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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Nov 28. 2016

왜 한국 영화는 '신파'라는 저주에 아직도 매여있는가

다른 사람의 손을 잡아 주려면 내가 손에 쥐고 있던 거 놔야해요.






카드 존나 갖고싶다.











전형적인 신파 코미디.



유도 국가대표 '고두영(도경수)' 은 경기 도중 사고를 당해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캄캄해 지고

사기 전과로 감옥에 있던 그의 형 '고두식(조정석)' 은 동생을 빌미로 가석방을 신청해

15년만에 동생의 집에서 살게 된다는 이야기.



왜 한국 영화에 신파가 없으면 안되는지 먼저 묻고 싶다.

조정석 특유의 애드립같은 연기도 좋고

정극에서 점차 훨훨 날고있는 도경수의 연기도 볼만하고

드라마는 모르겠지만 영화에서는 유독 원톱 작품도 없고 이제 조연으로라도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채워가는

여전히 예쁜 미모와 좋은 연기를 자랑하는 박신혜의 존재감도 좋다.


근데 왜 하필 신파로 코드를 잡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런류의 신파 드라마는

초-중반까지 조정석의 존재로 인해 깨알같은 웃음,

오랜만에 만난, 각자의 사연이 있는 형제의 

티격태격 하다가 급 감동 코드로 선회하는,

전형적인 성장-형제애 물로 끝내면 좋을 것을

굳이 극 말미에 '이래도 안울어?' 식의 장면들을 계속 쑤셔넣기 일쑤다.

(클라이맥스의 '너 형 있냐? 나 형 있다' 가 어찌가 오글거리던지...)



이런 반감들 덕분에 나는 엔딩에 가서는 전혀 울지 않았다.

(눈물도 안맺혔음)


이런 삼류 신파극으로 치닫지 않고

그냥 동생이 장애를 극복하면서

동생 곁에서 든든하게 그를 지지하는 조력자로 남는 형의 이야기로 해피엔딩을 맞았으면 했다.

(특히 경수가 형에게 삼겹살 먹자는 씬에서 코치와 형을 이어주려는 따뜻한 온기도 살짝 느껴졌었거늘!)



극 중간에 나오는 고두영의 국가대표 코치, 이수현(박신혜) 이 선배 뻘 감독에게 얘기하는 씬에서 울컥했을 뿐.






가만 생각해 보면 별 일 아닐 수도 있는데

박신혜가 설득력있게 정말 연기를 잘 하더라.



딱 시놉시스만 봐도 어떤 이야기일지 빤히 보이는 영화인데

박신혜와 조정석 때문에 봤다.



이젠 이런 뻔한 스토리,

그만 볼 때도 됐잖아?




극 초-중반,

관객을 실컷 웃긴만큼 후반에 슬픈 장면이 나오면

좀 어이가 없어도 그 슬픔이 배가 된다는걸 아주 잘 아는

영악하지만 어설픈 감독의 영화다.

(알고보니 '맨발의 기봉이' 연출-각본...... 내 그럴 줄 알았지)










이제 드라마 그만 찍고

원톱 주연으로 멜로든 코미디든 출세작 영화 하나 찍었으면~





박신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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