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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Jul 22. 2018

영화 인크레더블2 후기 쿠키영상 없음 feat. 바오

14년만에 돌아온 인크레더블의 속편. 더 영리해졌고 더 파괴적이다.

스크린은 어디에나 있다.




- 난 널 믿었어.

- 그래서 네가 실패한거야.













14년만에 돌아온 인크레더블의 속편. 더 영리해졌고 더 파괴적이다.



슈퍼 히어로 활동이 '불법' 이 된 시대, 대중들에게 영웅 가족으로 추앙받던 '인크레더블' 일가는 하루아침에 정부에서 지원한 원룸 모텔로 거처를 옮기게 된다. 영웅 활동을 졸업하고 당장 '취업 전선' 에 다시 뛰어들어야하는 '미스터 인크레더블(크레이그 t. 넬슨 / 밥 파)' 앞에 어느날 땅에 떨어진 히어로들의 인권을 돌려놓겠다며 '윈스턴 데버(밥 오덴커크)' 가 나타난다는 이야기.



영화 인크레더블2 는 꽤 영리하다. 이전 편에서 '이미 은퇴했던' 영웅이 히어로로 재탄생 한다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뭔가 더 보여줄게 있을까 싶었는데 마치 영화 '왓치맨(2009)' 처럼, 시작부터 나라에서 히어로들의 활동을 금지한다. 당장 배를 곯아야 하는 네 명의 부양가족을 둔 미스터 인크레더블이 보험일을 다시 해야하나 라며 근심에 빠져 있던 순간에 히어로들의 스폰서이자 명예회복을 자처하는 윈스턴이라는 대기업 CEO가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히어로'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당장에 그의 제안을 수락한 인크레더블 가족은 대중들이 원하는 이미지에 안성맞춤인 '엘라스티 걸(홀리 헌터 / 헬렌 파)' 이 활동을 하는 사이, 나머지 가족들은 윈스턴이 제공한 저택에 남아 일상을 보내게 된다.


솔직히 요즘 시대엔 히어로 영화가 심각하게 많다. 예전에야 영화로나마 억압된(?) 욕구를 풀 목적으로 제작된 오락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장르였지만 지금은 하나의 서사를 써 가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게 바로 히어로 영화다(물론 마블 한정. 디씨는 뭐... -애잔). 그래서 좀 지겨울 정도로 쏟아져 나오는 느낌인데 덕분에 겹쳐보이는 히어로들의 능력도 문제. 인크레더블2의 가족들이 지닌 능력들도 우리가 익히 알고 봐온 것들이다. 헐크의 파괴력만 따온 미스터 인크레더블의 어마무시한 힘, 판타스틱 포의 미스터 판타스틱의 고무능력을 가져온 엘라스티 걸, 역시 판타스틱 포에서 투명인간이 되고 베리어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인비서블 우먼을 가져다 쓴 '바이올렛 파(사라 보웰)', 순간적인 빠른 이동이 가능한 엑스맨의 퀵실버와 디씨의 플래시를 본딴 '대쉬(헉 밀러)', 아예 사기캐릭터로 만든 막내 '잭잭 파(엘리 푸실)' 는 괴물로 변신하는 능력, 미스터 인크레더블을 닮은 괴력, 판타스틱 포의 휴먼 토치를 닮은 자기 발열, 데드풀에 나온 엑스맨 크루인 네가소닉 틴에이지 워헤드의 능력인 자가팽창, 역시 데드풀에도 나왔던 콜로서스의 신체 금속 변환 능력, 디씨의 슈퍼맨이 자주 사용하던 눈의 레이져 빔, 스파이더맨에서 빌런으로 나왔던 일렉트로와 똑같은 전기 생성 능력, 히어로 영화의 단골 능력인 염력, 공중부양, 엑스맨의 미스틱의 능력인 타인의 얼굴로 변하는 페이스 오프 능력, 엑스맨 키티 프라이드의 벽 통과 능력, 순간이동, 차원이동, 자가증식 등 쓸만한 능력들은 죄다 때려박아놓은 캐릭터다.



어찌보면 뻔한 히어로 애니메이션이 될 수도 있었을 본작을 평범하게 만들지 않은 장치는 바로 '주요 빌런의 부재' 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메인 빌런이 약하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 히어로 영화들도 꽤 있다. 다른 영화들이었다면 일반 히어로 무비와 다른 길을 가려고 애를 쓰다 제풀에 지쳐 고꾸라지기 일쑤겠지만 인크레더블2는 그렇지 않다. 스크린(화면)에서 최면을 걸어, 사람들의 마음과 몸을 지배하고 조종한다는 마인드 컨트롤은 음모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왕왕 일루미나티나 프리메이슨을 언급하며 이슈거리로 소비하는 이야기이지만 영화내에서 대중들에게 히어로를 반대하는 입장을 설파하는 빌런아닌 빌런(?)은 꽤 그럴싸 한 이야기를 한다는게 포인트다. 마치 히어로영화에 중독된 현재의 대중들에게 하는 이야기같달까. 결국 애니메이션이라서 히어로가 악당을 물리치긴 하지만 이런 '브레인 워싱' 을 대놓고 무찌르는 영화 역시 요즘의 광명회가 '역발상' 으로 내놓는 스토리 라인 이기도 하다.






뭐 어찌됐든 꽤나 머리를 써서 시나리오작업을 한 영화고 특히 오프닝의 인크레더블 가족의 액션씬, 중간의 엘라스티 걸의 활약과 추격전, 후반의 액션 스케일이 어마무시하게 큰 작품이다. 애니메이션만이 할 수 있고 보여줄 수 있는, 다이나믹하고 힘있는 장면들이 굉장히 많고 입이 쩍 벌어지는 멋진 장면들이 즐비한 영화다. 2시간 5분이라는 애니메이션 치고는 꽤 긴 런닝타임을 채우느라 가족의 자잘한 에피소드를 잔뜩 섞어놔서 약간 늘어지는 감도 없잖아 있지만 솔직히 액션 시퀀스들이 지루함을 모두 만회한다. 픽사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치고 웃음 포인트가 딱 하나밖에 없는 것도 단점이긴 하지만. 굉장히 고민한 흔적이 잔뜩 묻어있는, 14년만의 속편이었다. 1편을 제작했던 2004년엔 요즘처럼 히어로 영화가 쏟아져 나오게 될 줄 몰랐겠지.














+

영화 인크레더블 2의 쿠키영상은 없다. 대신 아기자기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초반의 크레딧은 보고 나오시길.












++

인크레더블2는 디즈니로 들어간 픽사 애니메이션 회사의 20번째 작품이다. 


더불어 본편 시작 전에 공개된 단편 애니메이션, '바오' 는 중국계 캐나다인 감독인 '도미 시' 가 만들었다.








'빈 둥지 증후군' 이라는 노년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이지만 마지막 부분에 만두를 먹어버린다는 설정은 동양인인 내가 봐도 좀 엽기적이었다. 집을 떠난 아들에 대한 메타포인 건 잘 알겠는데 '이게 뭐야'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설정이었음. 이민자가 타국에서 겪는, 자녀에 대한 과잉보호도 감독이 직접 겪은 일이라고 한다. 서양 사람들과는 다르게 눈이 찢어져 있는 동양인 캐릭터가 '셀프 디스인가?' 싶었던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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