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들 “어림없는 소리”
제목만 보고도 혈압이 오르지 않습니까?
국토부가 얼마 전 최근의 전세가격 상승이 임대차 3법으로 인한 매물 품귀현상과는 관계없고 세입자들이 상급지로 이동하면서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라는 해명을 했다가 세입자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세입자들은 오히려 치솟아버린 전세가격이 감당이 되지 않아 하급지로 이동하고 있고, 실제로 오른 전세가를 감당할 기존 세입자도 거의 없다고 아우성치고 있습니다. 국토부 직원 5명만 현장을 이틀만 둘러봐도 답이 딱 나올 텐데 도대체 어쩌자고 저런 보도자료를 내놓는지 도대체 이해하기 힘듭니다. 일부러 욕을 먹으려고 하는 것 같네요.
기사에 나온 이들의 볼멘소리를 몇 가지 적어보면...
“2년 전 전세보증금으로는 상급지는 당연하고 같은 지역 내에서 이사하는 것도 꿈도 못 꿔요. 서울 인근에선 마땅히 이사할 곳을 찾지 못해 경기도 쪽에서 전세를 찾고 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는 매물이 하나도 없고, 있다 해도 전세보증금이 2년 사이에 너무 많이 올라 경기도까지 눈을 돌리게 됐다”
또한 최근의 전세 수급자 수 현황을 보면...
191로서 역대 최고수치입니다. 참고로 200이 데이터상 최고 수치이고, 100이 넘어가서 숫자가 커질수록 전세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임대차 3법이 국회를 통과한 8월 초를 기점으로 전세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여러 통계 자료를 보더라도 국토부가 이런 해명자료를 들이밀 수는 없습니다. 현재의 문제가 불거진 점에 대해 사과하고 보완책을 마련해도 부족할 판국에 국토부는 전세난에 대한 원인을 국민들에게 돌리고 있으니 해결책이 나오기에는 더 요원해 보입니다. 지금의 전세난은 적어도 2~3년, 길면 5년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정부는 두 손 놓고 있는 겁니다. 정부의 보도자료를 기준으로 해석하면, 세입자들이 상급지 이동을 멈출 때 전세가격도 떨어지고 시장도 안정된다고 이해됩니다. 결국 현재 전세난 상황의 원인을 국민한테 돌리고 있는 겁니다. 임대차 3법으로 임대인에게 엄청나게 욕을 먹고 있는 정부인데 여기서 세입자들마저 등을 돌리면 어떻게 하려는 건지 모르겠네요.
실제로 임대인과 임차인의 다툼은 비일비재한 상황이고,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 또다시 말도 안 되는 논리로 본인(정부)은 아무 잘못이 없다고 하니 당황스럽고 황당합니다. 저는 자가에 거주하므로 지금의 임대차 3법의 영향에서는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이것이 몰고 올 나비효과에 대해서는 우려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전세가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인한 매매가의 동반 상승이죠. 저는 다주택자이지만 서울의 집값은 비싸다고 생각합니다. 안정되었으면 좋겠고요. 그러나 정부의 정책 내용을 살펴보면 어쩔 수 없이 더 오르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정부가 일부러 집값을 올리려는 의도는 아니겠지만 자꾸 잘못된 정책을 남발하여 그 부작용으로 부동산 시장이 폭등했다는 것에 대해 부인하면 안 됩니다. 그럼에도 이제 24번째 대책을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이번 정책은 제대로 된 정책이어서 시장 안정화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 제발요.
이승훈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