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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Jun 06. 2017

노무현입니다

본격 남겨진 노무현의 사람들이 그를 추억하는 영화.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 조문행렬이 1~2km는 됐는데 갑자기 비가 엄청 내리는거에요.

누가 지시한 건지는 모르겠는데 어린이, 여자, 연세 많으신 분들, 장애인 분들 먼저 조문을 하게 하라고 했습니다.

근데 아무도 그 줄을 이탈하지 않고 그 많은 비를 다 맞으면서 자기 차례에 조문하겠다고 하는거에요.

그 사람들이 진짜 노무현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 측근들은 한 자리 했답시고 자랑하고 으시대고 그랬는데.














본격 남겨진 노무현의 사람들이 그를 추억하는 영화.



영화, 노무현입니다 에는 많은 노무현의 사람들이 나온다.

그의 곁에서 그를 지키고, 지지하고, 아꼈던 사람들의 인터뷰와 지지율 2%의 꼴찌 후보에서 새천년민주당 국민참여경선의 대선후보 1위에 이어

대통령이 되는 순간의 노무현을 담아냈다.


그래서 앞서 개봉했던 노무현의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2016)' 와 여러 부분이 중첩되어 보인다.


하지만 노무현입니다 는 남겨진 노무현의 사람들의 피부에 와닿는 고증(?) 덕분에 그를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아픈 영화가 될 수 밖에 없다.

(옆 좌석에 앉아있던 사람들 모두다 울고 난리도 아니더라)



나는 노무현 정부 때 군대에 가 있어서 입대 전, 그에게 표를 행사하고 군에 들어갔기 때문에 그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는 모른다.

상대적으로 제대하고 나서 대한민국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가는 소위 '보수' 라고 불리는 당에서 당선된

노무현 이후의 대통령 둘(이명박근혜) 이, 상식을 벗어난 짓들을 서슴없이 했기 때문에 노무현이 정치를 잘 했던 사람으로 보였을 뿐이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이후에는 그를 조금이나마 더 알고 싶었고 대체 어떤 성품의 사람이길래 아직도 사람들이 이렇게나 빨아줄까 궁금했었다.


물론 정치적으로 노무현을 안고 우상시하는 사람들 역시 꼴같잖아 보이긴 하지만

내가 여러 매체와 미디어들을 보면서 느낀 노무현이라는 사람은


일반 서민들과 언제든 만나 두서없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탈한 사람,

권위의식과 소위 '가방줄' 로 대변되는 대한민국 정치에 유일하게 맞섰던 사람,

가장 일반적인 상식의 범위에서 정치를 하려고 했던 사람.


정도다.



영화 노무현입니다 에서도 나오지만 고졸출신 듣보잡이 대통령이 되겠답시고 새천년민주당 국민참여경선에 나선 꼴이

기존의 같은 당 후보들에겐 얼마나 같잖아 보였을까.


같은 당의 이인제 후보가 경선때 노무현을 찍어 누를 최후의 카드로, 

'노무현 후보의 장인이 과거에 빨치산 활동을 했기 때문에 저 인간은 빨갱이다'

라는 개소리를 뱉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게 2017년인 지금도 먹히는 '좌파 빨갱이' 프레임 되겠다.


이인제 후보는 같은 당의 후보를 빨갱이로 모는 되도않는 헛짓거리를 하시곤 경선에서 보기좋게 미끌어지신다.


그만큼 대한민국은 아직도 지역감정이며 여야며 우파좌파 운운하면서 다들 제 밥그릇 챙기기 바쁘고 서로 헐뜯기 바쁘다.

앞으로 나아갈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지난 2대 대통령 임기 기간동안.


이제 또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으니(게다가 대통령은 노무현 친구라고도 불리는 문재인),

뭔가 좀 다를까 기대를 걸 수 있겠으나 두고 봐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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