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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Feb 22. 2017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

굿바이, 앨리스.

내 이름은 앨리스. 이건 내 세상이다.










굿바이, 앨리스.


드디어 지긋지긋했던 레지던트 이블의 시리즈가 끝났다.

게임 원작이 있는 좀비물로서 2002년부터 지금까지 굉장히 오랜시간동안 속편을 제작한 영화인데

처음 이 시리즈를 봤던 때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어릴적부터 전형적인 겜알못이었어서, 레지던트 이블의 원작이 게임이고 또 다른 제목이 '바이오 하자드' 라는 것도,

이 영화가 좀비물이라는 것도 모르고 그저

밀라 요보비치가 주인공으로 나온다길래 지나가던 명동 cgv에서 시간이 남아 우연히 본게 처음이었다.

(정말 아무 정보 없이 본 영화라서 일반적인 액션영화인줄만 앎)



그 때 본 레지던트 이블 1편은 기가막히게 잘 만든 수작이었다.

게임과의 연관성은 레지던트 이블 2편이 거의 유일했지만(4, 5에서 레드필드 남매가 나오긴 하지만 2편의 '추격자' 처럼 게임과 이어지진 않으니..)

엄브렐라사의 암투와 그걸 막으려 비밀리에(?) 하이브로 진입한다는 설정,


거기에 인조인간 못지않은 밀라 요보비치의 여전사적 모습과







충격과 공포로 여전히 뇌리에 깊숙히 박혀있는 레이져 절단 씬.







엄브렐라의 하이브를 통제하는 슈퍼 컴퓨터인, 레드 퀸의 존재와 '너희 내려가면 다 죽어(you'll are going to die)' 라는 협박.









클래식 혹성탈출 시리즈를 위협하는 희대의 엔딩씬으로 회자되는 멸망해버린 세상이 담긴 엔딩씬.






마릴린 맨슨과 여러 헤비한 뮤지션들이 합심하여 만든 사운드 트랙까지.



https://youtu.be/ZyFCmSD4uDs



뭐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시작한 최고의 좀비 sf영화였는데

시간이 흐를 수록 3편부터 게임과는 조금씩 다른 길을 걷더니 5편에선 아주 똥을 싸지르며 수습을 못하다가 결국 마지막 시리즈를 내놓게 된다.


4편까지는 그래도 나름의 스토리를 가지고 이끌다가 5편에선 주조연들을 클론으로 만들며 재탕에 삼탕까지 해서 우려드신다.






레지던트 이블 5편의 엔딩.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생존자들과 크리쳐들-좀비들에게 대항하며 최후의 전쟁을 선포하는가 싶더니 끝나버려서


아, 드디어 6편엔 이 전쟁 이야기가 나오겠구나 했는데 다 잘라버리고 이미 전쟁이 끝난 후의 시점에서 시작한다.



엄브렐라의 주 간부들은 클론과 감염의 힘으로인해 멀쩡하게 살아서 움직이는 상태고

본작에서의 키는 '앨리스' 오리지널 본체(?) 가 등장한다는 점인데

스토리 짜는게 귀찮았는지 원래 이런 sf영화에서 시놉시스를 기대하면 안되는 거였는지

시종 깜짝 놀래키는 장치들만 잔뜩 나열해 놓고 전작들을 뛰어넘을 생각조차 안하는 게으른 각본가(감독, 폴 앤더슨 본인) 덕분에 그야말로 어설프게 시리즈를 마감했다는 생각이다.


감독 폴 앤더슨이 시리즈 1편부터 6편까지 모든 시나리오를 혼자 담당했었는데 4편 쯤 부터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긴건지 내용들이 영 별로였다.


이 영화는 그야말로 의리 때문에 본거다.

21세기를 시작하는 첫 좀비물이었기 때문에.



그 뒤로 바이오 하자드 pc게임도 찾아서 하게 되고 여러 고전 좀비 영화들도 감상하게 되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레지던트 이블 1을 뛰어넘는 속편은 찾을 수가 없다.


게임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았던 레지던트 이블 2편의 질 발렌타인 역시 잊을 수가 없지.






아무튼 이왕 끝냈으니(?) 더이상의 시리즈는 나오지 않길 바란다.

(그냥 애니나 만들어..)


그동안 고생했다 앨리스.
















+

이 영화엔 새로운(?) 레드 퀸으로 나오는 아역이 하나 있는데





바로 감독 폴 앤더슨과 밀라 요보비치가 낳은 딸이란다.

(그러고보니 아빠를 조금 닮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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