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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Oct 31. 2016

라우더 댄 밤즈

외면하고 싶은 가족이라는 이면.

모두가 나를 원하고 있지만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는 않아.










외면하고 싶은 가족이라는 이면.



종군 사진작가였던 엄마(이자벨, 이자벨 위페르) 의 사망 3주기 기념 전시를 위해

자료를 정리하러 집으로 향하는 조나(제시 아이젠버그).

엄마가 죽은 뒤 단 둘이 지내며 서먹해진 아버지(진, 가브리엘 번) 와 동생(콘래드, 데빈 드루이드) 의 관계회복을 위해 선뜻 나선다.

한편, 엄마의 오랜 파트너였던 리처드(데이빗 스타르탄) 는 엄마의 죽음에 대해 진실을 말하려 한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잔잔하고 어렵다.

이미 극 시작부터 죽은 걸로 등장하는 세 남자의 여자, 이자벨은 회상으로만 등장할 뿐,

현재를 살아가진 않지만 현재 살아 숨쉬고 있는 등장인물들 보다 더 어두운 과거를 지니고 있다.







그 가족이라는, 어머니라는 이름의 존재에 대해,

이미 망자이기에 당시에는 미처 몰랐던 사실들은 

컴퓨터의 휴지통에 집어넣고 '비우기' 를 누르고 싶을 만큼

인지하기 싫고 애써 돌아보기 싫은 기억이다.







아버지의 어머니에 대한 배신 역시 사춘기 즈음의 아들(콘래드) 에게는 좋지 않은 기억이다.

불륜까지는 아니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콘래드에게 꾸준히 목격되는 아버지라는 존재(콘래드가 다니는 학교의 교사다) 는

그저 회피하고 싶고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다.







제 3자의 입장을 지니고 있는 듯한 조나는 이제 첫 아이를 가진 새내기 아빠지만

우연찮게 다시 만나게 된 옛 연인과 아무 감정없이 불륜을 벌인다.

이미 어머니의 기념 전시따위는 마음 속에서 떠난 후다.

라우더 댄 밤즈에서 가장 비이성적인 사고를 지닌 캐릭터가 아닐까.







예고없이 이자벨이 불쑥불쑥 등장하고

꿈인듯 현실같은 콘래드의 정신 상태와

각각의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이자벨에 대한 기억들이 산만하게 분산되어 있어

이야기의 흐름을 종잡을 수 없다.


결국 이자벨은 모두가 알고있던 사실처럼 사고를 당한게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그 리처드가 대중에게 말하고 싶은 '진실' 이라는 것 역시 날조된 것에 불과하다면

과연 진실은 어디에 있는 걸까.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의 '감정' 들은 어디에 있는 걸까.


말로 뱉는다고

몸짓으로 눈빛으로 말한다고

그 모든 것들이 상대방에게 그대로 전달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하는 영화다.



종군 기자라는 직업적 특성 덕분에 꿈을 쫓으며 전 세계를 돌아다니다가

어쩌다 집에 들를때면 녹초가 되어 제몸 가누기도 힘들다는 리처드의 엔딩 멘트와

거기에 맞춰 자신의 본심을 이야기하는 엄마, 이자벨의 대사가

이 영화가 말하고 싶은 모든 걸 들려준다.



콘래드의 에피소드는 영화의 전체적인 색깔 덕분에 많이 희석되고 생뚱맞는데,

나쁘지는 않다.

애초에 주도적인 인물로 콘래드를 잡던지 이자벨을 잡고 영화를 끌고 갔었으면 어땠을까.



'폭탄보다 더 시끄럽게' 라는 영화의 제목과 정반대되는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영화지만

또, 제목 그대로 진실을 이야기하면 눈 앞에서 폭탄이 터질것만 같은 가족의 비밀(특히 엄마, 이자벨의) 을

실수로 떨어뜨려 터지지 않도록 꽁꽁 싸매서 신주단지 모시듯 런닝타임 내내 가슴에 꼭 끌어안고 가는 듯한 이미지의 영화다.




서브 포스터가 정~~~말 쓸데없이 요상한데 역시 영화와는 1도 상관이 없었다.





(아니 1 정도는 상관이 있으려나? 콘래드가 짝사랑하는 여자애가 치어리더였으니..)













+

내가 애정해 마지않는 미드 '오피스' 의 마점장의 파트너, '홀리 플렉스(에이미 라이언)' 는 나이가 들었어도 여전히 매력있다.





그녀의 연기를 극장에서 본 게 '버드맨(2014)' 에서 보고 두번짼데

여전히 홀리 플렉스가 연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그녀가 스티브 카렐과 부부로 나오는 코미디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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