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각한다는 것』 하브루타 독서토론은 3장 「그리스도인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전 장에서 어려운 철학적 내용을 숨가쁘게 지나온 뒤라 ‘그리스도인답게 생각하는 것’ 부분에서는 삶에 적용점이라든지 은혜의 포인트 등을 잔뜩 기대하면서 읽기를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정체성에서 비롯된다는 말에 잠시 멈춰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스도인이 누구인지, 또 어떤 존재인지를 먼저 돌아보아야 비로소 그리스도인답게 사고할 수 있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본문에서는 그리스도인의 사고는 정체성에서 출발하며, 단순히 교회에 출석한다고 해서, 사도신경을 외운다고 해서, 혹은 어떤 특정한 은사 하나가 있다고 해서 그리스도인이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프랑스의 철학자 시몬 베유(Simone Weil)의 사례는 매우 인상 깊습니다.
그녀는 세례를 받지도 않았고 교회에도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주님으로 고백하며, 그분을 따르기로 결단했고, 실제로 그렇게 살아갔습니다. 그녀의 삶은 제도 종교의 틀 밖에 있었지만, 복음의 본질에 훨씬 가까이 있었으며, 저자는 그녀를 참된 그리스도인이라 부르는 데 주저함이 없다고 했습니다.
저자는 개신교 교회가 거의 없었던 벨기에에서의 유학생활을 떠올렸습니다. 어렵게 찾아낸 교회에서 그 성도들의 차가운 마음을 느꼈습니다. 오히려 교회에 참석하는 것이 신앙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느꼇다고 합니다.
두가지를 대비시키며 저자는 단순히 교회를 나가지 않는 다는 것, 또는 교회를 성실히 나간다고 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공자의 말 중에 ‘군자불기(君子不器)’라는 것이 있습니다.
군자는 하나의 그릇처럼 특정 기능에만 한정되지 않는 존재임을 강조한 말입니다.
이 말은 곧 군자는 다방면의 덕을 갖추고, 다양한 상황 속에서 품성과 판단으로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도 단일한 능력이나 역할, 외적인 종교적 행위로 정의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전 인격적 통합, 곧 존재 전체로 드러나는 신앙의 열매와 방향성 안에 있습니다.
외적으로 드러나는 신앙의 형식만으로는 진짜 그리스도인 됨을 증명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와의 연합, 예수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아가는 여정, 그리고 그분의 직분을 이 땅에서 살아내는 사명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제시합니다. 이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야 할 실천항목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팔복은 단순히 예수님이 말씀하신 ‘복’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성품을 나타내는 지표이며,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 또한 참된 그리스도인 됨을 증명하는 삶의 열매로 강조됩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선지자의 입술로, 제사장의 마음으로, 왕의 손길로 세상 가운데 그리스도의 일을 감당해야 합니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삶에 나타나기 위한 기도의 제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 글을 읽기 전에도 제 기도 제목 중 가장 자주했고 간절했던 기도가
"예수님을 알고 싶습니다. 예수님을 닮아가고 싶습니다."입니다.
그런데 항상 드는 생각이
'이렇게 기도를 많이 하는데 이 기도가 왜 내 삶에서 응답되지 않는지,
왜 내 안의 변화는 더디기만 한지'
늘 고민해 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최근 기도를 구체적으로 드리지 못했다는 깨달음이 문득있었고 이후로 예수님의 성품을 구체적으로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결국 팔복을 예수님의 성품이라 정의하고 팔복에 대해 세부항목들을 리스트업해서 그걸 삶에 적용해보려던 시도를 해오고 있던 중 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번 장에서 예수님의 성품을 팔복으로 해석하고, 그것을 삶으로 살아내야 한다는 흐름의 내용을 마주한 것입니다. 마치 제 기도에 하나님께서 응답해주시는 것처럼 전율이 일었습니다. 내가 가고 있던 방향이 어긋나지 않았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저는 예수님의 성품을 닮아가기 위해 팔복을 구체적인 실천 강령으로 삼았습니다. 팔복은 기도 제목으로 삼기엔 다소 추상적인 말들이 많기에, 각각의 성품을 세분화하여 매일 하나씩 실천할 수 있도록 항목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다 떠오른 것이 ‘만다라트’ 형식입니다. 가운데에 예수님의 성품을 두고, 그 주변에 여덟 개의 팔복을 배치하고, 각 팔복마다 다시 여덟 개의 세부 항목을 정리해 총 64개의 실천 항목을 만들었습니다. 이 64가지를 하루에 하나씩 실천한다면 64일, 이 과정을 1년에 여섯 번 반복하면 됩니다. 이 반복을 통해 예수님의 성품이 기도와 생각 속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삶의 습관이 되고, 몸에 배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는 닮아가는 존재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고백에서 시작되지만, 그것이 성품으로 체화되고, 사명으로 실현될 때 비로소 온전한 길을 걷게 됩니다. 이 여정 속에서 흔들리지 않도록, 팔복이라는 나침반을 품고 오늘도 한 걸음씩 걸어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