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ary and the messengers lp
executive producer : 고경민, dynamic duo
director : primary
produced : primary
recording engineer : primary @ amoeba studio (track 4 mr. sync @ ark studio)
mixed by 고현정 @ musicabal (track 4 mr. sync @ ark studio)
assisted engineer : 박경준, 김일호, 송준현 (@musicabal)
mastered by stuarihawkes @ metropolis-group.co.uk
cover design : 김대홍
original box artist : 윤협
visual art director : 김세명
post card photograpy : 최재원 a.k.a mama
lp 1
1. 요지경 - 슈프림팀, yankie, mellow
2. happy ending - 진실 of 매드소울차일드, 개리 of 리쌍
3. 말이야 - 가리온
4. 만나 - zion. t
5. 멀어 - beenzino
6. love - bumkey, paloalto
7. 씨스루 - zion. t, 개코 of 다이나믹듀오
8. mine tonight - jinbo, dok2
9. 입장정리 - 최자 of 다이나믹듀오, simon d of 슈프림팀
10. 하이엔드걸 (high end girl) - deez
lp 2
1. 2주일 - 리듬파워
2. ? (물음표) - 최자 of 다이나믹듀오, zion. t
3. 축하해 - 다이나믹듀오, 박재범
4. i'm back - yankie, double k, 지오 of 엠블랙
5. playboy's diary - 정기고, dead' p
6. interlude
7. 독 - e-sens of 슈프림팀
8. 3호선 매봉역 - paloalto, beenzino
9. outro
10. 거기서 거기읾 (bonus track) - 다이나믹듀오, e-sens of 슈프림팀, boi b of 리듬파워
2000년대 들어 가장 중요한 힙합/알앤비 프로듀서로 평가받던 '프라이머리(primary / 최동훈)' 의 새 프로젝트 앨범.
프라이머리의 음악은 다른 프로듀서들과는 약간 달랐다. 태생이 비트가 필요한 랩퍼들에게 비트를 제공해야하는 프로듀서의 위치이기에 음악이 좋으면 자연스레 그 사운드에 랩을 얹는 랩퍼들의 인지도 역시 함께 올라간다. 한국에서 프로듀서가 주목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리고 외국의 프로듀서와의 본질도 약간 다르다. 앨범의 색깔 전체를 말 그대로 '프로듀싱' 하며 이러저러한 사운드나 컨셉자체를 제작-기획하는 이를 프로듀서라 일컫는다. 간혹 음악을 주조하는 프로듀서도 있긴 하지만, 전문적으로 앨범 기획만을 하는 일류 프로듀서가 더 눈에 띄는게 외국 앨범들이다. 누가 그 앨범의 프로듀싱을 맡았느냐 하는 지점에서 뮤지션이 지닌 네임벨류와는 전혀 상관없이 해당 앨범 자체의 호불호도 갈리곤 한다.
국내에서도 전문적인 음악 기획자가 있긴 하지만 앨범에 본인의 곡을 싣거나 하는 이들은 전문 작곡가로 시작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프로듀서라고해서 곡작업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프라이머리는 본인 스스로 리얼 악기도 연주해가며 앨범에 실리는 곡들의 작곡은 물론이고 앨범 전체의 색깔 또한 본인의 생각으로 주조해왔다(프라이머리 스쿨-primary skool- 과 프라이머리 스코어-primary score-, 그리고 마일드 비츠-mild beats- 와 협업해온 앨범들 역시 적지않은 반향을 일으키며 국내 힙합 씬에서 본인 스스로 중요한 위치의 프로듀서임을 증명했다).
작고 큰 프로젝트들 사이에서 2008년,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 / 최자와 개코)' 가 수장으로 있는 '아메바 컬쳐(amoeba culture)' 에 들어간건 정말이지 신의 한수였다고 할까. 아메바 컬쳐는 문을 연지 이제 10년이 되어가는 흑인음악 전문(?) 기획사지만 아직은 신생의 향기가 덜 가신 그런 기획사다. 하지만 거대한 자본까진 아니더라도 프로듀서가 마음놓고 할 수 있는걸 하게 제대로 '밀어주는', '기획사의 힘' 이라는걸 본 앨범에서 보여준다.
앨범은 위에서도 보이듯 두장의 씨디(요즘도 그렇지만 본 앨범이 나온 2012년에도 2cd는 뮤지션의 자존심, 혹은 자신감 같은 거랄까..) 로 구성되어 있으며 본작에 실린 여러 곡들은 이미 2011년부터 간헐적으로 싱글로 발표되어, 2012년 중반과 후반부를 프라이머리 본인의 해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앨범의 묘미는 힙합 종합선물세트같다는 지점에 있다. 프라이머리 커리어의 시작이 랩퍼에게 곡을 주는 작곡가였으니, 프라이머리 스쿨때 부터 적지않은 랩퍼들과의 교류에 힘입어 국내 힙합 컴필레이션 앨범의 느낌마저 나게 말 그대로 풍성한,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들을 해온 셈이다. 한발짝만 물러나서 보자면 늘 똑같은, 비슷비슷한 프로젝트를 했다는 이야기인데, 프라이머리 스스로 음악적 레벨업같은 느낌을 주는 곡들을 해가 지날수록 들려주니 청자의 입장에선 좋아하는 랩퍼 여럿을 좋은 사운드로 한 앨범에서 만나볼 수 있어 더없이 좋은 선물세트였을테고, 이미 말했지만 전작들의 퀄리티를 훨씬 뛰어넘는 음악적 발전또한 군데군데에서 목도할 수 있으니 '좋은 프로듀서' 혹은 '천재 프로듀서' 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국내에 몇 없는 힙합/알앤비 전문 프로듀서임은 틀림없다.
다만 2013년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 앨범에 실었던 'i got c feat. 개코 of 다이나믹 듀오 - 거머리(박명수, 프라이머리)' 라는 곡이 표절시비에 휘말려 원작자였던 네덜란드 출신의 '카로 에메랄드(caro emerald)' 와 적지않은 공방을 벌이곤 했었는데(결국 아메바측에서 돈으로 매수한듯), 리얼 악기에 기댄 소울과 얼반을 기본으로 하던 전작들과 달리 레프로(retro) 풍 사운드를 고수하기 시작한 것도 본 앨범에서 부터다. 저 사건 이후에 프라이머리의 거의 모든 곡들이 사이버 수사대를 자처하는 뭇 음악 팬들에게 먹잇감이 되어 그가 뿌린 여러 곡들 역시 지금까지 표절시비에 휘말려있다.
작곡가를 자처하는 프로듀서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표절시비' 는 앞으로의 음악 인생 전체를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사건이 되기도 하지만 프라이머리는 정신차리고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인 듯 지금도 활발하게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다.
힙합의 기본 뿌리가 샘플링(저작권을 갖춰 cd나 tape으로 물리적인 판매 또는 배포되는 음원의 '부분적인 일부를 추출하는' 뭐 그런거) 에 있다고 해도, 샘플링을 했으면 정당하게 샘플클리어(원곡자에게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여 해당 곡의 샘플링을 하는 것. 지불 없이 그냥 해당 곡을 써도 좋다는 '허락' 을 받아내기도 한다고 함) 를 하거나 '원작자에게 샘플클리어를 요청할 방법이 없다' 라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대려면 적어도 앨범이나 작곡자 표기란에 '이런이런 곡을 썼습니다.' 정도는 해 놔야지 정상 아닌가? 한국 작곡가나 프로듀서들을 보면 너무 안하무인인것 같다. 그저 저작권료에 눈이 멀어 '일단 쓰고 보자. 걸리면 몰랐다고 하지 뭐' 라는 식으로 우리가 모르는 무수히 많은 곡들이 여전히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채 플레이 되고 있다(둘 다 싫으면 오프라인에서만 팔던지 아니면 만들고 지 혼자 듣던지 해야지).
듣는이의 입장에서 그딴 비지니스적인 것들까지 신경 쓸 일이 뭐가있냐 라고 하면 할 말 없겠지만, 누가 도둑질 해온걸 지금 배가 고프니까 맛있다고 게걸스럽게 먹었어. 고맙다고 돈까지 줬어 그 도둑한테. 근데 다른 사람에게 훔쳐온걸 다 먹은 뒤에야 알았네? 이미 소화된 뒤라 토해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일단 지금 내 배가 부르니 복잡한건 신경 안써도 된다 이말인가? 다음부턴 그 도둑이 가져온 음식들은 혹시 또 훔친걸 수도 있으니 먹지 않으면 된다 이말인가?
결국 샘플링은 생산자의 위치에 있는 작곡가의 양심에 달려있는 일들이다. 물론 어디서 들은 곡의 멜로디가 너무 좋아서 샘플링을 할 수도 있지. 아무도 모를테니까. 그렇게 유야무야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하나 둘 훔치다 보면 '카피캣(copycat)' 이라는 오명이 영원히 따라다닐거다. 그래도 돈만 벌면 되니까 상관 없다면 뭐, 할 말 없지만.
프라이머리 뿐만아니라 음악을 하는 이들에겐 언제나 조심해야 할 것들이 바로 샘플링이나 표절시비에 대한 것들인데 양심적으로 참고한건 참고했다고 이야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i got c' 처럼 나중에 터져서 '표절 작곡가' 라고 손가락질 받지 말고.
어쨌든 중간부터 심하게 삼천포로 빠진것 같은데, 프라이머리의 아메바 컬쳐 입단 후 내놓는 첫 정규작이다. 이 앨범은 꽤 좋다. 좀 많이.
lp 1
1. 요지경 - 슈프림팀, yankie, mellow
2011년에 발표한 싱글(primary and the messengers part 1) 에 들어있던 곡이다. 프라이머리식 레트로풍 사운드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고 할 수 있다. 굉장히 빠른 비트에 꾸준히 투닥거리는 드러밍과 랩퍼들의 찰진 랩이 어우러진 아주 맛좋은 전채요리같은 넘버. 지금은 볼 수 없는 '슈프림팀(supreme team, 사이먼 도미닉-simon dominic-/이센스-e-sens-)' 도 만날 수 있다. 이센스가 출소하고 슈프림팀 다시 해도 볼만 할텐데.
2. happy ending - 진실 of 매드소울차일드, 개리 of 리쌍
'매드소울차일드(mad soul child)' 의 멤버, '진실(박진실)' 의 목소리가 곡의 90%를 끌고가는 곡이다. 정인과 알리의 그것과 비슷한 목소리를 지녔지만 어딘가 조금 더 퇴폐적인 느낌을 주는 그녀의 목소리가 정말 일품이다. 거기에 부합하는 개리의 '나쁜남자' 스러운 랩핑까지.
3. 말이야 - 가리온
시종일관 둥둥거리는 드럼사운드가 리드미컬하다. 한국 힙합 1세대중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가리온(garion, 엠씨메타-mc meta-/나찰-nachal-)' 의 일침. 이 곡까지가 메신져스 시리즈의 첫 싱글에 담겨있다.
4. 만나 - zion. t
다이나믹 듀오가 가장 잘 한 일 중 하나인 '자이언 티(zion.t)' 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곡이다. 첫 싱글을 낸 이듬해에 발표한 이 시리즈의 두번째 싱글((primary and the messengers part 2) 의 타이틀로 낙점되었었는데, 당시 대중들에게 낯설었던 자이언티의 독특함을 알리는데에는 아주 약간 모자랐었던 기억이다. 앞에 나온 '요지경 - 슈프림팀, yankie, mellow' 과 'happy ending - 진실 of 매드소울차일드, 개리 of 리쌍' 의 드럼킷을 연이어 사용한듯. 자이언티의 물 흐르듯 유연한 리듬감이 곡을 지배하는 장면을 목도할 수 있다. 왜냐하면 작곡을 자이언티도 같이 했거든.
5. 멀어 - beenzino
지금 힙합씬에서 '대세' 라고 부를 수 있는 몇 몇 중에 한명인 '빈지노(beenzino)' 가 함께한 곡이다. 빈지노가 가진, '일상 생활을 맛깔나게 랩으로 녹여내는' 스킬을 맛볼 수 있는 넘버. 다소 여유로운 비트에 더듬. 더듬. 싱잉을 하는 그의 모습도 매력적이다. 이 곡까지가 메신져스 시리즈의 두번째 싱글에 담겼었다.
6. love - bumkey, paloalto
권기범에서 '범키(bumkey)' 로 이름을 바꾼 뒤 더 잘되는것 같은 느낌이다. 아무튼 그의 목소리가 뭐라고 형용할 수는 없지만 매력적인건 확실하다는걸 이 곡에서 보여준다.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어느새 따라부르게 되는 멜로디도 정말 좋고. 신기하게 '팔로알토(paloalto)' 의 보이스 톤도 이 곡과 범키의 목소리에 너무 잘 녹여든달까. 이래저래 신기한 곡이다. 메신져스 싱글로는 커트된 적이 없다.
7. 씨스루 - zion. t, 개코 of 다이나믹듀오
드디어 대망의(?) 씨스루. 자이언티를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린(?) 곡이다. '만나 - zion. t' 에서처럼 자이언티도 작곡에 참여했는데, 이 곡에서도 비트를 자유자재로 주물거리는 그를 만날 수 있다. 듣다보면 흥이 절로나는 흥겨운 넘버. 함께한 개코의 랩핑또한 재치와 재미가 넘치니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딱 좋은 명곡(지금 들어도 전혀 이질감이 안느껴질 정도로 잘빠졌다). 듣다보면 마이클 잭슨도 막 떠오르고 그런다(뮤직 비디오에서 두 사람의 레이져도 생각이 나고).
8. mine tonight - jinbo, dok2
시니컬한 '진보(jinbo)' 의 목소리와 귀에 감기는 복고풍의 멜로디가 매력적인 곡이다. young king young boss 인 '도끼(dok2)' 의 랩핑도 적절하고. 작곡에 진보도 함께했다. 메신져스 싱글 시리즈의 네번째를 알린 넘버.
9. 입장정리 - 최자 of 다이나믹듀오, simon d of 슈프림팀
여유로운 비트위에 븡븡거리는 사운드, 그리고 최자와 사이먼 도미닉의 공감가는 가사가 여자 사람 친구를 사랑한 뭇 남성들에게 많이 어필했던 기억이다. 네번째 싱글의 타이틀.
10. 하이엔드걸 (high end girl) - deez
80년대 스타일을 가장 잘 계승한 넘버가 아닐까. 인트로만 들어도 무슨 롤러장이나 디스코텍이 딱 떠오르는 재미있는 곡이다. 'love - bumkey, paloalto' 처럼 본 앨범에만 존재하는 트랙. 제목 그대로 '그녀에게 쓰는 돈은 하나도 아깝지 않다' 는 내용의 가사를 가지고 있는데 빈지노가 썼다. 김치녀 따위의 유행어(?) 도 있긴 하지만, 자신이 정말 사랑하는 여자에게 한없이 뭔갈 해주고 싶은건 거의 모든 남자들의 로망 같은 그런거지.
lp 2
1. 2주일 - 리듬파워
본인들 입으로 아메바 컬쳐에서 가장 못 뜬 그룹이라고 하는 '리듬파워(rhythm power a. k. a. 방사능, 보이비-boi b- / 지구인 / 행주, 사실 영어로 표기는 안하는 듯)' 의 곡이다. 그렇게 치부하기에 이 트랙은 너무 재미있다. 이런류의 곡을 주구장창 발표한다면 언제고 흥행하지 않을까? 쉬어가는 느낌의 곡이라 또 치부하기엔 나쁘지 않은 곡(후반부 '공자 맹자 최자 유비 관우 자아아앙비 아 아' 부분에서 빵).
2. ? (물음표) - 최자 of 다이나믹듀오, zion. t
싱글들이 아닌 본 앨범에서 타이틀 곡으로 낙점된 곡. 자이언티가 역시 곡작업을 도왔다. 앞서나온 '입장정리 - 최자 of 다이나믹듀오, simon d of 슈프림팀' 와 함께 최자의 비중이 본 앨범에 조금 있는 편(본 앨범의 최고 수혜자는 자이언티고) 인데 독보적이었던 개코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나쁘지 않다. '퇴물' 이라는 소리를 듣기에 그는 아직 멀었다.
3. 축하해 - 다이나믹듀오, 박재범
박재범(jay park) 이 싱잉을 맡아 오묘함을 더했지만 비트역시 엇박이라 더 오묘하다. 마치 헤어진 연인의 결혼식을 축하한다는 내용처럼. 히든트랙을 제외하고 최자와 개코가 다이나믹 듀오라는 이름으로 유일하게 참여한 넘버인데, 마치 실제로 일어난 일인듯한 절절한 가사가 아주 심금을 후벼판다.
4. i'm back - yankie, double k, 지오 of 엠블랙
이별하고 친구들에게 돌아왔다는 내용을 담고있는 곡이다. 코러스를 맡은 지오는 아마 본 앨범에서 가장 의외의 이름이 아닐까. 슬로우 템포 때문이기도 하지만 씁쓸한 느낌을 가져다 준다.
5. playboy's diary - 정기고, dead' p
랩 잘하는 '데드피(dead' p)' 와 멜랑콜리한 정기고의 목소리가 잘 어울리는 곡이다.
6. interlude
뒤에 나올 '독 - e-sens of 슈프림팀' 을 안배한 짧은 브릿지라기 보단 그냥 흐름을 한번 끊고 가는 의미로 집어넣은 듯.
7. 독 - e-sens of 슈프림팀
아메바 컬쳐의 이단아(!) 이센스의 곡. 국내에서 아마 유일하게 개코에게 총대를 겨눈 인물로 더 유명한데(일명 컨트롤 대란), 시작(스윙스) 은 미미했으나 중간은 아주 개싸움이었던 기억. 아무튼 대마초 흡입 사건 뒤로 자숙의 시간(또 흡입하긴 했지만) 을 지내던 이센스가 다 내려놓고 솔직하게 써내려간 가사가 일품인 곡이다. 뱃속의 뒤틀린 감정들을 한꺼번에 끄집어내는 듯한 구성 덕분에 사운드 역시 그걸 따라가는데, 슈프림 팀에서 이센스가 해오던 것들보다 이 곡 하나가 그를 증명하던 시기도 있었다. 그만큼 본 앨범에서 가장 이질감이 느껴지지만 그만큼 거의 맨 뒤에서 든든하게 앨범을 지지하고 있는 모양새인 것도 이 곡의 특성이다. 앨범의 클라이막스라고 할까.
8. 3호선 매봉역 - paloalto, beenzino
그리고 이건 엔딩 크레딧이지. 이쯤이면 프라이머리가 가진 앨범의 구성력도 인정해 줘야한다. 어느덧 언더그라운드 씬의 한 축을 맡고 있는 '하이라이트 레코즈(hi-lite records)' 의 수장인, '팔로알토(paloalto)' 의 군더더기 없는 말끔한 랩핑과 가사가 멋진 곡이다. 이런 곡을 들으면 뭔가 살아가는게 이유없이 뿌듯하게 느껴지는 그런 느낌이 든다.
9. outro
앨범을 닫는 짧은 브릿지(인트로는 없는데 아웃트로는 있는 요딴 구성).
10. 거기서 거기읾 (bonus track) - 다이나믹듀오, e-sens of 슈프림팀, boi b of 리듬파워
끝으로 이 곡은 쿠키영상 정도의 넘버다(그러기엔 너무 몸집이 크지만). 다이나믹 듀오 6집(digilog 2/2) 의 메인 타이틀 곡이었던 '거기서 거기' 를 아주 많이 비틀어(원곡은 이별을 슬프게 노래하는 사랑노래였던..), 수많은 hater 들과 국내 음악판의 10% 정도 지분(아이돌-댄스음악이 60%, 발라드가 20%, 락이 5%, 트롯과 그 외의 음악이 나머지 5% 정도?) 을 소유하고 있는 힙합씬에 대해 노래했다. 앨범에서만 들을 수 있는 히든트랙으로 발표했다. 스트리밍으로 근근히 이어가고 있는 국내 음악계에 적잖은 파장을 주지는 못했지만 앨범을 구입한 사람들에겐 더없는 선물이 됐을 듯.
메신져스 싱글 프로모션 중간에 '자니' 를 발표하기도 했었는데, 본 앨범엔 안실려있다. 그냥 싱글로 남겨두기엔 아까운 곡인데(브릿지 두곡 없애고 자니를 싣지..). 덧붙여 나이키(nike) 프로모션으로 쓰였던 '난리good!!!(air) - 다이나믹 듀오, 사이먼 디' 역시 본 앨범에 실리길 바랬건만 제외됐다.
두장의 씨디에 18곡을 담아서 너무 다작을 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버릴곡이 거의 없는 이런 앨범이면 솔직히 구입할 맛이 난다. 간만에 묵직하고 진지한, 그리고 유행에 상관없이 본인의 스타일을 밀고 나가, 결국엔 성공하고 마는 프로듀서를 만나서 굉장히 만족한다. 함께한 랩퍼와 뮤지션의 색이 너무 다양해서 중구난방이면 어쩌나 고민했었는데, 흔들림 없이 거의 비슷한 톤으로 사운드를 쌓아올려, 일체감 마저 있다. 다음부턴 샘플링 표기를 꼭 했으면 하는 바램.
추천곡은 브릿지 두 곡(interlude, outro) 을 제외한 앨범의 전곡.
데뷔 후부터 쭉 유지해 오던 프라이머리 특유의 박스 상자 머리를 표현한 앨범의 커버.jpg
2cd의 위엄.jpg
앨범의 전개도(?) 내부.jpg
앨범의 전개도(?) 외부.jpg
앨범의 백커버. 가만보면 왼쪽에 틈이 있는데,
앨범 구매자에게 팬서비스(??) 로 들어있던 노트가 저기 낑겨져 있다.jpg
공책이 끼워져 있는 모습을 보면 요런식.jpg
정규 2집은 아마 연필을 주나 했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