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모든 일상이 순탄하게 흘러 가다가도 어느 순간 답을 알 수 없는 어려운 순간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이런 순간에 자신만의 단단한 기준이나 가치관이 있다면 어려움을 헤쳐나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자신만의 기준이나 가치관을 단단하게 하기위해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독서만 한 것은 없을 것 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독서에도 한계가 있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책을 읽었지만 그 내용이 내 안에서 단단하게 생각으로 형성되기도 전에 대부분은 휘발되어 날아 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좋은 책이 있다면 항상 곁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읽을 수 있게 만들어 놓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저에게는 40대의 시기에 어려운 순간이 찾아 올때면 항상 함께 했었던 책이 있습니다.
스테판 코비의 "7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입니다.
40대를 지나는 동안에 영어공부 겸해서 1년에 한번 정도는 읽었던 책 입니다.
이 책의 한 구절에는 밑줄이 쳐져 있습니다.
책에 낙서하는 것을 싫어했던 저로서는 아주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Between stimulus and response, man has the freedom to choose."
빅터 프랭클의 이 한 구절에 밑줄을 그은 이후 부터 저의 모든 행동은 이 구절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아니 받기를 원했다는 것이 정확한 말인 것 같습니다.
머리로 아는 것을 행동으로 나타내는 것은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었거든요.
빅터 프랭클은 유대인 정신과 의사였습니다. 그는 나치 독일의 강제수용소에서 부모와 형제, 아내를 잃었습니다. 네 개의 수용소를 전전하며, 그는 알몸으로 모욕당했고, 고문과 굶주림 속에서 매일 가스실의 그림자를 보아야 했습니다. 내일이 주어질지조차 알 수 없는 시간, 그의 삶은 처참하게 파괴되어갔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앗아간 수용소도 끝내 빼앗지 못한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태도와 반응을 선택하는 자유였습니다.
그는 모욕을 당하는 순간에도 자신을 관찰자처럼 바라보며, “나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묻곤 했습니다. 몸은 쇠사슬에 묶였으나 마음은 자유로웠습니다. 때로는 미래를 상상하며—고문당하는 순간에도 강단에 서서 학생들에게 이 경험을 강의하는 자신을 떠올렸습니다. 기억과 상상력, 양심과 의지를 결합한 정신적 훈련은 그를 자유인으로 만들었고, 동료 수감자들을 위로하고 존엄을 지켜주게 했습니다. 프랭클은 결국 이 진실을 전합니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작은 틈이 있고, 그 틈 안에 우리의 선택이 있다. 그 선택이 우리의 자유와 성숙을 만든다.”
이 이야기는 아주 멀리 있는 수용소의 오래 전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릅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 일상 속에서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고, 적용할 수 있는 진실이 여전히 숨어 있습니다.
저의 젊은날에 삶의 나침반이 되어 주었던 이 지혜의 언어를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습니다.
우리딸!
엄마 아빠는 네가 요즘 거울 앞에 서는 걸 힘들어한다는 걸 알고 있어. 교복이 꽉 끼는 것 같아 불편해하고, 살을 빼라거나 몸매 이야기만 나오면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며 속상해하던 모습이 떠올라. 엄마 아빠 마음도 같이 아팠단다.
밤이 되면 네가 냉장고 문을 계속해서 여닫고 편의점에가서 삼각김밥이나 불닭볶음면을 사서 먹는 걸 보면서, 그 순간 네 마음을 다 알 순 없지만 이해할 수 있어. 하루 종일 학교에서 스트레스받고, 공부와 친구 관계로 힘들었으니 따뜻한 음식이 위로처럼 느껴지지? 그런데 맛있게 먹고 난 뒤 네가 “또 실패했어” 하고 속상해하는 얼굴을 볼 때면, 엄마 아빠는 네 마음이 얼마나 무거울지 짐작할 수밖에 없단다.
하지만 우리딸, 프랭클이라는 의사 아저씨는 절망적인 수용소에서도 마지막까지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자유가 있다고 말했어. 네가 지금 겪는 일상도 마찬가지야. 냉장고 문을 열기 전, 물 한 컵을 마시고 창문을 열어 밤공기를 한 번 깊게 들이마셔 보자. 그 짧은 멈춤은 네게 말할 거야.
“내가 진짜 원하는 건 오늘의 맛이 아니라, 내일 교실에 들어설 때 조금 더 당당한 나 자신이야.”
엄마 아빠는 더 큰 꿈을 가졌으면 해. “살을 빼야 해” 대신 “춤노리와 UDC에서 멋지게 무용을 하고 싶어”, “수학여행에서 예쁘게 사진 찍고 싶어”라는 목표를 세우면 좋겠어. 네가 웃으며 달리고, 사진 속에서 당당히 춤추는 모습, 엄마 아빠는 이미 그 장면을 떠올리기만 해도 행복해져.
그리고 딸아, 이건 혼자가 아니라 함께하는 일이야. 식탁 위엔 몸에 좋은 채소를 더 자주 올려두고, 주말엔 치킨 대신 우리가 직접 건강한 요리를 해보자. 엄마 아빠는 네가 힘들어할 때마다 옆에서 같이 선택해주고, 응원해주고 싶어. 네가 혼자가 아니라는 걸 늘 잊지 마.
우리딸, 네 안에는 이미 스스로 선택할 힘이 있어. 네가 오늘 아주 작은 결정을 바꾼다면, 그게 쌓여서 내일의 너를 더 빛나게 만들 거야. 엄마 아빠는 그 길 위에서 언제나 네 편이 되어줄 거야.
아들에게
엄마 아빠는 네가 학교에서 돌아와 책가방을 툭 던지고 휴대폰 게임을 할 때마다 여러 가지 마음이 들어. 네가 즐겁게 웃는 모습이 보기 좋기도 하지만, 시간이 훌쩍 지나 숙제가 밀리고 잠자리가 늦어지는 걸 볼 때면 걱정이 되지. 그래서 엄마 아빠도 모르게 화를 내고, 너는 울면서 방으로 들어가 버리곤 하지. 우리 둘 다 마음이 상하고, 그날의 저녁이 삐걱거리는 것 같아 늘 미안했어.
아들아, 사실 엄마 아빠는 네가 왜 게임에 끌리는지 조금은 알아. 현실에서는 하기 힘든 모험을 게임 속에서는 마음껏 할 수 있고, 거기선 네가 주인공이 되니까. 하지만 네가 스스로 말했듯, 게임을 오래 하면 아침에 눈뜨기가 힘들고 학교에서 집중이 잘 안 된다는 걸 너도 알고 있지? 바로 그 순간이 아주 중요한 기회야. 프랭클이라는 의사 아저씨는 아주 끔찍한 수용소에서도 “사람은 마지막까지 반응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고 말했어. 너도 게임 앞에서 그런 자유를 가질 수 있어.
그래서 엄마 아빠는 네가 게임을 하지 말라고만 하고 싶지 않아. 오히려 네가 스스로 주인이 되기를 바라.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네 손으로 시간을 정하고, 알람이 울리면 네 손으로 저장하고 전원을 끄는 거야. “끄는 건 내 선택이야” 하고 말할 수 있다면, 너는 게임보다 더 큰 힘을 가지게 되는 거지. 엄마 아빠는 옆에서 네가 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믿고 기다려줄게.
그리고 게임을 끄고 나서도 세상엔 즐거운 게 참 많아. 네가 좋아하는 축구, 탁구 아빠랑 같이 야구하는 시간, 주말에 배우는 드럼연주. 이런 순간들이 쌓이면, 게임이 아니어도 넌 얼마든지 즐겁고, 네가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다는 걸 알게 될 거야.
아들아, 엄마 아빠는 네가 게임의 노예가 아니라, 네 인생의 주인이 되는 걸 보고 싶어. 네가 전원 버튼 앞에서 멈추어 “오늘은 여기까지”라고 스스로 말하는 그 순간, 네 안에 있는 큰 힘이 자라날 거야.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엄마 아빠는 늘 네 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