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이끈 뇌과학의 세계

by 리얼팔

제가 인간의 뇌 신경망과 뉴런, 그리고 시냅스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황농문 교수의 저서인 '몰입'을 읽게 되면서였습니다. 어느 날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잠시 훑어보았는데, 내용이 저에게 무척 잘 맞았습니다. 저는 그 책을 빌려 집에 와서 약 두 시간 만에 1권을 모두 읽어버렸습니다.


책의 내용이 매우 유익하다고 생각하여 바로 2권을 찾아보았으나, 안타깝게도 누군가 이미 빌려간 뒤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계속해서 반납 여부를 확인했고, 마침내 책이 반납되자마자 빌려 읽을 수 있었습니다. 2권의 내용 중에는 뇌과학에 대한 지식이 담겨 있었는데, 특히 시냅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때 저는 시냅스 강화가 우리의 능력을 발전시키고 갈고닦는 데 매우 필수적이라는 지식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한동안 이것을 잊고 지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시냅스의 재발견


그러다가 최근 인공지능(AI)의 '뉴럴 넷(Neural Net)'에 대한 지식을 접하면서 다시금 시냅스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났습니다. 한 분야의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 다른 분야의 발전을 견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과학자들은 인간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고 기억하며 사고하는지에 대한 비밀을 속속 밝혀냈는데, 이러한 연구 결과는 그동안 정체되었던 인공지능 기술을 크게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습니다.


기존의 인공지능은 인간이 명령한 대로 순서에 따라 작동하는 알고리즘 프로그래밍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에는 명백한 한계가 존재했습니다. 예를 들어 고양이를 식별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때, 아무리 촘촘하게 알고리즘을 짜더라도 예외 사항이 너무 많아 단순한 고양이 얼굴을 제대로 식별하는데에도 한계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한 컴퓨터 공학자가 뇌과학의 연구 결과를 보고 뇌의 뉴런과 시냅스가 작동하는 원리를 모방해 시스템을 설계해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그 결과 탄생한 '뉴럴 넷' 시스템에 빅데이터를 학습시키자, 컴퓨터가 학습하지 않은 것도 스스로 추론하여 알아내는 수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고양이 얼굴 식별 정도는 가볍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으며, 과거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자율주행차와 같은 기술도 현실이 되었습니다.


인공지능 속 뉴럴 넷과 인간 뇌의 시냅스


인공지능의 뉴럴 넷은 인간의 뇌를 모방한 것입니다. 인간의 뇌는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뉴런과 시냅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단백질로 구성되어 전기적 신호를 주고받습니다. 이때 자주 사용되는 시냅스는 강화되고, 중요하지 않은 시냅스는 가지치기를 통해 사라집니다.


반면, 인공지능의 뉴럴 넷은 물리적인 체계는 아니며,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된 것입니다. 인간의 신경망을 모방한 이 시스템에는 '매개변수'라는 시냅스와 같은 요소가 존재하며, 이는 '가중치'라는 수치로 표현됩니다. 뉴런에 해당하는 '노드'는 매개변수에서 오는 가중치를 곱하고 더하는 연산을 통해 우리 뇌와 동일한 방식으로 계산하여 최종 결과값을 도출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AI는 스스로 학습하고 스스로를 가르치기 때문에, 이것을 생성형 AI라고 부릅니다.


인간이 그동안 벽에 부딛쳐 불가능하다고 여기던 인공지능 기술이 창조주의 설계도를 손에 쥐게 된 순간, 생명체가 아님에도 스스로 생각하고 가르치고 배우고 성장하는 말도 안되는 어떠한 존재로 탄생되어 버린 것입니다. 정말 놀랍지 않나요?


시냅스 강화의 두 가지 핵심 원리


인간의 뇌에는 뉴런과 뉴런 사이를 잇는 시냅스가 약 100조 개에서 1000조 개 정도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 시냅스는 우리가 태어나 한두 살에서 세 살 사이에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가,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불필요한 시냅스는 가지치기를 통해 정리됩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시냅스는 평생에 걸쳐 강화와 약화, 가지치기를 반복합니다.


시냅스가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으면 그 분야에 뛰어난 능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즉, 어떤 능력을 가지려면 시냅스를 강화해야 합니다. 시냅스 강화는 크게 두 가지 경우에 일어납니다.


첫째, 강력한 자극이 있을 때입니다. 예를 들어, 폐암 판정을 받은 흡연자가 단번에 담배를 끊는 것과 같이 충격적인 사건은 우리 뇌에 강력한 자극을 줍니다. 또한, 깊은 관심이나 사랑처럼 강한 감정을 느꼈을 때도 한 번의 경험만으로도 뇌에 강하게 기억됩니다. 깊은 감정을 느꼈던 장소에 다시 방문하면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둘째, 반복적인 자극이 있을 때입니다. 우리 뇌는 반복되는 정보를 중요하게 인식하여 시냅스를 강력하게 형성하고 강화합니다. 한 한의사의 강연에 따르면, 영어 단어나 문장을 암기할 때 약 10초 이내의 길이를 반복해서 듣거나 암송하는 것이 매우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짧은 길이를 반복해서 듣는 훈련은 시냅스를 강화하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우리가 긍정적인 명언이나 확언을 반복적으로 암송하는 것은 잠재의식 속에 좋은 생각을 각인시켜 시냅스를 강화하는 효과를 낳습니다. 이러한 시냅스 강화는 우리의 말과 행동을 바꾸고, 궁극적으로는 습관을 바꾸어 운명까지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시냅스 강화가 가져오는 삶의 변화


앞서 언급한 한의사의 경험담에 따르면, 10초 내외의 영어 문장을 녹음하여 반복적으로 듣고 따라 하는 섀도잉(Shadowing) 학습법을 통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뇌의 시냅스가 강화된 결과입니다.


시냅스 강화의 한가지 방법이 '반복'이라면, 또 하나의 방법인 '강한 자극'은 의도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부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무언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일정한 부분 통제 가능합니다. 처음에는 싫어도 반복적인 노력을 통해 좋아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습니다. 마치 첫눈에 반하는 사랑도 있지만, 서서히 스며들어 좋아하게 되는 경우도 있듯이 말입니다.


사랑하고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면 그 대상에 대한 시냅스는 몇 번의 자극만으로도 강하게 형성되어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됩니다.


UDC 리더 미미쌤에 대한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그분은 한 번 만난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절대 잊지 않는 놀라운 기억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천재적인 능력이라기보다는,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이 남들보다 뛰어난 천성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에 대한 강한 관심이 곧 강력한 시냅스 자극이 되어 기억력을 강화시킨 것입니다.


이러한 시냅스의 원리는 운동 능력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농구 천재 마이클 조던이 한때 야구 선수로 전향했을 때, 아무리 노력해도 최고 수준의 야구 선수가 되지 못했던 것은 야구 관련 시냅스가 농구만큼 강화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절대음감이나 악보만 보고도 머릿속에서 선율이 흐르는 능력 역시 특정 분야의 시냅스가 강화된 결과입니다.


인생을 변화시키는 작은 습관


인간의 의식은 수면위에 드러난 빙산의 극히 적은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수면아래에는 이 의식을 받치고 있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무의식과 잠재의식이 존재합니다. 우리의 인생의 방향은 이 무의식을 어떻게 가꾸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틀린말이 아닙니다.


아침에 일어나 10초 남짓한 긍정적인 명언이나 짧은 글귀를 반복해서 암송해 보는 습관. 이 작은 행동은 여러분의 잠재의식 속에 깊이 스며들어, 긍정적인 시냅스를 강화시켜주고 부정적인 생각이나 말과 연결된 시냅스를 가지치기 해 줄 것입니다


긍정적인 메시지로 뇌의 시냅스를 강화하면, 우리의 말과 행동은 자연스럽게 긍정적으로 변화합니다.


잠재의식이 바뀌면 습관과 버릇이 바뀌고, 결국 우리의 운명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매일의 작은 확언과 긍정적인 생각은 여러분의 인생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끄는 강력한 힘이 될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운명은 거창한 것이 아닌, 시냅스를 어떻게 강화시키느냐에 달렸습니다.






수,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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