대 지루하거나 늘어지지 않는, 각기 다른 수록곡 들의 색채들도 살아 숨쉰다. 앨범이 발표된지 이제 3개월이 넘어가는 시점이지만 서태지의 팬들 조차 잘 모를만큼 홍보가 미미했다. 역시나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밴드 은하연합은, 슬슬 활동의 조짐이 보이니 기대해 본다.


추천곡
ooparts, a salt sequence, wave water.





뜬금없이 나온 듯한 느낌의 앨범.


한국에서 이런 앨범으로 얼마나 벌 수 있겠냐마는, 해외 뮤지션이었더라면 edm 시장에서 굉장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전원버튼의 디자인이 독특하다.jpg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재킷 디자인.jpg


디자이너 이름이 김세중인데 오파츠의 혈육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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