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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록펠러 Feb 21. 2017

별 거 없어서 좋은, 포르투갈

기억이 잘 안나서 더 기억해내고 싶다 von 16.4.6 bis 4.9

2016년 4월 9일, 독일 교환학생을 하면서 머물 집에 입주하는 날이었고, 그 전에 3월 25일부터 시작했던 2주간의 짧고 굵은 여행의 마지막 나라였던 포르투갈이다. 계획을 짜기 전까지 포르투갈은 갈까 말까 많이 고민했었다. 그렇지만 스페인을 갈 때 아니면 언제 포르투갈을 들르겠냐라는 생각이 들어 가기로 결정했던 그 때가 생각난다.


포르투갈 여행을 하기 시작하기 전까지 나에게 포르투갈에 대한 이미지는 거의 전혀 없었다. 2002년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의 상대, 박지성의 득점, 그리고.... 우리형!!! CR7

나는 개인적으로 호날두의 엄청난 팬이다. 실제로 2016년 유로피언 챔피언쉽 결승전에서 호날두가 전반 초반에 부상을 당해 뛸 수 없게 되어 눈물을 흘릴 때 같이 울었다.


축구로만 많이 알고 있었지, 나라 자체에 대해서는 무지했었기에 그렇게 기대가 크진 않았다. 그랬던 대로 도착하고서 봤던 리스본과 포르투는 어느 장소가 그렇게 기억에 남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그런 기대감으로 갔기에 오히려 더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 나름의 좋은 기억이 남아 있다.


꽃할배 따라잡기 리스본


리스본에서는 많은 것을 하지 않았다. 기억에 남는 것을 꼽자면 내가 처음으로 에어비엔비를 사용해본 곳이 리스본이었다. 어느 주택에서 묵게 되었었는데, 1인실이었는데도 가격이 굉장히 쌌다. 싼 게 비지떡이라고....

나는 4 5개월 정도 생활할 물건을 캐리어에 담아가지고 왔는데, 이 주택에는 엘레베이터가 없는 것이었다. 게다가 5층까지 올라가야하는 상황이었고 계단은 매우 좁아서 꽤나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꽃보다 할배'에서 보면, 신구 할아버지가 리스본에서 에그타르트를 맛있다고 한번에 10개씩 먹는 장면과 서유럽 최끝단이라 불리우는 호카곶에서 양팔을 활짝 펴고 대서양을 맞이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사실을 먼저 알고 보고 가서 그런지는 몰라도 리스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두 장면이 뭐냐고 한다면 그것이다. 특히 에그타르트는 진짜 맛있었다. 독일가서 새로만날 친구들 좀 주자고 12개쯤 샀는데 한번에 8개를 먹어버려서 결국 아무에게도 선물로 못줬다는ㅎ


아, 한가지 더 좋았던 것이 있다. 바로 꼬메르시우 광장! 온통 노란색 벽으로 둘러쌓여있는 광장이었으며, 사진으로 봤을 때 저기 앉아있으면 너무 여유롭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길지 않은 리스본 여행 기간에 꼬메르시우 광장만큼은 두번이나 들렀다. 바로 앞에 강을 끼고 있기 때문에 더 아름다웠고 주변에서 들려오는 버스킹 소리와 함께 한껏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계획이 많지 않아 여유로웠던 포르투


포르투가 아름답다는 말을 꽤나 들었었다. 리스본이 아름답다는 말은 안 들어봤지만, 포르투가 골목골목 정말 아름답다는 말을 들었는데, 정말 그랬다. 포르투의 골목 골목을 걷다보면 조금만 높이 올라가도 보이는, 눈앞에 쫘악 펼쳐진 주황색 지붕들 그리고 갈매기의 조합. 잘 사는 나라는 아니기에, 골목마다 벽에 자주 보이는 프린팅과 낙서들. 또한 밤의 동루이스 다리의 야경은 지금 생각해도 끝내줬다. 금 빛나는 동루이스 다리 바로 아래에 길게 강이 펼쳐져 있고, 그 옆의 스탠드에는 펍이나 와인바가 즐비하다. 그 다리를 보면서 와인 한잔했을 때가 아련하게 기억난다.


사실 그렇다고 다시 가고싶은 나라는 아니다, 나에게 포르투갈은 이정도 작지만 아름다웠던 나라로, 도시로 그냥 남겨 두고싶다. 좋은 말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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