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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Jun 06. 2017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017년 여름시즌으로 가는 발판.

난 내 얘기를 전할 한명은 살려두거든.





-발목을 봤어요♥

-가만히 뒀으면 더 많이 봤을거야!!!!






-속옷차림의 여자 때문에 날 두고 간다고??

-네!!!

-남자는 다 똑같아...






-당신에게 난 뭐죠?

-보물.





한 순간, 모든 걸 다 가진 줄 알았는데 이젠 아니네요.













2017년 여름시즌으로 가는 발판.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는 이전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를 챙겨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캐릭터 배분을 잘 한 영화다.

나 역시 조니 뎁이 연기한 잭 스패로우의 캐릭터 때문에 개봉을 하면 으레 별 생각 없이 극장에가서 챙겨보는 시리즈가 되었지만

앞의 이야기들은 몇몇의 이미지적인 단상만 남아있을 뿐(문어 괴인인 데비 존스 라던지 그가 타고 다니던 플라잉 더치맨이라던지),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3편, 2007)' 에서 저주를 받아, 플라잉 더치맨에 승선한 '윌 터너(올랜도 블룸)' 가 왜 저주를 받았는지 같은 디테일한(?) 캐리비안의 해적 세계관 스토리는 신경 쓸 필요도 없을 정도로 이야기의 구조를 잘 짰다.

(왜 굳이 시리즈를 하나 건너 뛰고 이제야 저주를 풀려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의 주 스토리는


아버지 덕분에 신화와 판타지를 신봉하게 된 윌 터너의 아들, '헨리 터너(브렌튼 스웨이츠)' 가 '마녀' 라고 손가락질 받으며 살아온 천문학자, '카리나 스미스(카야 스코델라리오)' 와 엮이면서 '잭 스패로우(조니 뎁)' 와 오래된 악연이 있다는 '살라자르(하비에르 바르뎀)' 의 싸움 사이에 낀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모두 함께 전설의 포세이돈 삼지창을 찾으러 가지....)


국내에서 영화홍보를 잭 스패로우 vs 살라자르 로 열심히 하던데

그걸 기대하고 가면 안된다.



대충봐도 별거 없는 스토리 때문에 본작은 유독 스토리가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잭 스패로우의 젊은시절, 스페인 함선의 선장으로 해적들을 무참하게 제압해 오던 살라자르에게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어줘, 그가 평생 잭을 원망하며 살아오다가 아주 우연한 기회(해적의 삶이란...) 에 속박이 풀려 잭을 쫓게 된다.


딱 봐도 살라자르는 본작을 위해 억지로 만들어낸 캐릭터인게 뻔히 보일만큼 이전 시리즈들의 악당 캐릭터들보다 매력이 많이 떨어진다.






난 살라자르와 그의 부하들이 물위를 걷는 이 씬에서 살라자르 표정보고 정말 빵 터졌다.






코믹함과 공포감을 모두 지닌 마스크의 하비에르 바르뎀님.




하지만 스토리의 부실함을 스케일로 압살시켜버리는데

우선 살라자르의 함선이 그러하다.







배의 디자인을 누가했는지 몰라도 사람의 갈비뼈처럼 생긴 살라자르의 배는 얼마 남지않은 목재들로 상대방의 배를 조여서 한 방에 부숴버리는 강력한 힘을 가졌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이집트 왕자(1998)' 에서 보고 소름이 끼쳤던 바다를 가르는 씬.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를 연출한 두 감독, 요아킴 뢰닝, 에스펜 잔드베르크는 이걸 실사로 해낸다.






정말이지 '여름시즌 sf 블록버스터 라면 이정도는 해 줘야지' 라는 자신감을 본작에서 여실히 보여준다.

(그리고 포세이돈의 삼지창이 숨겨져 있는 섬은 우주 은하를 표현한 듯 너무 심하게 아름다웠다)



간만에 영화를 아이맥스로 봤는데

아 정말 오랜만에 sf 영화 보면서 온 몸에 소름이...!!!










왜 디즈니가 굳이 6년만에 캐리비안의 해적 카드를 2017년 여름시즌이 아닌 지금 꺼내드는지 잠시 생각했다가,

올 여름엔 '스파이더맨: 홈 커밍' 이 떡하니 버티고 있어서 이내 수긍이 갔다.



참고로 조니 뎁은 이미 예전부터 잭 스패로우 그 자체가 된 모양새라서(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없는 아이언맨 시리즈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것 처럼),

주인공인 주제에 여전히 비열하고 지저분하며 능글맞고 헐렁한 연기를 잘 보여준다.


이게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강점이자 약점인데

나일롱 해적같이 보이는 주인공인 잭 보다 주변인물들의 이야기가 주가 되는 씬이 많다.


본작에서도 잭은 이 전통(?) 을 이어가는데,

엘리자베스와 윌에 이어서 카리나와 헨리의 사랑을 맺어주는 오작교역을 한다.

이젠 슬슬 제대로된 여자를 만나서 정착할 때도 되지 않았나 싶지만

사랑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부하들에게 '선장' 으로 불리는게 더 행복해 보이니 뭐 그걸로 된건가.

(잭이 결혼을 하면 일단 시리즈가 끝날 듯...)



끝으로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를 가장 빛내는 배우는 바로 카리나 역의 카야 스코델라리오 되겠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 등장했던 모든 여배우들을 통틀어도 본작의 이야기의 키를 쥐고 있는 카리나에겐 안되더라.













카야 본연의 미친 외모와 더불어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씬에선 약간 뜬금없기도 했지만 그녀의 연기력 덕분에 너무 뭉클했다.

(아아 바르보사님.. ㅠㅠ)


이 영화 덕분에 툭하면 외모와 몸매만 믿고 쉽게 가기 쉬운 헐리우드에서 앞으로도 기대되는 여배우들 중 하나가 됐다.




더불어

윌의 저주받은 여정을 끝마치는 듯한 엔딩 또한 뭔가 결말을 제대로 짓는 느낌이라서 역시 조금 뭉클했다.






역시 나이틀리 누님처럼 심하게 마른 여자보다는 카야같은 여자가...♥












+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는 쿠키영상이 딱 하나 있다.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다음에 나온다.

시리즈의 다음편을 안배한 장치인데 약간 억지스러움도 있지만 뭐,

카야만 다시 나온다면야 : )











++

극장에서 영화볼 때, 좋은 대사가 나오면 머릿속에 각인시켰다가 영화 리뷰할 때 꼭 쓰는 버릇이 있는데

아무래도 극장이다 보니 상영 중간에 스마트폰의 메모장을 열고 쓰는건 다른 사람에게 미안해서 그렇게 한다.


하지만 오늘같이 극장에 사람이 없을 때는 스마트폰 불빛을 최소화하고 메모장에 대충 휘갈겨 입력해 놓는데

그걸 집에와서 확인해 보니









시궁창.






발목을 봤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남자는 다 뜍같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당신에게 난 뭐죠 보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앞으론 극장갈 때 작은 메모지랑 펜을 가지고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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