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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소장 Mar 20. 2020

대출을 규제할 경우 부동산 가격은 어떻게 될까?

이승훈소장의 완벽한 부동산투자 14부


대출을 규제할 경우 부동산 가격은 어떻게 될까? 필자는 인구감소도 금리인상도 공급과잉도 전혀 두렵지 않지만 대출규제는 신경이 많이 쓰인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 대출 없이 현금만으로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대출을 해주지 않는다면 집을 살 수 없다는 뜻이고, 이는 유효수요의 직접적 감소를 뜻한다. 결국 수요가 확 줄어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이런 특성 때문에 금리조정으로 경기컨트롤을 먼저 시도하고 대출등의 직접규제는 불가피할 때 사용한다. 특히 18년도 9.13 대책의 경우 예상을 뛰어넘는 대출규제가 시행되어 시장이 갑자기 얼음이 되었다. 인구론은 사실 아직 우리가 체감하기 힘들고, 금리인상도 급격한 인상이 어렵다. 실제로 대부분의 나라에서 저금리 상태의 박스권에서 조정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선진국에서 갈수록 더하다. 이는 선진국화 되면서 성장률의 둔화를 겪게 되고 급격한 성장에서 오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덜 하므로 안정화된 사회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시점에서 금리를 올리기는 더더욱 어렵다. 그러므로 우리나라도 예전처럼 기준금리가 5%대가 되는 일은 사실상 금융위기가 오지 않는 한 영원히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공급에 대해서도 부동성의 특징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면서 일시적이라는 것에 대한 인식이 퍼져나가고 있다. 하지만 대출을 규제하면 부동산은 수요자를 완전히 없애는 결과가 다름없기에 답이 없다. 사실 다른 부동산 위기론은 내가 이자를 덜 낼 것인가 더 낼 것인가, 혹은 심리적으로 위축될 것인가 일시적인 하락을 견딜 것인가 등의 문제이다. 결국 고민하게 만드는 내용들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고하고 내가 확신을 가지고 부동산을 사고 싶다면 살 수는 있다. 이자야 더 내면 될 것이고, 공급도 장기적으로 실거주하면서 살다보면 가격이 올라간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대출규제는 차원이 다르다. 이건 아예 부동산을 살 수가 없다. 내 돈을 뺏는 효과나 다름 없다. 그러니 대출규제는 수요를 잠재울 수 있는 아주 강력한 방법 중 하나이다. 집을 살 사람이 없어진 것이다. 즉 수요가 확 줄어들게 된다. 그럼 당연히 가격이 더는 오를 수 없다. 여기까지는 확실하다.그럼 앞으로가 문제인데, 이렇게 가격이 버티기를 하다가 떨어질 것인지 오를 것이지가 관건이다. 지금의 시점은 18년 9.13대책 이후 가격이 더는 안 오르는 시점에 도래한 것이고, 앞으로의 시점은 오를지 떨어질지 지켜봐야 하는 시점이다.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현재 가격은 일부 조정되어 있다. 최고 호가 기준으로는 많이 내려왔고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호가를 부르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단지별로 천차만별이긴 하다. 여전히 높은 호가에서 안 내려오는 곳도 있고, 실거래가 기준으로 9.13대책 직후보다 가격이 떨어진 곳도 있다.)



이 상태에서 (앞서 금리인상 파트에서 얘기했듯), 앞으로 급매가 많아지면 가격이 하락할 것이고, 급매가 별로 없다면 가격은 버티기를 하다가 입주물량이 소진되는 시기에 다시 상승하게 될 것이다. 단순화시켜 급매가 나올지 안 나올지로 향후 가격흐름을 어느 정도는 예측해 볼 수 있다.급매가 1~2개 선에서 끝나버리면 이건 그 금액에 거래가 되어도 시세라고 볼 수 없다. 즉 1000세대 아파트의 33평형이 10억인데, 이 아파트가 9억원에 거래가 2건 정도가 되었다. 그렇다고 나머지 998세대가 9억원에 팔려고 할까? 내가 그 아파트의 소유자라고 생각해보자. 10억까지 거래되었던 아파트가 경기가 좋지 않아 거래가 급감했고 9억원으로 2건 정도 거래가 되었다. 자 이제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10억에 계속 내놓을 것인가 아니면 9억원으로 낮출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일단 보류했다가 나중에 경기가 좋아지면 그때 다시 물건을 내놓을 것인가. 사람마다 답변은 조금 틀릴 수 있지만 대다수는 9억원에 물건을 내놓지 않을 것이다. 1억원을 손해 보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비록 나는 5억원에 샀다고 할지라도 10억원에 거래가 된 사례가 있다면 나의 기준점은 이미 10억으로 올라갔다. 그래서 10억 밑으로는 팔 생각이 없다. 이를 심리학 용어로는 앵커링 효과라고 한다.)



그럼 9억원에 급매로 처리한 사람들은 도대체 뭔가? 그 사람들 역시 9억원에 팔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9억에 매도해야하는 급박한 사정이 있었던 것 뿐이었다. 그러니 기분 좋게 팔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리해보면 가격이 떨어지려면 급매가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많아야 하고, 이런 급매가 나오려면 소유자의 급박한 사정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럼 결국 당장 팔 수 밖에 없는 아주 급한 사람이 한 단지에서 수십명이 동시에 나타나야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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