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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May 22. 2018

영화 독전 후기

그 신념은 대체 어디다 팔아먹고.

어떤 한 인간을 존나 집착하다 보면은, 말로 설명 할 수 없는 이상한 신념 같은 게 생기거든?












그 신념은 대체 어디다 팔아먹고.


13년 동안 마약 조직의 보스 '이선생' 을 쫓던 '원호(조진웅)' 앞에 이선생에게 버림받은(?) '연옥(김성령)' 과 '락(류준열)' 이 나타나, 드디어 이선생을 잡는다는 이야기.



영화 독전은 스토리가 너무 뻔해서 중간에 나올뻔한 이야기를 지닌 영화다. 락이 진돗개가 살아있다는 대사를 칠 때 그의 정체를 확신했다. 반전이 굉장히 중요한 영화임에도 반전에 쓰인 분위기나 대사 모두 너무 힘이 없고 갈피를 잡지 못한다. 특히 영화 독전은 그간 한국 영화들이 자주 보여주다 못해 이미 넘쳐서 줄줄 흐르는 클리셰들을 모두 답습하는 굉장히 안일한 영화로, 우리가 익히 봐왔던 범죄 영화나 액션 영화들이 모두 이 한 영화에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럼 독전만이 가질 수 있는 무기(차별성)는 뭐가 있을까? 한국 영화판의 고질적인 문제인 소재 고갈로 인한(?) 한국형 느와르, 범죄 액션 영화가 즐비하는 와중에 독전이 손에 넣은 건 '잔인함'. 그 뿐이다.


딱히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가슴을 까제끼는 '보령(진서연)', 누가누가 더 나쁘고 더럽고 악질적인 새끼인지 내기를 하듯 사람 눈알을 술에 타서 먹는 '진하림(김주혁)', 사제폭탄이 사람 코 앞에서 터지면 어떨까? 부터 토치로 사람 몸을 그을리면 어떨까? 라며 고민한 흔적이 역력한 연출부의 엽기적이고 기괴한 취향은 답답한 한국 영화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개봉 첫 날, 부처님 오신날 특수를 노리려 화요일 변칙 개봉까지 하며 알바생 많이 풀면서 별점 올려 봤자 거품은 금세 빠지기 마련이다.



영화 독전을 극장에서 비싼 돈 주고 볼 생각이라면 사생결단을 한 번 더 보거나 곧 개봉할 송강호 주연의 '마약왕' 을 기다려라.

(아니, 그 전에 범죄물 좀 그만 만들어)

















+

그나마 진하림 역을 맡은 김주혁의 거의 마지막 영화라는 게 좀 짠할 뿐.





김주혁의 오랜 팬이라면 독전에서 혼자서 다른 세계에 있는 듯한 연기를 보여주는 그를 보러 가기에 충분하기는 한 영화다.















++

개봉 직전에 영어 제목인 'believer' 에서 독전으로 바꾼 것 같은 이유를 1도 모르겠다. 그냥 빌리버로 가든가 믿는자 라고 하지... 두 글자 제목의 영화라면 무조건 흥행 되는 줄?!
















+++

조진웅은 조연일 때 참 좋았는데 단독 주연이거나 투톱으로 가면 이토록 평이한 연기를 보여주네. 이제 그가 주연을 맡는 영화들은 믿고 거르는 배우가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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