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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Oct 11. 2016

서태지 라이브 앨범리뷰

태지의 화

레코딩 엔지니어 / 최기선
믹싱 엔지니어 / jason robert & 서태지
디자인 / 전상영 (電視空=zunseegong)



cd 1

1. opening
2. 대경성
3. 탱크
4. 오렌지
5. come back home
6. 하여가
7. 울트라맨이야
8. 환상속의 그대
9. take one
10. 슬픈아픔
11. 아이들의 눈으로


cd 2

1. 시대유감
2. 필승
3. ㄱ나니
4. 인터넷 전쟁
5. free style
6. rock & roll dance
7. 너에게
8. take six
9. take five
너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서태지의 본격적인 복귀작인, 솔로 2집(서태지 - 통산 6집) 활동을 정리하는 라이브 실황 앨범.

6집 활동을 되돌아보면 역시 서태지 다웠다고 할까. 국내에 신보를 던지고 공항에 입국하는 순간부터 남달랐다. 1996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공식적인 은퇴선언 이후 4년이 훌쩍 넘는 시간동안 그를 기다려온 열성적인 팬들이 그랬고, 이상한 무늬의 옷을 입고 역시나 이상한 헤어스타일을 한 채, 공항에 들어서던 서태지가 그랬다(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의 디스코그래피를 떠올려보면 상상할 수도 없는 과격한 음악을 신보로 발표한건 말할 것도 없고). 그 후로 6집 활동 기간 동안 끊임없는 매스컴의 질타와 질투를 동시에 받았던 그이다. 립싱크(와 밴드의 핸드싱크) 논란이 있던 컴백쇼 부터 시작해서 6집에 수록된 곡들에 대한 여러 표절시비. 그리고 '서태지 특혜' 라는 이유로 논란의 정점을 찍었던 국내 지상파 음악프로의 '사전녹화' 까지.. 정말 쉴 새 없이 달려왔었다는 느낌이다. 그 활동의 끝을 (마치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을 회고하기라도 하듯)라이브 투어로 매듭지었다. 덕분에 그간 서태지의 공백이 유난히 길게 느껴졌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많은 팬들은, 갈증을 해소하듯 말 그대로 서태지와 함께 그 당시를 '미친듯이' 즐겼다는 생각이다(그의 팬들만 초대해 찍었던 '사전녹화' 의 방청권은 언제나-?- 무료였다). 본 앨범에 수록된 리스트들도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의 곡이 꽤 되고, 양현석-김종서를 초대해 함께 라이브를 펼치는 등 예전의 영광을 그대로 이어가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라이브 실황이다. 거기에 서태지의 공식적인 웹 사이트(seotaiji.com) 의 오픈까지(본 앨범의 초판들은 은빛의 비닐 포장-소위 카레봉지- 이 되어있었고 앨범과 함께 서태지 닷컴의 이벤트 쪽지가 함께 동봉되어 있었다) 이뤄지며, 전국에 흩뿌려져 있는 서태지의 추종자들을 '마니아' 라는 이름으로 둔갑시키는 마술(?) 을 부리기도 했다. 앨범의 디자인은 서태지 5집(seo tai ji) -6집의 모든 아트 디렉션을 맡은 전상영이 했는데, 본 앨범에선 난해함의 끝을 보여줘 적지않은 파장(5집엔 시인 '이상' 의 '오감도' 를 국산 컴퓨터 키보드 자판의 영문철자를 누른채 한글로 쓴걸 그대로 표기하기도 했고, 6집땐 지구로 귀환하는 듯한 서태지의 일러스트를 그려내기도했다) 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어찌됐던 아주 꽤 성공적인 복귀 신고식을 치른, 서태지의 본격적인 컴백 실황 앨범 되겠다.



cd 1

opening
1995년 봄에 발표됐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마지막 콘서트 앨범인, ''95 다른 하늘이 열리고' 이후 6년만에 발표하는 라이브 앨범의 오프닝. 서태지가 공식적으로 국내에서 '활동' 을 시작한지 12년지 지난 지금까지도 2000년 6집 앨범의 첫 컴백쇼에서 등장하던 모습이(바닥에서 튀어 올라오는) 눈에 선했던 터라, 본 라이브 실황에선 어떻게 등장할지 정말 기대가 컸었는데 그냥 감옥(창살) 문 열고 유유히 입장(...-사실 곧 등장하는 '대경성' 에서 입장하지만-).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짧은 인트로다.

대경성
본격적인 라이브의 첫 곡. 6집 앨범에 실려있는 원곡의 오프닝에도 서태지의 단말마의 외침이 들어가 있는 트랙(본 실황에선 제대로-?- 구현). 대경성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디제이의 스크래칭까지 구현해 낸 센스가 빛나는 곡이다. 원곡에는 없는 스크리밍(you know what i'm saying) 이 첨부되어 있다.

탱크
역시 6집의 수록곡. 한때 이 곡의 '뿅뿅' 거리는 기타음이 모종의 가사를 지니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소문을 일축시키는 찰진 기타 플레이가 눈에 띈다. 공연장에 있던 팬들 모두가 따라 부르는 엔딩 부분은 그야말로 압권.

오렌지
서태지가 6집 앨범의 장르를 '핌프록(pimp rock)', 혹은 '뉴메틀(nu-metal)' 로 규정지은 이레('하드코어' 가 아니라고), 해당 장르의 스타일이 가장 잘 녹아내려 있는 트랙 되겠다. 지금은 소식이 뜸해진 랩퍼 '마스타 우(masta wu)' 가 합세해 멋진 콜라보레이션을 보여준다. 서태지에 의해 더 많은 장르 팬들을 떠 안게된 '콘(korn)' 과 '림프 비즈킷(limp bizkit)' 의 그것과 굉장히 많이 닮아있고, 원곡의 비트를 버린 각 소절의 리드미컬한 진행이 정말 좋다.

come back home
마스터 우에 이어 라이브의 두번째 게스트인, '양현석' 이 등장하며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 팬들을 위해 부른 일종의 팬서비스. 그냥 '팬서비스' 라고 치부하기엔 락-뉴메틀 버젼으로 곡 전체를 편곡한 서태지의 재치(곡의 후반부로 갈수록 귀가 호강함) 가 돋보이는 곡이다(서태지는 '싱어송라이터' 보단 '프로듀서' 가 어울린다는 말이 그냥 나온게 아니다). 서태지와 아이들 4집(seotaiji & boys Ⅳ) 에 수록.

하여가
역시 마스터 우와 양현석이 함께한 트랙. 이 곡에선 정말 팬서비스 차원에서 세 사람 모두 '하여가' 의 안무를 무대 위에서 꾸민다. 원래 힙합음악이 아니라 록음악에 가까웠던 하여가였기에 별다른 편곡 없이 원곡 그대로 갔다. 앞 곡의 엔딩에 이어, 중간중간 팬들과 즐겁게 소통하는 장면도 삽입. 서태지와 아이들 2집(seotaiji boysⅡ) 에 수록.

울트라맨이야
6집의 첫 타이틀곡. 앨범으로만 들었을땐 곡의 핵심 메시지부터 과감하게 시작하는 용기를 보여준다(사실 멀티비젼에서 텍스트로 쓰여진 메시지가 먼저 나온다). 조금 더 여유를 갖고 활발하게 팬들과 함께 곡을 소화해냄(아직도 서태지의 '틀렸지?' 라는 말이 정확이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헤비한 원곡엔 없는 엔딩의 통통 튀는 부분이 포인트.

환상속의 그대
서태지와 아이들 1집(seotaiji n boys) 에 수록된 동명의 곡을 록버젼으로 재해석해낸 곡이다. 후렴구의 스크리밍이 참으로 찰지다. 리믹스와 편곡 하나는 정말 따라갈 사람이 없는 듯.

take one
서태지의 (음악으로의)첫 컴백 앨범이었던 'seo tai ji(5집)' 에 수록된 첫 곡. 원곡의 분위기를 살려내기위해 각 소절마다 확성기를 사용하는 재치를 발휘해 듣는 재미(?) 를 더했다(이땐 정말 신기했다 이 곡을 평생 라이브로 볼 생각은 못했었거든 - 이당시 서태지의 팬들에겐 5집 자체가 미스테리였다).

슬픈아픔
서태지와 아이들 4집에 수록되어 있는 곡. 원곡의 소절과 인트로를 살짝 바꿔 불렀다. 알고보면 이 전국투어 시즌에 선보인 서태지와 아이들 4집에 수록됐던 곡들은 라이브로는 처음 소화한 셈이다. 원곡에는 누락됐던 '웃음소리...' 도 삽입되어있다.

아이들의 눈으로
팬들과 함께 나눈 서태지와 아이들 3집(seotaiji & boys Ⅲ) 수록곡. 앞서 보여준 과격한 곡들이 가져온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트랙이다. 전자 키보드(이때 나온 세션이 '김석중' 이었을까?) 한대와 은은하게 깔리는 mr 로만 라이브를 완성했다.


cd 2

시대유감
1995년 공연윤리위원회의 간섭이 눈에 걸렸던 서태지가, 서태지와 아이들 4집에 가사를 의도적으로 누락시킨채 mr 로만 수록했었던 곡이다(본 곡의 오프닝에 서태지가 팬들을 향해, 곡이 빛을 보게된것에 대한 감사의 멘트를 외친다). 아무래도 본격적으로 시대상을 반영했던 곡이었기 때문에, 곡 말미에 컴백한 서태지를 디스하는 신문을 찢는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한다. 서태지 음악 역사상 가장 큰 '힘' 을 가지고 있는 곡.

필승
앞 곡과 마찬가지로 서태지와 아이들 4집에 수록되어있는 곡이다. 원곡 그대로의 창법을 보여, 적지않은 사람들이 놀란 트랙. cd 1 에 있는 '슬픈아픔' 에서 그랬던것 처럼 이 곡에서도 원곡에서 누락된 부분을 들려준다.

ㄱ나니
본 공연이 tv 에서 방영된다는 예고편이 나갈 즈음, 유독 이 곡을 부르던 장면이 정지된 화면(예고편에서 라이브의 제목이 뜨던 마지막 부분) 으로 나가 3집 이후로 식었던 '악마논쟁' 이 살짝 일어나기도 했던 트랙. 6집에 수록되어있는 곡이다. 본 라이브 공연 이후, 공백기에 발표했던 '6th album re-recording & etpfest live' 에 실려있는 동명의 곡보단 폭발력이 덜하다. 원곡에 실린 tv 의 효과음도 구현. 이내 tv 가 꺼지고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운드가 뒤에 나올 '인터넷 전쟁' 과 이어져있다. 

인터넷 전쟁
6집의 두번째 타이틀 곡으로도 쓰였던 곡. 왜 서태지의 6집 활동에 기타리스트를 두명이나 기용했는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트랙. 이 곡의 끝부분은 뒤에 나올 'free style' 덕분에 잘려있다.

free style
원곡의 인트로를 없애고 소절의 첫 부분을 '인터넷 전쟁' 과 곧바로 연결하며 급격하게 시작하면서 색다른 느낌을 주는 곡. 게스트로 김종서가 등장한다. 무대 위를 그야말로 신나게 뛰어노는 두 사람을 만날 수 있다.

rock & roll dance
서태지와 아이들 1집에 수록되어 있는 곡. 이번엔 라이브를 찾은 팬들과 즐겁게 뛰어노는 장면을 연출한다. 서태지가 본격적인 컴백을 하면서 '공연문화' 에 지대한 관심을 나타내기라도 하듯, 원곡의 가사 몇몇 부분을 '슬램(slam)' 으로 채워넣었다. 서태지 밴드 멤버의 솔로 파트들도 삽입. 덕분에 본 앨범에서 라이브의 '현장감' 을 가장 잘 살려낸 트랙이 됐다(이때부터 서태지는 팬들을 낚기 시작).

너에게
6집의 히든트랙으로 숨어있는 곡. 원곡(2집) 의 아련한 발라드를 락킹한 사운드로 풀어냈다. 음이탈 하나 없이 열심히 절규하는 서태지를 만날 수 있다.

take six
5집에서 'take five' 못지않게 많은 인기를 얻었던 트랙. 앞서 나온 'take one' 처럼 확성기를 사용했다. 첫 소절과 첫 후렴부분을 전부 확성기로 부르느라 덧입혀진 녹음된 서태지의 코러스가 너무 확연하게 들린다는게 함정.

take five
이제는 서태지와 팬들간의 주제곡이 된 것 같은 노래. 역시 5집 수록곡이다. 공연의 엔딩을 장식한다. 끝없이 반복되는 유명한 기타리프가 확연하게 들려 인상적이다.

너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
히든트랙으로 들어가 있는 곡. 길고 긴 키보드의 솔로연주가 끝나고 본 곡이 등장한다. 그야말로 팬서비스의 정점에 다다른 순간이라 말할 수 있겠다. 원곡과 비슷하게 플레이했지만 조금 더 리드미컬하게 변했다. 그리고 원곡엔 없던 숨은 가사가 등장(두둥-!).



서태지가 컴백한 후 처음 가졌던 전국투어라서 얼마나 공을 들여 공연을 준비했는지, 지금 돌아봐도 총 세번의 전국투어 실황 앨범중에 가장 짜임새가 있고, 그야말로 '알짜배기' 라는 느낌의 앨범이다. 본 앨범은 vhs 와 vcd. 그리고 dvd 로도 제작되었다. 그중 dvd 는 희귀한 상태라(본 앨범이 발표될 즈음엔 dvd 라는게 그리 인기있지 않았었다), 현재 굉장히 고가로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각설하고. 이 실황 이후, 서태지가 두번째 라이브 앨범으로 발표했던 'seotaiji live tour zero 04' 에서는, 최고의 라이브 음질(과 dvd 서플리먼트) 을 자랑하게 된다. 이래저래 욕심이 많은 인물이다.


추천곡
오렌지, 너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 free style, 너에게.






본 앨범 특유의 카레봉지(와 서태지 닷컴 오픈기념 페이퍼) 는 없다.jpg



앨범의 전체적인 디자인을 서태지 솔로 1집때 부터 함께한 전상일이 맡았는데 투명한 필름지에 프린팅을 해서 굉장히 혼란스러운 느낌의 앨범 디자인이 되었다.jpg





서태지와 아이들때는 할 수 없었던(?) 라이브 실황 2cd.jpg

 



어떻게 겹쳐 보느냐에 따라서 관점이 조금씩 달라지던 재킷.jpg


눈동자처럼 표현된 씨디 이미지는 오드아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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