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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다리 아빠 Sep 30. 2022

게으른 아빠의 정원일기  #17

삽목 도전

9. 16.

오늘까지 삽목 한 수국과 장미는 아쉽게도 절반 정도만 살아남았다.


심은 이후에는 뿌리내리는 것이 너무 더딘 것 같아서 뿌리에 붙은 흙을 물에 헹구어 제거한 다음에

뿌리를 잘 나게하는 발근제를 구입하여 삽목 부위에 분말을 묻힌 후에 다시 심어주었다.

(장미 뿌리가 나오고 있다)
(수국은 뿌리가 나오긴 했으나 아직은 연약하다)


흙도 처음에는 질석에 심었으나 녹소토가 좋을 것 같아서 이번에 녹소토로 바꾸고 화분도 뿌리 관찰이 용이한 투명 화분으로 바꾸었다.

(녹소토)


(발근제)


(장미 2종류 12개,  수국 2종류 10개 ;  내년 봄에 밭에 옮겨심을 때까지 모두 살아남기를 .......)


낙엽은 과거

뿌리는 현재

잎은 미래


이들은 모두 지금 여기에 있다.

낙엽은 뿌리를 향하고 뿌리는 새잎을 향하여 있다.


하느님은 '모두 지금 여기에 있다'는 말.

천당과 지옥도 '모두 지금 여기에 있다'는 말.

천지창조와 천지소멸이 '모두 지금 여기에 있다'는 말


나와 세계는 고정되거나 단절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상호 교섭하며 변화하는 관계성 속에 존재한다.


의 고독은  어떤 부재의 외로움이  아니다.

단지 어떤 부재의 외로움이라면 그걸 채우면 해결되지만 문제는 채우고 난  후에 자각하게 되는 또 다른 결핍들의 무한한 나열에 있다. 이는 우리가 결국 외로울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의 고독은 닫힌 외로움이 아니라 이 세상 모두에게로 열린 외로움이다. 운명적 외로움이 아니라 의지적 외로움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고독은 즐겁고 황홀한 외로움이다.


가을에는 광야에서 고독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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