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군 Jun 06. 2017

에이리언 커버넌트

거장이 된 에이리언의 아버지.

선택해.

천국에서 복종할 것인지 지옥에서 지배할 것인지.






내 이름은 오지만디아스, 왕중의 왕, 나의 업적을 보라, 너희 위대한 자들아.

그리고 절망하라.













거장이 된 에이리언의 아버지.



난 에이리언 시리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시대도 시대였거니와 공포 크리쳐물을 선호하지 않는 취향 덕에 어릴때 자동적으로 스킵된 영화였다.

(남아있는 거라곤 죽어도 죽어도 죽지 않는 시고니 위버 누님의 끈질긴 생명력 정도?)


하지만 리들리 스콧 옹이 에이리언(alien, 1979) 의 창시자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에이리언의 프랜차이즈(aliens, 1986) 시대를 연 장본인에다

데이빗 핀처 감독이 철학적 메시지를 한 스쿱 떠 얹은 뒤(alien 3, 1992),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이 마무리로 기괴함을 더한 시리즈(alien: resurrection, 1997) 라는 건 안다.

그 후 등장한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등의 지극히 상업적인 면모를 보이는 에이리언의 sf영화들은 언급하기 민망할 정도로 졸작의 반열에 오른 영화들이지만

에이리언의 골수팬들에게는 열화와 같은(?) 성원을 입곤 했다.



어쨌든 나에게 정신적인 데미지를 가득 안겨줬던 리들리 스콧 감독의 프로메테우스(2012) 는 감독이 개봉 당시

'절대 에이리언의 프리퀄이 아니다' 라고 밝힌 것과 다르게 오리지널 에이리언 1편에선 엔지니어와 u자 우주선이 이미 등장한다.









리플리가 처음 갔던 행성(lv 426)과

프로메테우스에서 엘리자베스 쇼가 영화 한 편에서 리플리가 영화 4편 동안 겪었던 거의 모든 고난을 다 이겨내고 떠났던 행성(lv 223) 자체가 다르므로

'엔지니어' 라고 불리우던 '스페이스 쟈키' 종족이 우주를 탐사하며 여기저기에 흔적을 남겼다고 보면 될 듯.


리들리 옹은 나처럼 예전 에이리언 시리즈를 보지 않은 사람이나

새로운 영화 소비자가 되는 세대들에게 에이리언이라는 제목이 익숙치 않을거라 여겼는지 '프로메테우스는 에이리언의 프리퀄' 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던건 사실이다.

(프로메테우스의 창작노트만 봐도 '스페이스 쟈키' 에 대한 물음들을 본인이 직접 해소하고 싶어서 제작했다고 쓰여있다)



아무튼 이제와서 뒷통수를 치는냥 '에이리언' 이라는 제목을 갖다 쓴 본작,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나처럼 에이리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sf관객에겐 더없이 황홀한 경험이었다.


이미 프로메테우스에서 많은 물음표와 궁금증을 남기고 데이빗의 머리통과 함께 엔지니어들의 행성으로 떠난 쇼 박사의 모험담이 기다려진건 사실이다.

하지만 에이리언 커버넌트 는 이미 쇼 박사가 스페이스 쟈키의 본거지로 떠난 뒤, 10년 후를 그려냈다.

그래서 이야기가 흐르는 동안 관객은 쇼 박사의 이야기를 넌지시 예측 할 수 밖에 없는데

그녀와 함께 떠난 '인조인간' 데이빗이 친절히 설명을 해 주니 프로메테우스를 보지 않더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다.



에이리언의 아버지, 리들리 스콧 감독이 프로메테우스를 만든 이유는 단 한가지.


다른 감독들이 연출한 세 편의 '에이리언' 시리즈를 보면서 본인이 '에이리언 1' 에서 자문했던

'스페이스 쟈키의 우주선은 무엇인가?'

'기괴하게 생긴 외계 생물체의 알은 무엇인가?'

'에이리언은 왜 진화하는가?'

같은 질문에 답하는 감독이 단 한명도 없길래 20세기 폭스 사를 찾아가, '에이리언' 시리즈를 부활시키고 싶다고 했단다.

그래서 '프로메테우스' 를 통해 감독 자신이 또 한 번 자문할 수 있었고

본작 '에이리언 커버넌트' 를 통해 그 답을 어느정도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결국 오랜 세월을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에 온 셈이다.



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프로메테우스와 마찬가지로 훌륭한 볼거리들이 많다.


' sf의 거장(사실 알고보면 초기 작품 몇 개만 sf 라는게 함정)' 이라는 수식어 답게

일반적인 머리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크리쳐들을 대거 출동시키며 뭇 관객들의 비위를 상하게 만들었던 프로메테우스에 이어

에이리언 커버넌트에서는 에이리언의 초기 모델으로도 불리우는 '네오모프' 가 등장한다.







우리가 이전 에이리언 시리즈덕에 익히 알고있는,

'에이리언 퀸(제노모프 여왕)' 이 품고 있다가 낳게되는 '오보모프(ovomorph)' 와 생물체가 가까이 접근하면 확!!!!!!! 튀어올라, 숙주로 삼는 '페이스 허거(facehugger)' 또한 완벽하게 등장한다.









이것들은 이미 다 알고 있던 것들이라서 별로 신기하지 않지만

'특정 조건' 이 달성되야만 생성될 수 있는 에이리언들을 에이리언 커버넌트 에서는 '어떤이' 가 '어떤 방식' 으로 등장시키는데(스포는 안함)

그것 역시 리들리 옹이 시리즈의 시작을 만든 장본인이기에 눈감아줄만 하다.

(마치 후속편의 감독들이 싸지른 똥을 직접 수습하는 느낌이랄까..)


난 그런것들 보다는 최초 인간에게 감염이 되는 경로가 참 신박했다.







에이리언 커버넌트의 8할은 에이리언의 등장이 민망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인조인간으로 나오는(1인 2역) '데이빗' 과 '월터' 를 연기한 '마이클 패스밴더' 다.


이미 '로봇 3원칙' 따윈 개나 줘버린 '프로메테우스' 에서의 전적이 있는 인공지능 로봇이기에

영화의 처음과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캐스팅인데

딱 봐도 결말이 너무 뻔히 보이는 역할이지만

'스스로 깨우치고 창조해 내려 하는 로봇' 이라는 전무후무한 데이빗이라는 캐릭터를 창조해 낸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들에게 상을 주고 싶을 정도로

전작, 프로메테우스를 뛰어넘는 존재감을 보여준다.






* sf작가, 아이작 아시모프(라고 쓰고 작가님, 선생님, 신님으로 읽는다) 가 고안해 낸 '로봇공학의 3원칙'

1. 로봇은 인간에 해를 가하거나, 혹은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에게 해가 가도록 해서는 안 된다.

2. 로봇은 인간이 내리는 명령들에 복종해야만 하며, 단 이러한 명령들이 첫 번째 법칙에 위배될 때에는 예외로 한다.

3. 로봇은 자신의 존재를 보호해야만 하며, 단 그러한 보호가 첫 번째와 두 번째 법칙에 위배될 때는 예외로 한다.



이런 법칙을 아무 고민 없이 깨버리는 캐릭터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려고 아시모프가 저런 법칙을 일부러 고안해낸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왜 Ash-Bishop-Call-David 다음에 갑자기 확 건너 뛰어서 Walter 죠?

이제 스펠링 이어붙이는 안드로이드 놀이는 그만할 예정?












그러고보니 위노나(에너리 콜) 만 멀쩡하네?




프로메테우스 때 부터 아무리 기를 쓰고 노력을 해도 오리지널(?) '리플리(시고니 위버)' 의 카리스마를 뛰어넘지 못한 쇼 박사, 비커스의 뒤를 이어









다니엘스(캐서린 워터스턴) 가 등장하는데 








에이리언 커버넌트의 이야기 전체가 거의 데이빗과 월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관계로 열심히는 했지만 많이 미미하다.

(얼굴이 귀염상이라서 그릉가?)




멋진 우주의 배경과

미지와의 조우는 언제나 불안하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 좋은 sf 작품 되겠다.






진짜 오프닝때 커버넌트호 충전하려고 커다란 돛을 우주에서 펼칠 때의 그 장관이란...!!!!



리들리 스콧 옹이 이미 에이리언 시리즈의 프리퀄 3부작의 마지막 편 집필을 끝냈다고 하니 벌써 기대가 된다.

(1979년에 나온 '에이리언' 이전의 이야기가 될거라고... 리플리도 cg로 마지막에 나오나?)


'에이리언의 아버지가 작정하고 만들면 이정도구나' 라면서 런닝타임 내내 소름 돋으면서 봤다.



끝으로

에이리언 커버넌트의 쿠키영상은 없다.












+

솔직히 프로메테우스를 재미있게 본 1인으로서

엔지니어들의 이야기가 신명나게 펼쳐질 줄 알았는데

1분도 안되서 설명이 끝나버려가지고 살짝 허무...

(이래서 영화 제목이 '에이리언: 파라다이스 로스트' 에서 '에이리언: 커버넌트' 로 바뀌었나 싶음. 원래는 쇼 박사와 데이빗이 방문-!-하게 되는 엔지니어 행성 얘기를 예정대로-!- 하려고 했었다고 한다)


참고로 영화의 제목인 '커버넌트(covenant)' 는 '계약' 혹은 '약속' 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

성경과 관련하여 신과 유대인들 사이의 언약으로써,

다시는 홍수로 지구를 쓸어버리지 않겠다는 신의 약속이 있다.

이것은 유대인들이 신의 계명을 따를 것이고, 신은 계명을 어긴 자들을 공정하게 심판할 것이라는 약속이었다.

근데 그자식은 앤지니어와 함께 인류를 쓸어버릴 심산인가...















++

영화 초반에 '선장, 브랜슨' 으로 등장하는 제임스 프랭코는 감독에게 밉보였는지 통편집에다 나중에는 녹화물과 사진만으로 10초 정도 나온다 ㅋㅋㅋㅋㅋㅋㅋㅋ









https://youtu.be/EkXgRlRao5I




나름 인지도도 있고 연기파에 특유의 억양이나 제스쳐가 한 번 보면 절대 잊혀지지 않는 배우인데 통편집.. ㅋ킠크카크킼킈ㅡ키ㅡ키크크ㅏㅋㅋㅋㅋ


우리 프랭코 형 불쌍해서 어떡해요 ㅠㅠ

(미성년자한테 찝쩍댔던거 리들리 옹한테 걸렸나?)


매거진의 이전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