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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록펠러 Mar 10. 2017

오래 보았을 때 더 아름다웠다, 프라하

16.6.3~6.5 und 16.10.31~11.2

유럽의 많은 도시들을 여행하다 보면, 비슷한 느낌을 가진 도시들이 보일 때가 있다. 필자에게는 파리와 프라하가 그랬다. 한 나라 자체를 큼지막하게 대표하는 도시여서 비슷한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프라하는 낭만적인 분위기로 유명한 도시이다, 처음에 갔을 땐 연애세포가 다 죽어있었고 가서 "썸"을 탈만한 상황도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로 그런 분위기를 별로 체감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늦가을 즈음에 동유럽을 돌 기회가 있어 프라하를 다시 들렀을 때는 "썸"없이도, 딱히 그런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아도 "아, 왜 프라하 프라하 하는지 알겠다. 왜 낭만적인 도시. 사랑이라고 하는지 알겠다"라고 단번에 느꼈다.


프라하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목적지 없이 걷기, 분위기 느끼기
바츨라스 광장을 걷다 마주친 트램 속 꽃가게

프라하 도시 자체는 그렇게 크지 않다, 딱히 교통권을 끊지 않고 모든 관광지를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이다. 교통비를 아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구석구석 걸어 다니기에 좋다는 더 좋은 장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따로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하루 정도 날을 잡고 최소 한두 시간 정도는 구석구석을 걸어 다니며 프라하 자체를 느껴보기를 추천한다. 실제로 프라하에서 오페라도 보고 유럽에서 가장 크다는 클럽도 가보고 두 번이나 가본만큼 이것저것 많이 해봤지만 그 시간만큼 기억에 남는 시간이 없는 것 같다.

프라하 구시가지에 가면 매일매일 볼 수 있는 풍경, 비눗방울
낮에 보이는 까를교와 프라하 성의 모습도 나름 굉장히 아름다웠다

정처 없이 걷다 보면, 프라하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 두 곳 근처를 분명 걷게 될 것이다. 프라하에 갈 때마다 구시가지, 그리고 신시가지에서 비눗방울을 열심히 만들어주고 계신 아저씨들에게 감사하다. 낭만적인 분위기를 한 층 더해주는 비눗방울 아저씨, 낮과 밤 시간을 불문하고 늘 아름다운 까를교 전경

까를교 프라하성 야경
물가, 음식마저 사랑인 프라하

요 근래, 동유럽 여행을 나오는 대학생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물론 동유럽 특유의 그런 아름다움도 있겠지만 북서유럽에 비해 훨씬 저렴한 물가를 무시할 수 없다. 맥주 한잔에 천 원~이천 원, 다른 나라에서 배를 채우기 위해 아무거나 먹을 정도의 돈으로 스테이크를 사 먹을 수 있는 곳. 이후에 거론하겠지만, 5천 원으로 국가대표 축구경기를 볼 수 있는 곳. 그곳이 프라하다!


무엇보다 프라하의 맥주

프라하를 대표한 두 맥주, 필스너와 코젤. 프라하를 여행한 한국 사람들이 꼴레뇨(돼지 무릎 요리)와 함께 가장 칭찬하는 프라하 음식이다. 맥주 특유의 홉 향이 덜한 편이고, 밥을 먹으면서 혹은 간단하게 먹기 좋은 맥주여서 인기가 많은 것 같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코젤을 먹고 정말 반했었는데, 그 맛은 IRISH PUB에 가면 혹은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GUINESS 흑맥주에 물탄 듯한 맛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세계맥주점이나 편의점에서 캔 혹은 병으로 구매할 수 있고, DRAFT BEER로 파는 곳도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저렴한 물가를 활용해서 입이 즐거운 여행도 해보세요! :)


프라하에서 '국뽕'에 취하다
경기 전, 우리나라가 이기기 전이니까 저렇게 당당하게 ;)

프라하에 첫 번째로 방문했을 당시, 2016년 6월 2일은 프라하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의 평가전이 있는 날이었다. 그래서 날짜를 그때로 맞춘 이유도 있었다. 결과는 2:1 대한민국의 승리였다.

어쩌다 보니, 프라하 응원석에서 태극기를 메고 응원하게 됐었는데 체코 국기를 들고 온 아기와 함께 사진 좀 찍어줄 수 있겠냐고 부탁하던 한 아저씨의 모습은 지금도 재밌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축구 경기를 이기고 밤에 구시가지를 돌아다니면서 정성룡 선수를 눈 앞에서 만나 대화도 하고, 사진이 있지만 제 자신이 너무 지못미라 안 올립니다 ;) 기억에 많이 남는 날 중 하루였다.


눈이 즐겁고 입이 즐겁고 그 분위기에 취해 몸까지 즐거웠던 프라하, 처음에 갔을 땐 그 매력을 많이 몰랐지만 두 번째 갔을 때, 딱히 어딜 많이 가보자는 느낌보다는 도시를 목적지 없이 정처 없이 걸었을 때 더 그 매력을 잘 느낄 수 있었던 프라하. 언젠가는 다시 한번 가볼 기회가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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