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5-3 "번외편"하브루타 리더 코칭

by 리얼팔

이번 하브루타 독서토론 시간에는 준파이퍼님의 간단코칭이 있었습니다.

단순한 토론 리더가 아니라, ‘하브루타 코칭지도사’로서의 깊은 철학을 들을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준파이퍼님은 코칭을 시작하며 이렇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하브루타를 할 때, 교사의 자리는 어디에 있어야 할까요? 안에 있을까요, 밖에 있을까요?”

준파이퍼님은 하베르들의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바로 답을 알려줬습니다.

“교사는 밖에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안에 있어야 합니다.”

이 말은 단순한 위치 설명이 아니라, 하브루타 교사의 정체성과 태도를 설명하는 핵심이었습니다.

하브루타 수업에서 교사는 선수로 뛰어드는 사람이 아닙니다.

운동장 바깥에서 흐름을 읽고, 전략을 조율하는 코치와 같은 존재입니다.

교사가 안으로 들어와 직접 토론에 참여하면, 학생들은 스스로 사고하기보다 ‘정답 찾기’에 집중하게 되고,

하브루타의 본질은 흐려지게 됩니다.

“제가 여러분 옆에 있었지만, 말없이 있었던 이유는

질문으로 여러분과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교사는 텍스트보다 앞서지도 않고, 학생 사이에 끼어들지도 않으며, 질문을 통해 대화의 중심에 머무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교사는 안에 있는 듯 보이나, 질문을 통해 곁에 머무는 존재입니다.

교사가 던지는 좋은 질문 하나가 토론을 깊게 만들고, 생각을 확장시킵니다.

준파이퍼님은 하브루타 수업 내내 이 원칙을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말없이 지켜보며, 필요할 때 질문으로 흐름을 가다듬는 방식. 말보다 행동으로 가르쳐주는 그 코칭이야말로 가장 인상 깊은 교사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브루타의 교사는 지도자가 아니라 코치입니다.

준파이퍼님은 하브루타 대화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 교사의 역할에 대해 깊이 있는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하브루타 교사는 말하지 않는 자입니다.

하지만 그 침묵은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 아니라, 가장 강력한 개입을 위한 준비입니다.”

하브루타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경청하며 수렴하는 사람입니다.

하브루타는 강의 중심, 정해진 답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연역적 수업이 아닙니다.

준파이퍼님은 하브루타를 “질문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다시 모아가는 귀납법적 학습”이라 설명하셨습니다.

“한 명이 주제를 쥐고 끌고 가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사람이 자유롭게 질문하고 확산하고, 마지막에 그것들을 모아가는 방식, 즉 수렴하는 방식입니다.”

그렇기에 하브루타 교사는 더 이상 ‘지식의 전달자’가 아닙니다.

하브루타 교사는 하베르들의 말을 경청하며, 그 안에서 빠진 것을 보완하고, 빗나간 부분은 살짝 되돌리며,

흩어진 생각들을 하나의 문장, 하나의 질문, 하나의 진리로 수렴해주는 조율자입니다.

하브루타 교사는 짝토론 때 빠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교사란 항상 텍스트 중심으로 가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짝토론은 텍스트가 아닌, 사람 중심으로 확산되는 시간입니다.”

준파이퍼님은 교사가 짝토론 시간에 끼어들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왜냐하면 교사가 중심이 되면, 교과서대로만 가려 하기 때문입니다.

하브루타는 생각의 자유로운 흐름을 허용해야 하며,

그 흐름 속에서 참여자 스스로 말하고, 깨닫고, 응답할 수 있도록 ‘비워두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오해는 금물입니다. 교사가 빠진다고 해서 방임하는 것이 아닙니다.

“초보 하브루타 교사는 짝토론을 시켜놓고 놀아요. 그러면 망합니다.”

교사는 이 시간 동안 더 집중해서 경청해야 합니다.

토론자들이 말하는 내용을 메모하며, 그 안에서 주제의 흐름, 정서의 무게, 신앙의 방향을 읽어내야 합니다.

그리고 쉬우르(Siyur) — 수렴의 시간이 오면, 그 안에서 가장 본질적인 한 줄의 메시지를 찾아 제시해야 합니다.

쉬우르: 말의 수확을 거두는 시간

“교사는 마지막에 단 하나의 문장을 수확해야 합니다.

흩어진 생각을 꿰어주는 실 하나, 그 실이 전체를 다시 읽게 해줍니다.”

하브루타의 ‘쉬우르’는 단순한 요약이 아닙니다.

그건 모두가 발산한 생각의 핵심을 맺어주는 종결의 언어입니다.

교사는 이 시간을 위해 기록하고, 숙고하고, 정리하며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므로 하브루타 교사는 단순한 사회자가 아닙니다.

그는 생각을 인도하는 영적 중간 관리자입니다.

결국 쉬우르에서 교사가 던지는 ‘한 문장’은, 모든 참여자의 말과 사유가 응축되어 ‘공동의 진리’로 빚어지는 순간입니다.

준파이퍼님의 말처럼, 하브루타 교사는 쉬운 자리가 아닙니다.

말을 아껴야 하며, 생각을 더 많이 해야 하며, 때로는 침묵 속에서 누구보다 깊은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그 자리가 있기에, 하베르들은 스스로 말하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자랍니다.

그리고 그 모든 흐름의 끝자락에서 교사가 던지는 한 줄의 질문 혹은 요약이

하베르의 가슴 속에 오래도록 남는 생명의 문장이 됩니다.

“당신은 지금, 참여자들의 말을 진심으로 듣고 있는가?”

“지금 이 짝토론 속에서 어떤 질문이 발아되고 있는가?”

“쉬우르의 시간에 던질 단 하나의 문장을 준비하고 있는가?”


이 세 가지 질문은

하브루타 교사가 겉으로는 빠지되, 실제로는 가장 중심에서 사유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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