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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Nov 13. 2017

킹스맨 골든서클 후기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영화들의 시퀄이 품어야 하는 숙명.

고개 끄덕이긴 쉽지?





지금 봐도 ㅈㄴ 장관이죠?





세상을 구하면 뭘 해야하는 지 알지?





콧구멍에 넣는 거 아니죠?





잃을게 있다는 건 삶을 가치있게 만들어주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영화들의 시퀄이 품어야 하는 숙명.



킹스맨 골든서클도 예외는 아니다. 깊은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1편의 명맥을 이어가려 애를 쓴다.


희대의 악당이었던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 사건이 있은 후, 1년. 영국의 비밀요원 킹스맨이 된 에그시는 전편에서 구해낸 공주(틸디 / 한나 알스트룀) 와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새로이 나타난 악당 포피(줄리안 무어) 가 이끄는 골든 서클이라는 마약 제조 조직에 의해 킹스맨의 완전 붕괴를 맛보게 되어, 미국에서 활동중인 비밀 첩보 조직인 '스테이츠맨' 을 찾아간다는 이야기.



본작은 전편의 아성을 무너뜨리지 못한다. 특유의 말투와 자신만의 세계관이 뚜렷했던 발렌타인에 비해 현저히 매력이 떨어지는 포피가 '메인 빌런' 이 되지 못했기 때문. 거기에 존재 자체로 큰 매력이었던 발렌타인의 심복, '가젤(소피아 부텔라)' 역에 대응하는 캐릭터 또한 없다. 대신 제작진은 갤러헤드(해리 / 콜린 퍼스) 의 컴백에 상당히 진지한 고민을 했음을 보여준다(뚜껑을 열어보니 결국 SF 였지만). 거의 두 시간이었던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보다 30여분 늘어난 본작의 런닝타임은 해리의 부활, 공주와의 한 때, 포피의 계략, 스테이츠맨의 소개 정도로 나뉘어져 있다. 그래서 보는 사람에 따라 어쩌면 지루할 수도, 또 어쩌면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영화의 호흡 자체는 잉여시간 없이 쾌활하게 이어가지만 전작보다 더 나은 걸 기대한 사람들에겐 실망을 안겨줄 수도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마음을 비우고 본다면 전작과 이어지는 킹스맨 특유의 무드에 쉬이 탑승할 수 있는 영화다. '약쟁이' 들을 인질로 삼아 대통령과 딜을 하는 포피(비록 그녀가 원하는 건 시답잖지만), 이번 기회에 손 안대고 코를 풀 수 있는 기회를 잡으려는 대통령, 양복점을 하는 킹스맨과 양조업을 하는 스테이츠맨의 콜라보, 무엇보다 확실히 전편보다 나아진 액션 씬들은 일개 워킹클래스에 속해있던 철부지 청년이 어느덧 보란듯이 임무를 완수해 내는 핵심 요원이 됐음을 잘 보여주는 후속작이 되었다. 거기에 보너스 처럼 들어가 있는 '엘튼 존(본인 역)' 과 해리의 젊은 시절은 이 영화의 킬링 포인트.



몇 가지 아쉬운 점은 포피가 내민 서류에 대응하는 대통령의 말이 어느정도는 일리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과 본작에서 사라진 몇 몇 중요 요원들. 그리고 끝판왕의 부재 정도다. 



전편이 훌륭했으니 후속작에서 그보다 나은 걸 원하는 건 당연한 대중의 기본 기대 심리다. 하지만 킹스맨 골든 서클은 쉬운 길로 가지 않았다. 흐릿하지만 본인의 색은 분명히 가지고는 있는 포피가 발렌타인을 뛰어넘지 못했을 지언정 그녀에게 대응해, 대통령이 내린 '대통령령' 은 꽤 설득력이 있어보였고 여성의 존재를 성 역할 프레임 안에 가두려고 하는 시도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참신했을 정도(물론 에그시가 자신의 임무를 틸디에게 보고하는 거 자체가 좀 웃겼지만). 1편에서 킹스맨 후보에서 탈락한 인재가 악당의 편에 선다는 구조도 뻔했지만 괜찮았고 제작자들 조차 '우린 1편을 넘지 못할거야' 라는 식의 전작 리플레이, 오마쥬, 자기복제는 귀여운 수준이다. 가장 궁금했던 해리의 복귀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대충 SF로 치환해 버리긴 했지만 그가 필드로 돌아오는 과정이 깨알같았다('"MANNERS MAKETH MAN", 와장창!' - 이 파트에 극장에서 나 혼자 박장대소 핢). 마지막으로 액션 씬. 오프닝의 자동차 씬과 후반부의 리프트 씬은 '어떻게 저런 액션을 짤 수 있지?' 라는 생각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교회 씬' 만큼 스마트폰의 작디 작은 화면을 이용해 유튜브로 몇 번을 봐도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킬링 액션은 없지만 또 다시 '킹스맨' 스러운 액션들을 만들어낸 제작진들이 참 대단하다.


어쨌든 '형만한 아우 없다' 라는 말에 잘 들어맞는 영화가 됐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그럭저럭 봐줄만한 영화였다.









+

킹스맨 골든서클은 오랜만에(?) 아이맥스에서 봤다.





딱히 아이맥스에서 보지 않아도 뭐 그럭저럭 한 영화.

그것보다는 얼른 토르: 라그나로크 개봉해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헐크는 완전 큰 불. 토르는 꺼져가는 불."

예고편 볼 때마다 웃곀ㅋㅋ




 


++

줄리안 무어가 플레이한 포피는 악당으로서 이렇다할 매력은 없지만 그녀의 존재 자체로 묘한 아우라가 뿜어져 나온다.















+++

킹스맨 골든 서클을 시간이 나서 이제야 감상하게 됐는데 지난 주에 조금만 신경 써서 움직였다면 아마 메가박스에서 이벤트를 했던 '킹스맨 콤보' 의 총알 보온병을 손에 넣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많이 늦은 탓에 인천에 위치하고 있는 메가박스 상영관들(송도, 청라)에게 킹스맨 콤보 재고가 남아있는지 직접 전화로 문의를 해 보았다.


결과는 대참패...




서울-경기 지역의 메가박스는 모든 수량이 품절되었다는 대답을 듣게됐다. 그래서 오기를 부려, 그나마 수도권과 가까운 지역인 대전, 천안, 공주의 메가박스에도 전화를 걸어서 재고가 남아있는지 물어보았는데,




결과는 또 대참패...







오랜만에 메가박스에서 영화를 보겠거니 했는데 결국 CGV가서 보고왔다.


왜 나의 사랑 너의 사랑 cgv는 이런 이벤트를 하지 않는거니!!!

(늦게 일어난 새는 밥도 못먹는다)



내가 이런 이벤트를 진작에 알았다면 개봉날 당일에 메가박스를 갔겠지!


끝끝내 킹스맨 보온병은 나랑 인연이 없나보다 ㅠㅠ











++++

문득 생각이 나서 2편이 1편의 흥행을 크게 뛰어넘은 작품이 얼마나 있나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다.


터미네이터 2, 배트맨 다크나이트, 매트릭스 리로디드,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정도?


해리포터 말고는 거의 전편과 완전히 다른 무언가를 보여준 영화들이다. 1편을 뛰어넘는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리부트 된 다크나이트와 원작이 존재하는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는 그렇다 쳐도)













+++++

킹스맨 골든서클의 쿠키영상은 없다.

(있을 줄 아르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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