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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Feb 17. 2018

영화 더 포스트 후기

소름끼치는 연기력과 연출력, 그리고 실화가 만났을 때.

신문 읽는 거 말고 쓰는 거에 관심있는 사람 없나?




난 이 일이 너무 좋아.




뉴욕 타임즈는 우리의 적이야, 반드시 기소해야해.




질 걸 알면서 젊은이들을 계속 전쟁터에 보낸거야.




- 기사를 냈을 때 미국에 전혀 피해가 없을걸 예상하나요?

- 그래




닉슨은 개자식이야!!!




정부에서 자기들 입맛에 맞는 신문사를 지정해 주는 거라면 워싱턴 포스트는 역사에서 사라진 거나 마찬가지지.




신문 발행의 자유를 지키는 방법은 신문을 발행하는 것 뿐이야.




여자가 설교하는 것은 개가 뒷다리로 걷는 것과 같다. 잘 한 건 아니지만 모두가 놀라기는 하니까.




캐서린을 모두가 없는 사람 취급했지. 그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본인조차 그렇게 돼.




건국의 아버지들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언론의 자유를 인정했다. 언론은 통치자가 아닌 국민을 섬겨야 한다.















소름끼치는 연기력과 연출력, 그리고 실화가 만났을 때.



SF의 거장으로 이미 어떤 반열에 오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어느날 부터 블록버스터가 아닌 이런류의 영화를 직접 제작하고 감독한다. 톰 행크스와 메릴 스트립이 단단하게 받쳐주고 있지만 영화 배경에 맞는 시대(1971년) 에 어울리는 클로즈업 스타일 하나로(특히 아주 중요한 전화가 오는 장면들) 긴장감을 자아내는 연출력 등이 왜 스필버그가 SF 장르를 벗어나게 됐는지 아주 잘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 더 포스트는 1971년, 뉴욕 타임즈의 '펜타곤 페이퍼' 특종 보도로 미국 전역이 발칵 뒤집히는 일이 발생하는데 그 일로 인해 미국 정부는 '1급 국가 기밀 유출' 운운하며 타임지를 고소한다. 이 사실을 알게된 워싱턴 포스트의 편집장 '벤 브래들리(톰 행크스)' 가 타임지와 정부를 잡기위해 자신 또한 펜타곤 페이퍼를 찾아내려 한다는 이야기.



본작은 꽤 많은 걸 담고있다. 해리 트루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존 f. 케네디, 리처드 닉슨에 이르기까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30여년이라는 시간동안 감춰온 '베트남 전쟁' 의 진실을 파헤치고 세상에 알리려는 미국 전역의 신문사들과, 아버지와 남편에게 물려받은 신문사 워싱턴 포스트의 회장인 '캐서린 그래햄(메릴 스트립)' 이 그저 허울뿐이었던 꼭두각시의 위치에서 당당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여성으로 변모하는 모습, 그리고 닉슨 대통령의 역대급으로 치졸한 모습등이 담겨있다.



베트남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 당시의 미국은 많은 병사들을 베트남에 보냈었는데 그 이유는 단지 미국의 패배를 인정하기 싫어서였다. 저 네 명의 대통령들은 국민들에게 미국은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선전을 수 없이 내뱉었고 펜타곤 페이퍼 작성에 관여했던 군사분석 전문가 다니엘 엘스버그가 베트남전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뉴욕 타임즈의 닐 쉬한이라는 기자에게 문서의 복사본을 건넨다. 타임즈는 가장 먼저 이 특종을 터뜨렸고 당시 지역신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워싱턴 포스트의 벤은 배가아파 발만 동동 구르고 있게된다. 미국 정부가 타임즈를 법정에 세울 작전을 짜는 동안 벤은 어렵사리 구한 펜타곤 페이퍼를 손에 넣게되고 역대 대통령들(닉슨 제외) 과 즐거운 시간을 많이 나눴던 포스트지의 회장 캐서린과 벤은 친구를 배신하며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리느냐, 양심에 찔리지만 진실을 함구하고 있느냐를 고민하다 결국 진실을 폭로하게 된다. 이내 타임즈와 법정에서 같은 좌석에 앉는 신세가 되지만, 법정은 정부보다는 언론사의 편을 들어준 덕에(6대 3) 전세계적 반전시위의 도화선이 되는 사건이 된다.



정부의 언론 통제와 탄압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전세계에 진실을 알리려 노력한 영웅들의 이야기다. 그나마 미국이라서 조금은 신사답게(?) 협박을 한게 아닐까 싶지만 어쨌든 다치는 사람 하나 나오지 않고 우리나라처럼 국정원이네 뭐네 해서 겁박하고 협박하는 장면들 대신 신문사라는 언론기관에서 일하는 헤드들의 속사정과 역대 대통령들(특히 존 f. 케네디) 과 절친이라고 까지 볼 수 있는 그네들의 고민이 담겨있어서 우리와 온도차가 꽤 있구나(주요 핵심 고발 인물의 마티즈라던지 갑작스런 심장마비 사망이라던지) 싶었다.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캐서린과 톰 행크스가 연기한 벤은 별다른 재스쳐 없이 표정과 눈빛 하나만으로 연기의 끝을 보여준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 뱉을 때 마다 흐르던 긴장감 또한 가히 압도적이고 왜 두 사람이 스필버그 감독과 함께 '거장' 으로 불리는지 아주 잘 알게된 계기가 됐다. 제 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 가 떡 버티고 있긴 하지만 더 포스트의 선전도 기대해 본다.



























+

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 최순실 게이트를 터뜨렸던 사람들이 떠올랐다. 이명박근혜가 정권을 잡은 뒤 암흑의(...) 10여년 동안 빛을 찾기위해 고군분투했던 사람들. 방송국과 언론사들을 통째로 집어삼켜서 아주 맛있게 씹어 잡수시던 이명박 박근혜와 그 측근들. 아직도 쌍팔년도 인줄 아는 멍청이들 덕분에 대한민국(과 언론)은 그 기간 동안 꽤 많이 후퇴했다.



















++

이 영화도 앞서 관람한 아이, 토냐, 플로리다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정식 개봉일이 10일 정도 남았지만 우리들의 영화 양아치, cgv 덕분에 변칙개봉으로 미리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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