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n 10.1.17 bis 11.1.17// 도착부터 게이시르까지
아이슬란드, ICELAND, 이름부터 얼음이다
왜 나라의 이름이 아이슬란드일까, 그냥 다 눈으로 덮인 추운 나라여서일까? 믿거나 말거나지만, 처음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를 발견한 사람이 보기에 아이슬란드가 너무 아름다워 혼자만 간직하고 싶어, 이름에 ICE를 넣어버렸다고 한다. 사람들이 너무 추울 줄 알고 안 오려고 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아이슬란드를 ICELAND, 훨씬 더 춥고 사람이 살기 어려운 나라인 그린란드로 많이 가게 하려고 무언가가 파릇파릇하게 피어 나있을 것 같이 GREENLAND라고 지었다는 말이 있다.
그 정도로 아름답냐고 물어보면, 그 정도로 아름답다 고 망설임 없이 말할 수 있다.
시작!
약 2년 전, tvN에서 나영석 피디가 연출했던 꽃보다 청춘-아이슬란드 편 을 보면서 아이슬란드 여행을 꿈꿨다. 보통 렌터카를 빌려하는 여행,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함께 할 사람이 없으면 여행이 힘든 아이슬란드였지만, 다행히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꽤나 모여 다섯 명(동네 친구, 친누나, 아는 형, 유랑을 통해 구한 동행)의 조합으로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런던 여행을 마치고 도착한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 레이캬비크로 넘어가기에는 런던에서 가는 비행기가 싸고 가까운 편이다 아이슬란드가 겨울에 굉장히 춥다고 들어, 등산화서부터 군밤장수 모자, 패딩까지 모든 것을 준비해 갔었다. 실제로 코트를 입고 여행했던 런던처럼 같은 복장으로 여행하긴 힘든 온도였던 기억이 난다. 렌터카 트렁크가 얼어 문을 못 열 정도였으니 ;) 여행자가 꽤 되었기 때문에 트렁크에 싣었던 짐이 꽤 되었었는데, 트렁크가 얼어 열리지 않아 처음에 고생을 했던 기억이 난다
에어비앤비로 구한 첫날 숙소에서의 밤, 나라를 이동한 날이었고 트렁크 때문에 고생을 했어서인지 다들 많이 피곤했다. 늘 솔선수범이었던 찬호형님과 누나를 필두로 해 만들어진 치즈라면과 와인으로 피로를 싹 풀 수 있었다. 그리고 방 안에 있던 잡지책 하나가 우리를 엄청 재미나게 해주었다
책 페이지 펴기 게임을 해서 설거지할 사람을 정했다. 누가 걸렸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굉장히 재밌었던! 앞으로 6일간의 여행에서 지새울 밤을 기대하게 만들어 준 벌써부터 배꼽 잡게 만들어 준 날이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잠든 첫날밤, 그렇다고 우리는 마냥 늦게까지 잘 수 없었다. 아이슬란드의 해가 짧은 탓에 일찍 일어나야 했기 때문이다. 아침에 허겁지겁 만든 토스트로 간단히 아침을 먹고 다시 짐을 싸, 숙소를 떠났다.
힐그림스키스캬성당-핫도그-아침시내-싱벨리어
레이캬비크에서 시작되었던 첫째 날, 그리고 6일 동안 남부를 부지런히 돌 계획이었고 드라이빙하는 시간도 있었기 때문에 근처에 있는 가볼만한 곳은 미리 돌고 시작해야 해서 생긴 타이트했던 둘째 날 일정. 다행히 다들 부지런하게 움직였고 해도 예정보다 길었기 때문에 타이트하지만 마음만큼은 여유롭게 잘 구경할 수 있었다.
레이캬비크의 랜드마크라고 불리는 힐그림스키스캬 교회, 그리고 그 주변에서 볼 수 있었던 북유럽 특유의 깔끔한 건물 스타일, 물가는 비쌌지만 나름 옷가게나 팬시한 물건들도 많이 팔고 있었던 마켓과 상점들. 여기에 과거 빌 클린턴 대통령이 사랑했다고 하는 이 핫도그까지 좁은 곳 안에 많은 것이 압축되어 있던 이 시내 공간이 벌써부터 아이슬란드 여행을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사실 여기까지는 예고편! 말은 번지르르하게 했지만 아이슬란드의 진짜 매력은 이런 다른 곳에서도 나름 볼 수 있는 교회, 마켓, 건물 스타일이 아니었다. 앞으로 나오는 모든 것들이 그 매력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그렇게 시내를 보면서 북유럽 감성을 자극받은 뒤(?), 본격적인 일정 그 첫 번째 싱벨리어로 향했다. 꽃보다 청춘에서도 싱벨리어는 굵직하게 다루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곳인지 잘 감이 안 왔지만, 사진을 보고 가볼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리고 굴포스 게이시르로 가는 길목에 있어 들르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결정은 아이슬란드의 '아이스'를 제대로 느끼게 해 준 좋은 결정이 되었다.
저 뒤쪽에 멀리 보이는 호수가 싱벨리어이다. 싱벨리어에 다다르기 전에, 드라이빙하면서 얼음과 눈으로 뒤덮여있는 산과 땅들을 볼 수 있었고, 차를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다 같이 잠시 가던 길목에 내려, 눈에 뒹굴어도 보고 가벼운 눈싸움도 하면서 아이슬란드의 얼음 그 자체를 즐겼다. 당시 바람도 많이 불어 눈발에 많이 맞아 굉장히 추웠던 기억이 나지만 그때만큼 우리가 기대하고 갔던 아이슬란드, 얼음의 느낌을 준 곳은 그 정도는 없었던 것 같다.
아이슬란드의 하이라이트, 굴포스와 게이시르
오로라와 함께 아이슬란드의 BEST 여행지로 손꼽히는 얼음폭포 굴포스와 유황온천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게이시르
아이슬란드 남부에는 유명한 폭포가 크게 두 가지 있다. 굴포스, 스코가포스 나중에 스코가포스에 대해서도 언급이 나오겠지만 굴포스와 스코가포스는 완전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색깔로 하면 굴포스는 흰색 스코가포스는 초록색. 그 느낌부터가 많이 다르다. 얼음이 폭포에 쓸어져 내려가는 모습, 그리고 그 높이차 때문에 생기는 엄청난 폭포 소리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하염없이 바라보았던 생각이 난다.
그냥 그렇게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있으려고, 때론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여행을 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모든 걱정을 잊고 지금의 나에게만 내 상황에만 집중해보려고 여행을 한다
게이시르는 이 영상 하나면 끝난다
느닷없이 뿜어져 나오는 온천수가 그 근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저렇게 (사실 저 정도까진 아니었던 것 같은데 약간 오버한 듯)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영상에 그 냄새까지 포함되어 있지는 않지만 유황 냄새 때문인지 달걀 오래된 냄새가 많이 났던 기억이 지금까지도 있다.
내게 아이슬란드는 여행 훨씬 이상의 어떤 것이었고, 삶의 중요한 추억이자 경험이 되어있다.
앞으로도 아이슬란드에 대해서는 많은 스토리가 남아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