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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Apr 15. 2018

영화 램페이지 후기

이 시기에 개봉하는 블록버스터들은 다 이렇지 뭐.

☞ O

   

凸  














이 시기에 개봉하는 블록버스터들은 다 이렇지 뭐.



동명의 고전 게임, 램페이지를 기반으로 만든 워너의 또 한 번의 삽질.



유인원 전문가인 '데이비스 오코예(드웨인 존슨)' 는 열혈같던 과거를 숨기고 동물원에서 사람들을 멀리하며 살아간다. 그가 유일하게(?) 마음을 여는 존재라곤 예전에 자신이 구해줬던 알비노 고릴라 '조지'. 조지에게 수화까지 가르치며 교감을 나누던 데이비스는 어느날 우주에서 떨어진 유전자 변이 가스를 마시고 몸집이 커지며 폭력적으로 변해만 가는 조지를 구하기 위해 치료제를 찾는다는 이야기.



영화 램페이지는 엔딩과 스토리가 너무 뻔한 영화다. 이런류의 블록버스터가 대개 그렇듯이 머리를 비우고 영화를 감상하면 별 탈 없이 즐길 수 있다. 물론 그만큼 남는 게 1도 없는 영화라는 것도 인지하고 봐야하지만.


우주에서 굴지의 제약회사가 비밀리에 유전자 변이가스 실험을 하고 있다는 설정은 꽤 그럴싸 하다. 실험을 왜 굳이 우주에서 해야하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본작의 흥행에 따라 후속도 만들겠다는 워너의 질척임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원작 게임의 후속편에서도 생쥐의 거대화로 전작 게임의 전설(?)을 연이어 터뜨리려던 미드웨이(원작게임 제작사)의 야심이 있었다. 원작 게임에서는 인간 세 명이 제약회사의 실험에서 본작에 등장하는 세 마리의 괴수로 변신하는 통에 데미지를 입으면 아파하거나 에너지가 다 닳게되면 원래 모습인 사람으로 돌아가곤 하던 깨알요소들이 꽤 있었다.












심지어 원작 램페이지의 주인공 중 한 명은 여자였다.

(어린 시절 저 픽셀을 보려고 무던히도 리지-공룡- 를 골라 플레이하던 친구를 일부러 죽이곤 했지-...-).




게임의 판권을 진작에 사들였던 워너는 원작에서 가져온 건 오직 고릴라, 늑대, 공룡의 이미지였으니 오직 할 수 있는 거라곤 건물을 마구잡이로 부수는 것 뿐. 그래도 개연성을 좀 첨가해야 하지 않겠나 해서 집어넣은 캐릭터가 데이비스를 주축으로한 에너진의 전 연구원이자 이 모든 근원의 악(?)인, '케이트 칼드웰(나오미 해리스)' 이다. 그녀는 조지와 악어, 늑대가 흡입한 가스를 고안하고 개발해낸 인물로 뉴스에 나온 소식만을 듣고 촉을 발휘해 조지와 데이비스를 만나기 위해 다짜고짜 동물원으로 찾아간다. 그 사이 요딴 영화에 없으면 심심한 정부측 요원, '러셀(제프리 딘 모건)' 이 카우보이 운운하며 조지를 회수하겠다고 등장해 주고 에너진의 대표인 '클레어 웨이든(말린 애커맨)' 과 그녀의 남동생 '브렛 와이든(제이크 레이시)' 은 오직 책상 앞에서 저 괴수들을 회사(시카고)로 모으기 위한 계획을 꾸민다. 뭔가 스케일이 큰 것 같기는 한데 별로 볼 건 없고 엉망진창인 스토리 덕분에 몰입이 떨어진다. 대체 왜 시카고로 제어도 못할 괴수 아이들을 모으려 했던 건지, 이미 커질대로 커진(?) 조지에게 연필만한 크기의 치료제를 먹인다고 해서 과연 성장이 제대로 멈추고 폭력성이 잦아드는 건 확실한 건지, 데이비스는 전쟁터나 다름 없는 곳에서 이유도 없는 사명감에 유탄 발사기 하나 들쳐메고 건물만한 악어를 왜 상대하려고 했던건지 이유도 의미도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늑대와 고릴라와 악어는 확실히 시카고를 때려부수고 스토리도 다 때려부순다.









늑대에게 하늘을 나는 날개를 건네주고(날다람쥐인줄?) 등과 꼬리에 난, 뾰족한 침을 준 것과 악어에게 피부의 무수한 돌기와 들쭉날쭉한 이를 준 건 꽤 웃겼지만 왜 우리의 조지에겐 다른 능력은 아무것도 주지 않고 되도않는 손가락 재스쳐 개그감만 줬는지 이유를 모르겠는 영화.


제대로 된 히로인도 없고 괴수들이 도심을 부수는 건 다른 영화들에서 너무 심하게 지겨울 정도로 봐와서 진짜 감흥이 1도 없는 영화였다. 딱 하나 칭찬할 만 했던 건, 고전 게임에서의 빨간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를 먹는 씬.



고전 영화 '킹콩' 에서 따온 '미녀와 괴수' 라는 설정이 램페이지 게임에도 투영된 것 같은데, 킹콩 영화와는 다르게 그냥 괴수들에게 먹히는 존재로 나올 뿐.








제작사 측도 해당 장면을 고전 팬들 덕분에 가장 고민한 장면이라고 한다.

(뜬금없이 클레어가 빨간 드레스로 갈아입었을 때 알아봤지)




원래 이런 영화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보면 재미있는 법이지만 이 시즌에 개봉하는 블록버스터들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그것도 아주 심하게 그 이유를 알겠다.



참고로 몬스터버스와는 하등 관계 없는 작품이라고 한다.


레전더리 픽쳐스와 워너가 합작해, 몬스터들이 등장하는 유니버스를 만들고 있기는 한데 레전더리 픽쳐스의 배급권이 워너가 아닌 유니버설에 있기에 진행 절차가 지지부진 늘어지는 중.


현재까지 등장하고 계획된 몬스터버스는 고질라(2014), 콩: 스컬 아일랜드(2017),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스(2019), 고질라 vs. 콩(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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