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좋아하는 국내의 뮤지션들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그들 각자의 열정이 점차 시들해져 가거나
식은 열정을 예능에 나와 쏟거나
애저녁에 식어버린 열정을 수 년 동안 갈고 다듬어
끝내 다시 한번 불사르거나
한다.
오랜만에 복귀를 하는 뮤지션일 수록
사람들의 기대치와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난 좀비같은
늙은 팬들의 기묘한 응원으로 인해
그들만의 리그로 끝나느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느냐
예능에 나와 산소호흡기를 다느냐로 갈리운다.
정말 운이 좋고
특히나 음악이 좋을 수록
'오랜만에' 돌아오는 이의,
말 그대로 돌아온 탕자같은 복귀는
어디에서 뭐하다 이제야 다시 빌어먹으러 나왔냐며
많은 사람들이 음원에 음반에 공연에 앞다투어 지갑을 연다.
내가 좋아하던 옛날의 한국 뮤지션들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활동하는 사람들이
이제 양 손가락에 꼽힐만큼 줄어들었다.
그래도
지금까지라도
당신의 새로운 음악을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하던 나이는
나도 이제 지났고
울며 겨자먹기로 신보가 좋지 않더라도 앨범을 구입하던 그 시절의 음악덕후도
이제는 많이 늙었다.
시대가 시대인지라
손해보는 장사는 하기 싫은걸 이해는 하지만
다 늙어서 장사치가 되지는 말아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덕분에
오랜만의 복귀인데도
프로모션도 대충
홍보도 미미
일언반구 몇 년만에 돌아온다는 기사도 잘 안보이면
못내 섭섭하다.
이번 앨범은 '버리는' 앨범인가 싶어서.
애초에 이런 생각을 갖고 앨범 작업을 하는 음악인이 세상에 어디에 있겠냐만은
그래도 여전히 음악을 해 줘서
고마운 사람 중에 한 명이다
김윤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