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글 09
잡글이다.
꼴 보기 싫은 것들이 너무 많다.
먼저 지하철 역의 아저씨. 공공장소에서 왜 자꾸 스피커폰 틀어놓고 통화하세요?
당신 이야기 궁금하지도 않은데 빨리 폰 좀 껐으면 좋겠어요.
'어른이라 귀가 잘 안 들려서 그런 거 아닐까?'라고 물으면 글쎄다.
로또 당첨 됐다는 소식에도 그렇게 통화할까.
공공장소에서 조용히 통화하고 빨리 끊어야 한다는 것과 귀가 잘 안 들리는 것 사이의 상관관계가 뭐지?
도서관은 일단 들어오면 무음 해 놔야 하는 거 아니야?
실수로 깜빡하고 울리면, 미안해서라도 허겁지겁 나가야 하는 거 아니야?
삼성 벨소리 울리면 아줌마 전화받고 "어~ 나 지금 도서관 왔어."
30초 넘게 통화가 이어지면 나는 애써 무시하고, 앞자리 아저씨는 한 소리 할 듯 노려본다.
이건 내 상식에선 도무지 말이 안 되는데, 이런 일이 꼭 이틀에 한 번씩 벌어진다.
아줌마. 손자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서는 그런 거 하지 말라고 나와요.
헬스장 탈의실에도 빌런이 종종 나타난다.
보자, 겉보기엔 20대 초반. 얘는 어떤 여자랑 통화하면서 들어온다. 또 스피커폰이네.
통화 내용 절반 이상이 술 아니면 욕. 옆에 아버지뻘 어른이 계시는데도 계속 십팔만 나열한다.
못 배워 쳐 먹은 티를 왜 꼭 내야 직성이 풀릴까. 못 배워 쳐 먹어서 이런 예의도 모르는 걸까.
그러고선 술자리에서 인상 드러운 어떤 '형님'한텐 깍듯하겠지.
요즘 같은 시대에 닥치라곤 못하겠고, 바로 옆에서 평소보다 오래 머리를 말린다.
이제야 귀에 갖다 대고 통화하네. 본인 힘들어지면 그제야 매너를 알아차리는 아이러니.
인상 드러운 어떤 '형님'들은 스피커폰 없이도 소리가 크다.
빡빡 깎은 머리와 흰 티 아래로 적나라하게 쌓인 지방. 이것도 꼴 보기 싫으면 너무 외모지상주의인가.
화룡점정은 삐딱하게 걸쳐 놓은 스냅백. young해 보이려고 쓴 건가. 근데 스냅백은 투 올드한데.
역시 술집이 공공장소라는 사실은 잊고 '돈 냈으니 왕'이라는 심보로 큰 소리로 떠든다.
시끄러워도 적당히 시끄러워야지. 분위기는 좋은데 사람이 별로니 손님이 안 들어온다.
다행히도 사장님이 나와서 조용해달라고 말한다.
누가 말을 안 하면 그게 잘못인지 모르는 삶은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공공의 뜻을 모르고 내뱉는 스피커, 소음, 욕설이 꼭 그렇게 누군가의 일상과 주말을 뺏어버리고 만다.
누군가의 일상과 주말을 뺏어버리고 만다.
누군가의 일상과 주말을 뺏어버리고 만다...
누군가의 일상과 주말을 뺏어버리고 만다.....
어? 이제 좀 끝난 줄 알았는데, 왜 아직도?
너무 잡글이 돼 버렸다.
사람 싫어하는 것만은 아니라서 다음엔 좋은 사람 이야기도 꼭 꺼내 놓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