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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Dec 12. 2016

라라랜드

단연코 2016년 최고의 영화.

도서관 앞이라고 했잖아.











-우리, 어디 쯤 있을까?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 보자.











저 멋진 야경이 아무 소용이 없네!!












재능은 없고 하려고 하는 열정만 가득한 사람들 있잖아.

나도 그런 사람들 중에 하나였나봐.











-난 당신을 계속 사랑할거야.

-난 당신을 항상 사랑할거야.











꿈꾸는 바보들을 위하여

무너진 삶들을 위하여











나는 인생의 위기를 좋아해.

계속 코너로 몰리다가 마지막 카운터 펀치를 날릴 수 있게 해 주니까.











단연코 2016년 최고의 영화.



미국 엘에이(la, 그래서 영화 제목이 'la la land') 에서 각자의 꿈을 키워가며 살아가는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 과 배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 의 이야기.



예고편을 봤을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엠마 스톤의 미모도 아니고 라이언 고슬링의 멋진 수트도 아니었다.

바로 이 영화의 감독, 다미엔 차젤레의 이름이었다.


데뷔작이자 거의 자전적인 이야기였던 '위플래쉬(wiplash, 2014)' 로 명확한 시그니쳐를 남기고,

'클로버필드 10번지(10 cloverfield lane, 2016)' 로 숨을 고르더니

본작 라라랜드로 정확하게 관객의 턱에 카운터 펀치를 날린다.


그 한 방에 쓰러지지 않는 관객은 아마 없을 듯.



365일 24시간, 꿈이 살아 숨쉬는 도시 헐리우드에서 운명처럼 끌리는 두 남녀가

꿈과 희망과 좌절, 실패를 겪으며 사랑을 꽃피우는데

뮤지컬 영화 답게 어둡고 음울한, 꿈에 대한 처절함보다는

상큼하고 싱그럽게, 그리고 너무 낭만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낸게 이 영화가 지닌 최고의 힘이다.


그렇다고 너무 가볍기만한 영화는 또 아닌게,

남자와 여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남녀의 시점에서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아주 잘 표현했고 그 주 재료를 '현대인' 이라는 배경적, 심리적 뿌리만 남겨둔 채

과거, 무수한 영화들에서 반복되고 재생산 됐던 로맨틱한 분위기에서 끌어왔다는 점이 또 대단한 지점이다.

(지금 보니까 감독이 각본까지 썼네 이 개새끼..)







어휴 무슨 오드리 햅번인줄!!!












특히 극장에서의 이 장면.

아마 내년 이맘 때 까지도 생각이 날거야.




음악, 대사, 배우들이 입은 코스튬, 배경, 분위기, 심지어 세바스찬이 타고 다니는 크래식 카 마저 완벽하다.




예고편을 보고 또 헐리우드의 과거의 향수를 그린 자위용 영화인가 했는데 의외로 현재 시점이라서 너무 좋았음




딱 봐도 감독이 헐리우드의 야경 분위기에 취해 약을 빨고 만든게 분명한 이 영화는

후반부의 미아의 2차 오디션 장면에서 감독이 관객에게 분명히 하고 싶은 말을 확실하게 전달한다.

(이미 오프닝의 자동차 씬에서 음악으로 말 하지만)






거기에 플러스 알파가 되어 영화를 거의 빈틈이 없게 만들어 주는게 바로 '춤' 이다.





주로 탭댄스 비스끄무리하게 추는 이 씬이 홍보용으로 많이 쓰였는데

그 외에도 '이야 쟤네들 춤 제대로 배웠나 보네' 라는 말이 절로 나올만한 온갖 댄스들이 총망라된다.

(세바스찬이 열렬하게 쫓던 '재즈음악' 은 영화, '위플래쉬' 의 연장선이라고 봐도 무방할만큼 주구장창 등장해 주고)



끝으로,

이 영화가 왜 좋은 영화인지 살을 아주 약간 더 붙이자면,


최근들어 '만약 그때 다른 선택을 했었다면' 이라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하는데










원피스에서 그렇게 카리스마 있고 간지넘치던 도플라밍고가 루피에게 패배하고 츠루에게도 꾸지람들을 때.onepiece




이 영화에선 '그 결말' 마저 친절하게 보여준다.

(특히 남자라면 누구나 생각하는 '만약' 이 있지. 그렇지 않나요 남자분들? 나만 그래?? 나만 쓰레기야???)






그래서 엔딩이 더 멋있고

뭔가 아쉽지만 로맨틱한 면이 있는거다.


정말 잘 만들었다 이 영화.




물론 약점이 아예 없는 영화는 아니다.

6년 동안 공들였던 일 앞에서 완전히 무너질 때,

믿었던 연인과의 관계마저 흔들릴 때,

모든 걸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간 미아를 설득시키는 세바스찬의 대사는

영화에서 정말 중요한 장면이 될 수도 있었음에도 말도 안되는 설득으로 그냥 흘려 보낸다.


그리고

반복되는 우연이 필연임을 알고 서로에세 운명처럼 끌리는 두 사람의 행복한 시간 이후,

시간이 흘러 살짝 소원해져 버렸을 때

운명이라 믿었던 모든 것들이

'알고보니 그게 아니었다' 라는 장면이나 메타포처럼 등장하는데

그 장치들이 많았다면 '500일의 썸머' 같은 영화로 남을 수 있었겠지만

그 궤를 과감히(?) 포기함으로써

또 다른 맛의 로맨스를 만들어 냈다.


이게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당신이 선택하길.


하나 더.

세바스찬의 엄마인가 누나인가 하는 사람이 세바스찬에게 건네 주려던 여자의 연락처.

재즈를 싫어한다는 그녀가 결국 미아였길 바랬는데

그 뒤로 언급이 안되서 실망.



감독이 일부러 뺐는지 아니면 별로 의미 없는 장치였는지 그 뒤로 나오지 않는다.







올 한 해 내가 본 영화들을 쭉 뒤돌아 봤는데

차후 '2016 노군 1윜1무비 어워즈(과연 할까 이딴거..)' 에서도 언급을 하겠지만

결단코 '한 번 더 극장에서 유료로 관람해야지' 라고 마음먹었던 영화는 없었다.

라라랜드를 보기 전까지는.

('곡성' 은 마을의 빛이 뭐였는지 궁금해서 한 번 더 극장에서 본거고)


영화를 보고 집으로 오는 길에 이미 사운드트랙을 구매했지만




극장에 혼자 가서 한 번 더 보던지 아니면 얼른 dvd나 토렌트로 나오던지 했으면 좋겠다.



(여러분 라라랜드 더럽게 재미 없어요! 보지 마세요! - 이래야 빨리 상영이 종료되서 금방 토렌트에라도 뜲)


영화가 준 전체적인 무드나 색감, 행동, 대사들이 늘 내가 추구하던 어떤 것과 너무 딱 맞아 떨어져서

영화를 보는 내내 행복감에 가슴이 요동쳤다.


진짜 극장에서 이런 경험을 받은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리뷰 오프닝에도 써 놓았지만

올해 최고의 영화다.











+

엠마 스톤은 거식증에 걸린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살을 너무 심하게 빼서 가슴 라인조차 몽땅 사라졌지만


















거의 전지현(엽기적인 그녀 이미지로 평생을 먹고 살고 계신) 급 병맛 연기를 선보이니

역시 엠마 스톤의 인생작이 될만한 매력을 왕창 뽐내주신다.

캐스팅 정말 잘 한 듯.


나에게 그녀의 인생영화는 딱 한 편, '이지 에이(easy a, 2010)' 뿐이었다.

































너무 심하게 매력적으로 나와서 포인트 부분을 캡쳐 해가지고 폰트 넣고 난리도 아니었음.



해당 영상은 요기에

https://youtu.be/ynLlgWbl-mc



저 노래가 좋아서 원곡도 유료 다운 받았던 기억이...

(요즘도 아이팟 셔플링 해 놓으면 가끔 나옮)




그리고 라이언 고슬링은 아주 살짝, 10mm 정도 미스 캐스팅이 아닐까 싶을만큼 마초 스러운 체형이 눈에 계속 밟힌다.


얼굴은 맥컬리 컬킨인데 몸은 토르여.











조금 착해보이는 마스크를 지닌 저 나이대의 배우를 캐스팅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

(예를 들면 브래들리 쿠퍼 같은..)





온통 러블리한 미아보다 세바스찬은 상대적으로 시크하고 무심한 캐릭터라서 라이언 고슬링도 괜찮긴 하다만.

(차가운 도시남자에 브래들리보단 어울리지 더, 라이언이)




여담이지만 두 사람은 이미 다른 영화에서 만난 적이 있음.









오피스의 마점장 덕분에 봤던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crazy stupid love, 2011)' 에서.











++

이 영화에서 엠마 스톤은 다른 영화 때와는 달리 눈썹을 꽤 강조했는데






그래서 가끔 릴리 콜린스 같기도 하고






페넬로페 크루즈 같기도 하고






예전부터 눈여겨 보고 있던 카라 델레바인 같기도 했다.




그 왜 있잖아,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귀신 들리고 쌈바 춤 추던 미친애.




눈썹 하나로 이정도까지 사람의 인상이 바뀔줄은 몰랐음.












-bonus track-


영화를 보고 집에 오자마자 구글에서 긁어모은

로스 엔젤레스의 멋진 사진들을

잠시 감상하시죠.

































재미있는건 사진들이 모두 한 사람 작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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