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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소장 Dec 30. 2020

부동산 가격변동성을 생각해보자.


오늘은 부동산의 가격변동에 대한 얘기를 해볼게요.과거부터 지금까지 부동산의 가격변동은 대체로 계단형의 우상향 패턴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현상이 나오는지 한 번 생각해봤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부동산 시장의 참여자가 되야 하고, 매도자와 매수자의 심리 모두 알아야 합니다. 저는 평균보다 많은 매도자, 매수자 입장이 되어 봤으니 이를 토대로 말씀드릴게요.

 부동산에서 적정가격이란 사실 없습니다. 예를 들어 00구 00동 '최고아파트'는 5억원이 적정가격이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나요? 그 말에 근거가 있을까요? 없습니다. 그러니까 부동산은 시장가격이 존재할 뿐 적정가격은 없으며, 있다고 해도 우리는 알 수 없죠. 그렇다면 최고 아파트가 기준가격도 없이 싸다, 비싸다 라고 판단하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이건 각자의 기준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기준점은 개개인별로 틀리기 때문에 똑같은 최고 아파트를 보더라도 누군가는 비싸다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저렴하다고 생각하고 또 누군가는 적정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강남의 아파트 가격은 비싼걸까요? 대다수는 비싸다고 말할 겁니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비싸다고 생각 안합니다. 그일부는 눈치채셨겠지만 부자들이죠~ ^ ^. 그들은 20억원이 넘는 아파트라도 마음에 들면 삽니다. 왜냐? 그만한 여력이 되니까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듯 20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비싸기 때문에 더이상 가격이 올라가기 힘들다는 것은 순전히 본인의 기준점에서 파생된 생각입니다. 그러니 그 생각은 주관적인 겁니다. 물론 20억원이 넘는 아파트가 비싼지 싼지 물어볼 때 십중 아홉은 비싸다고 말할겁니다. 그러나 나머지 소수의 사람들은 적정하다고 생각할 것이고 심지어 저렴하게 느끼는 사람도 존재합니다. 이런 사람들로 형성된 것이 소위 강남시장입니다. 즉 자산가들이 모인 시장이죠. 대한민국의 1% 상위계층은 숫자로 따지면 50만명 입니다. 그런데 20억원이 넘는 주택과 아파트는 몇 채나 될까요? 많이 잡아야 10만채 수준일 겁니다. 그러니 대다수의 사람들이 강남 아파트가 비싸다고 하고 수요가 적다고 하더라도 그 적은 수요는 그들이 원하는 지역의 공급량에 비해서는 수요초과 현상이 나타나는 겁니다. 그래서 내 기준에서는 도저히 더 올라갈 것 같지 않은 금액에서도 매번 신고가를 갱신하며 가격이 상승하는 거구요. 강남의 아파트 가격이 얼마가 적정가격인지 저와 여러분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강남의 수요층은 우리보다 주택기준점이 월등히 높게 설정되어 있기에 꾸준한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최근 '영끌' 이라는 단어가 유행합니다. 뜻은 다 아실텐데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걸까요? 그들은 그동안 뭐하다가 많이 오른 최근 들어서 영끌을 하며 구입하는 걸까요? 영끌을 한 사람들에 대한 단상을 적어봅니다. 이들은 무동산을 가치투자 형태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그보다는 계속 오르는 상황을 오랜기간 보았고 더는 안되겠다 싶어 추격 매수를 한 겁니다. 굳이 말하자면 추세적 투자자입니다. 이런 추격매수자가 많아질수록 가격의 오름폭은 더 크고 길어집니다. 나름의 기준으로 가치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이 아파트는 내 생각에 8억원이 적당한데 아직 7억원이네. 구입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죠. 그리고 그 아파트는 10억원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겁니다.

 이 상황에서 그 7억원 아파트가 8억원이 되었을 경우 적정가치를 8억원으로 생각한 사람들의 매수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아파트의 가치가 9억원 혹은 10억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 구입 못한 사람은 여전히 매수하겠죠. 이런 식으로 가치투자자들이 당시 얼마까지 평가하는지에 따라 가격은 계속 올라갑니다. 이렇게 최종 10억원이 되었다고 해보죠. 이 경우 가치투자자들은 더이상 이 아파트를 매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적정가치가 이미 본인들의 생각을 넘었거나 채웠거든요. 여기서 적정가치 8억원으로 생각한 사람들은 10억원까지 오른 아파트를 팔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2억원이나 올랐거든요. 그래서 시장을 예의주시합니다. 가격의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10억원보다 더 가격이 상승합니다. 곧 10억5천만원이 되더니 11억원에 호가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가격이 올라가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먼저 매도하겠다고 마음 먹는 매도자는 극소수가 됩니다. 당연히 상승추세인 상황이니까요. 그런데 어떻게 된거죠? 10억원이 가치투자의 최고금액이었는데 더 올랐다니요? 도대체 누가 산 거죠? 이 때 나타났던 사람들이 바로 추세적 투자자입니다. 상승 랠리를 보면서 더 오르면 소외될까봐 늦게라도 구입에 나선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해서 이 아파트는 12억원까지 갑니다. 12억원까지 올라오면 잠시 숨고르기를 하거나 약간의 조정이 되는 경우도 있으나 일시적입니다. 어쨌든 10억5천이나 11억원에 구입한 추세투자자도 결론적으론 가격상승의 달콤한 맛을 보게 됩니다. 이러한 추격매수자가 많을수록 가격은 더 많이 그리고 더 길게 상승합니다. 

 또한 상승이 길어지고 커질수록 보유자들은 절대로 매도를 안하게 됩니다. 이것이 공급부족을 만들어냄으로써 시장에서 아직 구입하지 못한 매수자들의 마음을 더 급하게 합니다. 그래서 그때까지도 고민만 하던 사람들이 또 다시 진입합니다. 그러면서 가격은 하락하지 않고 꾸역꾸역이라도 꾸준히 상승하게 됩니다. 자! 이렇게만 보면 왠지 추격매수자들이 실수를 한 것 처럼 느껴지지요? 너무 높은 금액에 잡은 것이 아닌가, 소위 상투 잡은 것이 아닌가 불안해집니다. 과연 그럴까요? 정확한 건 앞으로 부동산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우리가 직접 목격할 수있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건 현 시점까지의 상황이라고 보면 돼요. 

지금부터는

앞으로 어떤 움직임이 있을 지에 대한 

예상을 말씀드릴게요. 

 예전에 7억원할 당시 절반의 사람들은 비싸다고 느껴서 살 생각을 전혀 못했을 겁니다. 대부분 무주택이거나 부동산 미참여자들이죠. 그리고 나머지 중에서도 이 아파트에 대해서 구입하기엔 부담스럽게 느낀 사람, 적정하다고 느낀 사람, 저평가라고 느낀 사람이 있습니다. 저평가로 느낀 사람 중에서 8억, 9억, 10억 정도가 적정하다고 생각되는 걸로 또 분류가 되구요. 그러니까 7억원 당시에도 저 아파트는 훨씬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비싸다고 느꼈다는 겁니다. 절반(1/2)의 부동산 참여자 중에서도 약 1/3(비싸다, 적당하다. 싸다) 정도만이 싸다고 느낀 겁니다. 이걸 단순 백분율로 따져보면 약 17% 수준입니다. 즉 십중팔구는 저렴하다고 느끼지 않았다는 겁니다. 또한 나름대로 저평가로 평가한 사람들도 확신을 가지진 못합니다. 사면서도 과연 내 판단이 맞을까? 밤샘 고민하고 최종 투자를 실행한 겁니다. 

 그럼에도 그 아파트가 이제는 12억원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7억원에 구입한 사람이 8억원이나 9억원에 매도할까요? 무려 1억 혹은 2억을 벌었으니 팔아서 이익을 얻으려 할까요? 우리 모두 정답을 알 듯 "아닙니다!!" 

아무리 7억원에 매수했다고 해도 12억원까지 가격이 올라왔으니 최소한 12억원을 받으려고 합니다. 아주 급한 사정이 있어도 11억원 이하로는 안 팔고, 또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그 정도만 급매로 내놔도 1~2일 이내에 매도되니까요.

그러니 이제 이 아파트를 7억원 ~ 10억원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즉 가치의 기준점이 모두 올라간 겁니다. 이런 식으로 아파트의 가격은 계단을 한 칸 올라가듯 격상됩니다. 그리고 이런 가격상승의 프로세스를 그래프화하면 계단형 장기우상향의 모습이 되는 겁니다. 

 부동산이 주식과 틀린 이유 중 하나는 환금성입니다. 주식은 적정가격이 되면 매도하는 사람이 많지만 부동산은 가격이 상승할수록 매도자가 줄어들고 매수자는 늘어납니다. 환금성의 제약도 여기에 한 몫 합니다. 매도하려면 복잡한 세금을 거쳐야 합니다. 짧게 보유하면 혹은 거주하지 않으면 혹은 다주택자가 되면 세금이 커집니다. 그러니 매도를 꺼려하게 됩니다. 이는 공급부족을 심화시킴으로서 시장가격의 상승을 부채질합니다. 

 조금 전 아파트가 12억원이 되었을 때 사람들은 비싸다는 인식을 합니다. 이는 과거의 금액과 비교를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아, 저 아파트 예전엔 7억원이었는데.. 이 생각을 하면 당연히 12억원의 금액은 높아보이죠.’



하지만 그게 함정입니다. 우리의 머리 속에는 미래에 대한 경험이 없기에 생각하지 못합니다. 과거의 모습만 선명하게 있죠. 그러니 항상 현 시점의 가격은 억울하게도 과거의 가격과만 비교됩니다. 그러니 언제나 비싸다는 오명을 쓰게 됩니다. 과거의 가격이 현재보다 저렴한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요. 

그러나 의도적으로 생각을 달리해서 미래의 모습을 예상하는 겁니다. ‘12억원의 아파트는 5년 후면 15억원이 될테니까 지금 사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할 줄 아셔야 합니다. 

그럼 현재의 금액이 비싸보이지 않습니다. 단순히 최면을 걸라는 뜻은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는 한 부동산은 장기우상향이었고, 이는 앞으로도 변함없습니다. 그러니 위와 같은 믿음을 가지고 투자에 임하시라는 겁니다. 그렇지 못하면 항상 집값은 비싸보이고 평생 집을 구입하지 못하고 렌트푸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약 5년 전(대략 2015년경)의 부동산 가격은 지금 생각해보면 거의 줍는 수준입니다. 강남의 아파트를 3억~4억원이면 살 수 있었습니다. 그 아파트들은 평균으로 해도 15억원은 올랐습니다. 당시 기억나는 아파트들은 대치동의 래미안팰리스, 반포의 50평형 이상의 아파트들입니다. 가격은 당시에도 제각각이었지만 갭은 3~4억 수준이었습니다. 400% ~ 500% 의 수익률입니다. 하지만 그 때 왜 많은 사람들이 그 집을 사지 못했을까요? 그 이유는 지금과 똑같습니다. 당시에도 여전히 그 때의 가격은 비싸게만 보였기 때문입니다. 미래의 가격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죠. 부동산을 투자해서 돈을 버는 방법은 생각해보면 아주 쉬우면서도 어렵습니다. 모순되는 말인듯한데 사실입니다.  쉽다고 말한 이유는 부동산은 그냥 구입한다, 보유한다, 기다리면 오른다.. 이렇게만 하면 됩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아주 쉬운 것이죠. 그런데 어렵다는 것은 이런 생각에 도달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겁니다. 과연 오를까? 앞으로는 내린다던데. 금융위기가 오지 않을까? 각종 생각이 많아지면 부동산으로 돈 벌기가 어렵게 됩니다. 



지난 5년간 서울의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 중 가격이 떨어진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이 있나요? 아마 단 한 명도 없을 겁니다. 그러니 어떤 아파트를 구입할지 너무 고민하지 말고, 내가 구입할 수 있는 아파트를 그냥 구입하면 됩니다. 그럼 최소한 집을 사지 않은 사람보다 앞서가게 됩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게 무엇인가요? 모두가 똑같은 사회 만들기인가요 아니면 경제적 자유인가요? 결과의 평등사회를 만들고 싶다면 부동산은 공공재적 성격이라고 생각할 것이고 그렇다면 지금처럼 집을 사지 말고 계속 나아가세요. 그러나 내가 원하는 것이 경제적 자유라면 집을 사십시오. 그것이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기 위한 밑바탕이 되어줄 겁니다. 

감사합니다. 이승훈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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