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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야 Apr 23. 2016

혼자 노는 여자

혼자 있는 시간의 즐거움에 대하여

최근 나홀로족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밥도, 영화도, 카페도, 쇼핑도 모두 혼자서 즐기는 것이다. 혼자 밥을 먹는다는 '혼밥족'이 이슈로 떠올랐을 때, 타인의 시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화장실이나 빈 강의실 등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장소를 찾았다고 한다.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었기에 친구가 없어서 혼자 먹는 것처럼 보이거나 불쌍하다는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혼자가 더 편하고 효율적이라는 나홀로족의 당당한 모습에 그 수가 점점 늘어 하나의 트렌드로 떠올랐다. 




나홀로족이 유행하기 전, 가까이에 이를 실천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우리 엄마였다. 1월 1일, 새해에도 혼자서 영화를 보러 가는 사람이었다. 쇼핑은 물론이요, 외출도 혼자 하시며 가끔 내가 따라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으셨던 것 같다. 그 영향이 컸는지, 어른이란 혼자서 행동하는 것을 부끄럽지 않게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갓 대학에 입학했을 땐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혼자 있을 땐 공강인 친구들에게 연락하곤 했다. 다른 건 몰라도 넓은 식당에서 밥을 혼자 먹는 것은 부끄러워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혼자의 즐거움을 깨닫게 되었다. 오히려 전보다 시간을 더욱 효율적이고 알차게 쓸 수 있었다. 억지로 내 시간을 소비하기보다 빈 시간에 과제를 하고, 휴식을 취하며 점차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게 되었다. '나 홀로'에 익숙해진 지금은 함께 할 누군가를 찾기보다는 혼자 움직이는 것이 더욱 편해졌다. 




특히 나는 혼자서 카페를 가는 것을 좋아했다. 중간에 비어버린 시간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지만 기분전환에 좋았다. 카페라떼와 달콤한 케이크를 시켜놓고 노트를 펼쳐 앞으로의 계획이나 일정 관리를 하거나  떠오르는 생각들을 모두 적었다. 카페는 위치와 시간, 인테리어에 따라 분이기가 상이하기 때문에 늘 다른 아이디어들이 샘솟았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만큼 내면에 집중하게 되고, 창의력을 뿜어낼 수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혼자 온 사람들이 많아 자극을 받기도 했다. 전공 과제를 하는 대학생들, 프리랜서 웹디자이너, 창업 준비, 무언가를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어 나도 부지런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직도 주변에는 혼자 있으면 외롭지 않냐, 심심할 것이다라는 시선이 존재하며  부정적인 질문 세례가 쏟아진다. 그러나 혼자 있으면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음은 물론, 무심코 지나치던 주변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음은 물론이고 새로운 취미생활들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쉬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혼자의 즐거움을 모르는 타인의 시선 따위 무시하면 어떤가. 그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면 더욱 즐거워지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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