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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Oct 12. 2016

서태지와 아이들 싱글 앨범리뷰

시대유감 (時代遺憾)

executive producer : taiji
producer : taiji
co.producer : kook kim
recording engineer : jason roberts, kook kim, taiji
recording studio : ocean way studio in l.a, bay studio in seoul, techno taiji studio in seoul
mastering engineer : jason arnold, kim ho jung
mastering studio : capital tower mastering in l.a, sound vision in seoul
글, 그림, 디자인 : 전상일



1. 태지보이스
2. 시대유감 (時代遺憾)
3. 수시아 (誰是我)
4. 이밤이 깊어가지만 (remix)
5. free style



서태지와 아이들의 공식적인 마지막 앨범이 된, '시대유감 (時代遺憾)' 을 위해 발표됐던 싱글앨범.

1996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해체가 아닌 은퇴 선언을 하며 세상에 남겼던 'good bye best album' 뒤로, 같은 해에 '공연윤리위원회(이하 '공륜')' 라는 묘한 타이틀을 가진 심의 기관의 폐지를 기념(?) 하며 세상에 나온 앨범이다. 그 당시에만 해도 '싱글' 이라는 앨범 자체가 국내엔 그닥 자리잡혀있지 않은 실정이어서 '시대유감 (時代遺憾)' 한곡만 싣기 뭐해, 기존의 곡들을 억지로 구겨넣었던 걸로 기억한다(넣으려면 다 리믹스된 곡들로 채우던가..). 가끔 모르는 이들이 서태지와 아이들 덕분에 공륜이 폐지됐다는 소리를 하곤 하는데, 그 이전에 정태춘님이 계셨다. 1990년대 초, 음반을 시장에 유통하기 전에 한번 들어보고 본인들의 잣대로 '이건 세상 사람들이 들으면 안돼' 라고 생각되는 곡들을 마음대로 가위질 하던 '사전심의' 에 대한 폐지운동을 전개하여 1996년 헌법재파소의 '가요 사전심의 위헌결정' 을 이끌어낸 장본인이시다. 물론 서태지와 아이들의 4집에 mr로 실려있던 '시대유감 (時代遺憾)' 이 아무것도 한게 없는건 아니다. 새 앨범(서태지와 아이들 4집) 을 발표하기 전 심의를 위해 공륜에 자료를 보냈는데, 공륜측에서 '필승' 과 '시대유감 (時代遺憾)' 의 가사 일부를 수정해 달라고 서태지측에 전달하였고, 거기에 반발심이 생긴 서태지가 '필승' 은 가사를 수정하지 않은 채 그대로 앨범에 싣게 되고, '시대유감 (時代遺憾)' 은 가사 전체를 드러내 mr로 싣게 된걸 당시 서태지와 아이들의 팬중 하나인 어느 여고생이 지금은 돌아가신 故김대중 전 대통령께 편지를 보낸게 한동안 이슈('서태지와 아이들 음반관련 진상조사 위원회' 도 구성되는 등) 가 됐다가, 전격적으로 사전심의제도가 폐지되며 본 곡이 비소로 빛을 보게 됐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곡이 지닌 가사는 물론(제목 부터가..), 사운드도 굉장히 진취적으로, 요즘도(아니, 해가 갈수록) 서태지의 공연에선 하이라이트가 된 곡이며,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간다고 느껴질 때 들으면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는 묘한 느낌을 주는 곡이 됐다. 서태지와 아이들도 은퇴한 마당에 끝으로 앨범 한장이라도 더 팔아보려는 반도음반의 욕심은 차치하고, 꽤 그럴듯한 스토리(서태지의 팬들에게 사기를 쳤던 '그' 채송아씨가 썼다) 가 담겨있기도 하고, 최대한 같은 해에 발표했던 베스트 앨범에 없는 곡들로만 트랙들을 꾸린, 음반사 나름의 고심도 슬몃 보이는 재미있는 음반이다. 본 음반이 발표된지 벌써 20여년이 다 돼가지만, 지금 들어도 절.대. 촌스럽지 않은 사운드와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 곡이다. '시대유감 (時代遺憾)' 은 말이다. '서태지와 아이들' 의 활동을 정리하자면 "'난 알아요' 로 혜성같이 등장해, '하여가' 로 스펙트럼을 넓힌 후, '교실 이데아' 와 '발해를 꿈꾸며' 로 '의식있는 뮤지션' 임을 입증했고, 'come back home' 으로 정점을 찍은 다음에 '시대유감 (時代遺憾)' 으로 알박기를 했던 90년대 대중 가수" 라 표현하고 싶다.



1. 태지보이스
앨범을 여는 인트로식으로 쓰인 짧은 곡. 서태지와 아이들 4집에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해당 앨범엔 분명 'taiji boys' 라고 실려있었을 텐데 본 앨범엔 왜 곡 제목이 한글로 들어가 있는 걸까. 아마도 '서태지와 아이들' 을 영어식으로 풀어 쓰면 'seotaiji & boys' 여서 'voice' 와 발음이 똑같기 때문에 '태지 목소리' 정도로 해석되는 걸 노린, 동음이의어를 활용한 일종의 서태지식 드립(요즘도 간혹 웃긴 게시판에 서태지식 개그가 올라오는 실정) 이 아니었나.. 생각.

2. 시대유감 (時代遺憾)
4집 앨범을 발표한 뒤 1년여 만에 듣게된 곡이다. 앞서 주구장창 설명한게 다 쓸데없는 짓이 아닌, 매우 훌륭한 가사를 지닌 트랙 되겠다. '교실 이데아' 에 이어, 잘못 돌아가고 있는 세상에 정면으로 fuck을 날리는 서태지를 볼 수 있다. 본인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핵심만 잘라내어 감상하기 어렵지 않은 사운드에 담아내는, 이런게 바로 '예술' 이 아닐까.

3. 수시아 (誰是我)
서태지와 아이들 2집에 담겨있는 전자음악이다.

4. 이밤이 깊어가지만 (remix)
서태지와 아이들 1집 라이브 앨범인, 'live & techno mix'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댄스곡이다.

5. free style
서태지와 아이들 4집의 (김종서옹과 함께한)마지막 트랙이다.



'시대유감 (時代遺憾)' 이 한 곡을 제대로 듣기위해, 당시 수많은 서태지와 아이들 팬들이 밤낮으로 고생을 했다던 일화가 있다(공륜에 테러에 비슷한 항의 편지를 보내는 둥). 어떻게 보면 굉장히 극성맞은 팬들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또 어떻게 보면 그런 팬덤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서태지는 존재하지 못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싱글앨범임에도 불구하고 50만장이나 팔려나갔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공식적인 마지막 앨범 되겠다(원래는 cd로만 제작할 예정이었지만 반도음반 측에서 훗날 tape 도 발매했다).


추천곡은 나머지는 다 재탕이니, 시대유감 (時代遺憾) 딱 한곡.






왠 고등어(재킷엔 '물고기' 라고 표기되어있음) 가 커버로....jpg





저 한자 위의 로고(seo 를 교합해 놓은 듯한) 는 서태지가 은퇴선언을 한 뒤로 종종 쓰였다.jpg





앨범을 까보면 왜 커버에 물고기가 있는지 알게된다. 다소 오글거리는 텍스트로 이루어져 있지만 당시엔 굉장한

뭐랄까.. 음.. 시대유감이라는 곡의 상징이 가져다 주는 상징성에 딱 맞는 카피였다.


서태지 팬들을 등친 희대의(?) 사기꾼이 되어버린 카피라이터 채송아였지만 서태지와 아이들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는데 어느정도 이바지 하지 않았나.. 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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