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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Jun 24. 2018

영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후기

가정이라는 이름의 폭력.

누가 더 거짓말쟁이일까요?












가정이라는 이름의 폭력.



'그 사람' 과 마주치기 싫은 11살 '줄리앙 베송(토마 지오리아)' 은 엄마(레아 드루케 / 미리암 베송)를 위해 아빠(드니 메노세 / 앙투안 베송)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이야기.



영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순전히 포스터의 아트웍만 보고 고른 영화다. 그 어떤 정보나 시놉시스 확인 없이 오직 포스터만 보고 영화를 선택한 건 정말 오랜만.







불안한 눈빛을 내비치는 소년과 제목에서 오는 궁금증이 영화를 보고싶게끔 만들었는데 꽤 그럴싸한 작품이다.



영화의 시작은 이혼관련 재판으로 시작한다. 아내와 남편이 등장하고 각 의뢰인들을 변호하는 변호사 두 명, 그리고 판사가 두 사람 중 누가 더 거짓말쟁이인지 가려낸다. 두 변호인과 아내, 그리고 남편은 첨예하게 대립하며 누구하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그 속에서 '증인' 으로 채택된 열 한살짜리 아들 줄리앙의 증언은 남편을 아주 파렴치하고 더러운 인간말종으로 서술해 내는데 이 장면에서 관객역시 판사의 말에 설득당해, 남편쪽에 섰다가 아내쪽에 섰다가를 반복하며 설왕설레 하게된다. 이 지점이 꽤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가족이 피해자와 가해자가 되는 소송은 손바닥을 뒤집는 것 마냥, 어떻게 보면 가해자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할 수도 있기 때문에 관객은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채 영화가 시작된다. 참 좋은 설정이고 영화적 재미를 배가시키는 장치가 된 오프닝이었다.


후에 극을 따라 흘러가다 보면 '뭐 별거 아닌데?' 싶은 장면들도 줄리앙이나 그의 엄마, 그리고 누나(마틸드 오느뵈 / 조세핀 베송) 가 너무 심하게, 거의 발작증세 처럼 아빠를 대하는 자세들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이상하긴 하다. 엔딩에 가서야 아주 소름끼치게 묵직한 한 방을 날리는 영화라서 여타 서스펜스 영화나 공포, 호러물에 버금가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굉장한 연출이고 심각하게 무서운 시대상을 반영한게 아닐까 싶은 영화다.


특히 날 사로잡은 포스터의 주인공이자 시종일관 불안함을 넘어, 공포에 휩싸인 표정연기를 보여주는 아역, 토마 지오리아는 앞날이 정말 기대되는 훌륭한 연기로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속에 스며있는 스릴러 스러운 은근한 공포감을 배가시킨다.









영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같은 날, 같은 상영관, 연속으로 같은자리에서(...) 감상한 튼튼이의 모험 뒤에 본 영화다.





튼튼이의 모험이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나 모두 가정폭력이 등장한다.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가정폭력이라는 공포감이 뭔지 이해가 가지 않을거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방 안에 두고 살아간다고 하면 느낌이 좀 오려나? 세상엔 여러 인간관계가 있겠지만 그 어디보다 인격적으로 존중받고, 지켜지고, 소중하게 대우받아야 하는 곳이 바로 가정이다. 이유나 근거, 방법이 어찌됐든 가정 안에서 이뤄지는 폭력은 절대로 행해져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물론 되물림되어서도 안되고.



가정이라는 이름의 서슬퍼런 폭력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불쌍한 한 가정에 대한 이야기여서 너무나 공감이 됐고 씁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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