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제외한 모든게 다 답답했던 그 때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영화.
- 엄마는 네가 언제나 가능한 최고의 모습이길 바래
- 이게 내 최고의 모습이면?
캘리포니아의 쾌락주의를 말하는 자는 새크라멘토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봐야 한다.
나를 제외한 모든게 다 답답했던 그 때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영화.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을 '레이디 버드' 라 불러달라며 뉴요커를 꿈꾸는 크리스틴 맥퍼슨의 학창시절에 관한 이야기.
지긋지긋한 일상에 찌들어가는 것만 같은 소녀 '크리스틴 맥퍼슨(시얼샤 로넌)'.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뉴욕에 가, 독립하며 살 생각에 현재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에 짜증을 내며 화가 난다.
돈이 없는 부모님 덕에 가고싶던 학교에 들어가지 못한 것도 싫고, 아이가 생기지 않아 아예 다른 인종인 오빠를 입양한 과거 부모님의 결정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같은 반의 부잣집 아이들은 뭘 해도 뭔가 멋진 것 같고 내 절친들은 뭘 해도 찌질한 것 같다. 뮤지컬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에게 배역을 주기위해 연극 단원을 뽑는 오디션도 다 허접해 보이고 새로 생긴 잘생긴 남자친구와의 첫경험도 소중할 것만 같았는데 별거 없다(1초 컷!).
영화 레이디 버드는 그 때는 몰랐지만 지나고 생각해 보면 그 때가 가장 아름답고 즐거운 한 때였다는 걸 여실히 깨닫게 해주는 영화다.
감독인 그레타 거윅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영화에 담아낸 건 아니지만 그래도 새크라멘토가 그녀에게 주던 지역적인 특성이라던지 향수를 토대로 영화를 만든 건 맞다. 여러 성장영화들 중 가장 평범하고 별다른 사건이 크게 일어나지 않는 레이디 버드는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고 독특한 영화가 됐다.
특별하지 않고 평범한 일상들이라도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나 자신이라고 인정해야 한다는 그레타 거윅의 말에 많이 공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