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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Dec 12. 2016

미씽: 사라진 여자

현재 한국에 살고 있는 (약점이 있는)여자들의 이야기.

남편. 개새끼. 죽여.






애가 엄마보다 유모를 더 엄마로 생각하겠다.












현재 한국에 살고 있는 (약점이 있는)여자들의 이야기.



남편과의 이혼 후, 혼자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워킹맘 지선(엄지원) 과 그녀의 딸(다은) 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는 보모인, 한매(공효진) 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다.

지선과 양육권 소송중인 전남편은 아이의 실종을 두고 지선의 자작극이라고 단정짓고,

지선을 쫓는 경찰을 뒤로하고 지선은 그녀 나름의 방식으로 한매의 과거를 캐기 시작한다는 이야기.



처음에는 그저 단순한 유괴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여러 인간군상들 중에

특히 기본적으로 '약자' 라는 프레임이 자동으로 씌워지는 '여성' 에 대한 이야기이다.


거기에 좀 더 자잘한(?) 약점들을 보태,

이혼녀, 워킹맘, 한국 시골에 결혼이라는 명분으로 팔려 온 여자, 몸 파는 여자, 가부장적 집안에서 태어난 딸이라는 존재 등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위치의 여성들이 등장한다.



기본적으로 지선의 아이를 유괴한 한매의 태도가 문제지만

한국말도 서툴고 온순했던 그녀가 왜 그렇게 변하게 됐는지

그걸 풀어내는 과정이 참 암담하고 씁쓸했다.


공효진과 엄지원의 연기는 두 번 말 하면 입 아플 정도지만

지선을 연기한 엄지원의 연기는 너무 과잉된게 아닌가 싶다.

(공효진은 거의 처음 맡은 조선족역의 어눌한 말투가 너무 어색했지만 괜찮았음)



수많은 우연들이 쌓여 결국엔 필연이 된다는 영화적 장치도 눈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



한매의 찢겨져나간 마음을 보듬어 주려 손을 내밀던 지선의 마지막 시퀀스가 참 아련했다.

(결국 상처받은 여성의 마음은 결국 여성이 이해해 줄 수 있다는 결론도 나쁘지 않았음)










+

이 영화 오프닝에 지선의 제작사 대표로 내가 좋아라하는 김창옥 교수가 등장한다.





극 초반부에만 잠깐 등장하는 단역에 대사도 거의 없어서 당연히 까메오인줄 알았는데


배우 조달환의 도움으로 연기 생활을 하고 있다고...

('기술자들-2014-' 이 데뷔작)



이미 유명 강사 신분이라서 연기를 하고자 한다면

좀 더 쉬운 길로 갈 수 있었을텐데 '행복해 지고 싶다' 라는 본인의 열망 하나로 

새로운 일에 뛰어든 그 열정이 대단하다.

(뭐 물론 이름이 알려져 있고 선배 배우가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으니 충무로에 발을 담그는거 자체가 다른 연기 지망생들 보다는 쉬웠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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