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my heavenly 6
recorded at b&m, sony music studios, tokyo
mixed at b&m
mastered by masato morisaki at saidera mastering
executive producers : shunsuke fujiwara [defstar records] / hideki kodama [ken-on] / kenichiro nozaki [ken-on]
art direction, design : takashi horita (anthology)
photography : tadashi moriizumi
total produced & organized by tommy heavenly 6
1. 2bfree
2. ready?
3. wait till i can dream
4. fell in love with you
5. wanna be your idol
6. gothic pink
7. swear
8. lost my pieces
9. gimme all of your love!!
10. lcdd
11. hey my friend
밴드 '브릴리언트 그린(the brilliant green)' 의 보컬 '카와세 토모코(かわせともこ / kawase tomoko)' 의 '토미 헤븐리 6(tommy heavenly 6 - 어찌된 일인지 '6' 는 발음하지 않는다고 한다)' 의 첫번째 정규앨범.
카와세 토모코라는 뮤지션의 이력은 조금 독특한데, 위에서 언급한 브릴리언트 그린이라는 이름의 밴드에서 보컬로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해 '토미 페브루어리 6(tommy february 6)' 라는 이름과 본 앨범의 아티스트로도 활동중이다. 페브루어리와 헤븐리가 무슨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음악을 조금 들어보면 페브루어리는 전자음악이 기본이고 헤븐리는 밴드음악-특히 헤비메탈-도 조금 섞여있는 정도? 그리고 헤븐리에서의 그녀는 안경을 쓰지 않고있고 페브루어리에서는 안경을 쓰고있다), 똑같이 뒤에 붙어있는 6은 최초 솔로 활동을 할때 그녀의 생일(2월 6일) 을 딴 거라고 한다(식스나 6제곱인줄 알았는디).
워낙 일본 뮤지션에겐 어릴때 부터 관심이 없던 인간이라(그 흔했던 엑스재팬-x japan-의 'endless rain' 조차 우리학교 스쿨밴드가 더이상은 듣기 싫을 정도로 더럽게 줄창 카피하던 시절이라, 원곡을 찾아 들을 기력조차 잃게 만들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돼지 멱따던 당시의 스쿨밴드에게 고마운 느낌), 살면서 딱 두 곡(그남자와 그여자의 사정 tv 애니메이션판의 엔딩-꿈 속으로, 夢の中へ- 과 드라마 속도위반 결혼의 엔딩-is it you?, hitomi-.) 정도 즐겨들었었는데 그 속을 비집고 들어온게 바로 본작에도 수록되어 있는 토미 헤븐리 6의 'gimme all of your love!!' 였다.
일본 음악의 본격적인 수입 직전에 학창시절을 보내서 해당 곡도 물론 일본 만화 '나나(nana, 야자와 아이-やざわあい / yazawa ai)' 의 트리뷰트 앨범으로 알게됐다. 만화에 나오는 두 밴드, 블래스트와 트라네스에게 헌정하는 여러 뮤지션의 곡들중에 다른 수록곡은 여전히 기억이 나지 않는걸 보니 'gimme all of your love!!' 에 제대로 꽂혔었나 보다.
해당 곡 하나 덕분에 앨범까지 구입한 거라서 다른 건 바라지도 않았지만 의외로 좋은 곡이 조금 있어서 베스트 앨범(gothic melting ice cream darkness 'nightmare')까지 구입하지 않았었나 하는 기억.
1. 2bfree
지금도 간간히 국내 뮤지션들도 쓰고 있는 동음이의어 느낌(to를 2로 쓴다던지 be를 b로 쓰는 등) 의 영어로 이루어진 제목의 곡이다. 앨범의 첫 곡 답게 february와 확실히 다른 느낌의 헤비한 그루브를 감상할 수 있다.
2. ready?
tv 애니메이션의 오프닝같은 느낌의 청량한 곡이다. 미국의 에이브릴 라빈을 위시한, 팝이 기본인 록음악을 하는 뮤지션의 음악들을 가끔 들으면 기타나 드럼-베이스의 사운드가 딱 들어도 컴퓨터로 찍어낸 것같은 느낌이 짙은데 토미 헤븐리6의 음악은 은근히 그렇지 않게 들려서 참 독특하다.
3. wait till i can dream
끊임없이 질주하는 기타리프가 곡 전체를 끌고가는 곡. 정신없이 밟아대는 드럼 킥도 매력이다.
4. fell in love with you
앞서 나왔던 노래들과는 살짝 다른 오프닝에 귀가 가장 넓게 열리는 곡이다. 마치 미국발 팝을 듣는 느낌마저 준다. 달콤한 사랑노래같은 제목과는 다른 반전의 가사가 매력인 넘버.
5. wanna be your idol
일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들 중에 '오타쿠(otaku / 御宅)' 라고 불리는 소위 '마니아' 를 일컫는 단어가 있는데, 샤방한 프릴이 달린 옷을 입고 무대에서 춤을 추고 있는 자신들의 아이돌의 안무를 무대 바로 앞에서 괴성을 지르며 똑같이 따라하는 남자 무리들의 영상을 본적이 있다. 어떻게 보면 굉장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안쓰럽기도 하지만 한가지에 그정도로 미친다는게 쉬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 곡은 반복되는 후렴의 엇박이 매력인 곡이다(제목에 아이돌이 있어서 오타쿠에 대해 한번 써 봤음).
6. gothic pink
드라이브한 느낌의 후렴이 인상적인 곡. 제목처럼 고딕스러운 음산함이 곡 전체에 깔려있다.
7. swear
어디선가 헤비메틀의 신들이 나타나 구토를 하듯 그로울링을 할것 같은 기타리프가 곡 전체를 훑는 곡. 그녀도 음을 별로 높이지 않는다.
8. lost my pieces
얼핏들으면 '에반에센스(evanescence)' 의 느낌도 나는 곡. 컴퓨터로 찍어낸 오프닝의 비트 덕분. 그로울링이나 스크리밍이 한번쯤 나와주면 했지만..
9. gimme all of your love!!
'fell in love with you' 처럼 본 앨범에서 약간 이질감이 느껴지는 곡. 나나의 트리뷰트 앨범에서 유독 이 곡에 끌렸던 이유가 아마 역동적인 락킹한 비트 때문이 아니었을까. 리듬감도 만만치가 않고 드러밍도 일품이다. 그리고 브릿지 부분의 gimme all of your love!! 를 쉴새없이 반복하는 부분에선 일본 특유(얼굴을 새하얗게 칠하고 나막신을 신고 쉴새없이 한 발로 깽깽이를 하는 듯한) 의 '가부키(歌舞伎)' 무대도 떠오르고 하는 그런 곡이다. 이 한곡 때문에 본 앨범까지 사게한 기특한 곡.
10. lcdd
이 곡도 앞서 나온 'ready?' 처럼 모종의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이건 토미 헤븐리 6의 장점이자 단점같은데 확 터뜨려주길 기대하는 청자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고음과 저음 사이에서 은근히 즐기는 모양이랄까.
11. hey my friend
어쿠스틱한 느낌의 풍성한 악기의 질감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리드미컬한 박자감과 굉장히 좋은 곡 진행이 담겨있는 멋진 넘버. 앨범을 닫는 위치에 있어서 더 빛이 나는 듯.
아마도 살면서 일본 뮤지션의 정규 앨범을 처음 구입한게 아닌가 싶은데, 앞으로도 심층적으로 일본 뮤지션의 음악에 빠질 일은 잘 없을것 처럼 보인다(아주 가끔 이런 류의 앨범은 구입하게 되지 않으려나?). 일본 뮤지션들의 특징 중에 하나가 영어 가사를 일본어와 아주 자주 혼용한다는 점인데 받침 발음이 대체적으로 잘 되지 않는 일본인 특유의 억양으로 영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하는 지점에선 왜 그런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아는 사람은 답변 좀..). 그리고 대체 뭘 얘기하는건지 해석 된걸 봐도 도저히 모르겠는 일본 뮤지션의 노래들은 지금은 뭐랄까 어떤 경지에 이르렀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런게 좀 있다.
본 앨범에 담긴 곡들의 영어 가사들은 일상에서 쓰는 수준이라 곡이 뭘 의미하는지 파악이 어려운 수준까진 아니다. 그리고 해석된 일본어 가사의 내용들도 뜬구름 잡는 이야기들이 담겨있진 않아서 감상하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는 정도. 소프트한 헤비록-팝을 듣는 느낌이랄까. 다만 가사를 번역한 설명서를 동봉했으면 나같은 청자들에게 더 쉽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카와세 토모코는 지금은 음반활동을 안하는것 같은데 일본 음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런류의 음악이라면 언제든지 즐겁게 감상해 주겠다.
추천곡
gimme all of your love!!, hey my friend, fell in love with you.
예쁘장한 보석 같은 이미지로 텍스트화된 커버의 로고.jpg
백커버에도 자리잡고 있다.jpg
앨범에 실힌 트랙들을 각각 다른 폰트로 구성한게 포인트.
온갖데가 다 쥬얼리 폰트 투성이여.jpg
이게 그녀가 추구하는 고딕핑크인가요?.jpg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의 그녀.jpg
서른살 즈음의 때인 듯.
그녀의 정신세계와 토미 헤븐리 6의 테마를 잘 보여주는 재킷이다. 정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