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내보낸 실거주 집주인 2년간 집 팔지도 못해?

by 이승훈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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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면 집주인은 실거주가 아닌 이상 거부하지 못합니다. 얼마 전 8월 초에 임대차 3법이 통과되면서 바로 시행된 내용입니다. 그럼 실거주를 얼마나 해야 할까라는 궁금증이 생기겠죠. 왜냐하면 실거주를 한다고 하고 안 하게 되면 집주인의 위법으로 세입자에게 손해배상을 해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거주를 하기 위해 세입자를 내보냈습니다. 문제는 딱 1달만 거주하다가 매도를 했습니다. 이럴 경우에도 합법적일까요? 이런 부분에 대해 그동안 말들이 많았고 해석도 분분했는데, 임대차 분쟁 조정위원회의 해석으로는 최소 2년을 거주해야 한다고 합니다.


아직 확실하게 법조문으로 명시된 내용은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해석이 엇갈렸는데 그래서 이번 해석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집주인이 실거주를 한다면서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잠깐 살다가 다른 세입자를 받으면서 5% 이상의 증액된 금액으로 전세를 받게 되는 것은 안 됩니다. 이건 규정에 있습니다. 그래서 명문화되어 있지 않은 실거주를 잠깐 하고 매도하는 경우에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이것도 안 되는 겁니다. 그 기간은 최소 2년입니다. 이번 조정으로 인해 집주인의 부담은 더 커졌고, 재산권에 대한 침해 얘기도 더 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집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경우 예외적으로 매도를 인정한다고도 하나 그 불가피한 경우라는 말 자체가 참 애매모호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분쟁 건수는 더욱 늘어갈 것으로 예상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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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세입자를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이런 법을 만드는 것은 이해가 가나 그 부작용에 대해서는 예측도 못했고 실제 발생한 상황을 수습도 못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반드시 집값을 잡고, 전셋값을 안정시킨다고 말씀하시나 그 방법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안 했습니다. 그런 말은 누구라도 할 수 있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고 안정시키려면 앞으로의 대응책을 말씀하셔야죠. 주택 임대차가 이 지경인 상태에서 그런 희망 섞인 발언을 믿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정부에 대한 신뢰만 더 떨어뜨리게 됩니다.


어쨌든, 세를 끼고 매도하려는 집주인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릅니다. 현재 임대차 기간에 무조건 2년을 더 보장해 주어야 실입주가 가능하니 실거주 매수자가 살 수가 없거든요. 그러니 매도하고 싶어도 매도하지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진 거죠. 집을 자유롭게 사고팔지 못하니 거래량이 줄어들고 거래량이 줄어드니 연관산업이 무너집니다. 중개업소, 인테리어 업체, 이사업체, 도배 업체 등등이겠죠. 코로나로 많은 자영업자들이 힘든 상황인데 부동산업 뿐만 아니라 어떤 업종이든지 지금은 활성화를 해줘야 하는데 정부의 정책은 거꾸로 가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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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생각은 임대인은 규제 대상, 임차인은 보호할 대상. 이렇게 못 박은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일률적인 규제는 문제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쉬운 예로 지방에 원룸 2채를 대출을 끼고 구입한 사람은 자산이 수천만 원에 불과할 겁니다. 하지만 서울의 무주택자지만 전세 10억짜리에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누구를 규제하고, 누구를 보호해야 합니까?

이렇듯 세상은 다양한 상황, 변수, 케이스가 있습니다. 이걸 정부가 일괄적으로 규제하려고 하는 순간 문제가 시작됩니다. 정부는 시장의 기능이 제 역할을 못할 때 나서서 바로잡아주는 것이지 1부터 100까지 컨트롤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아직도 시장의 모든 기능을 정부가 바로잡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건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정책은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새로운 정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마 임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되겠지요. 계란으로 바위를 치면 아무리 노력해도 바위가 깨지지 않습니다. 100번을 쳐도 마찬가지 결과입니다. 정부는 시장이 잘 돌아갈 수 있게 보조를 맞춰줘야지, 시장을 이기려고 하면 안 됩니다. 그럴수록 부작용이 생기고, 예상 못 한 변수가 튀어나와 국민들을 힘들게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부작용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상관없다는 마인드로 정부 정책을 옹호하는 사람들을 보면 답답하고 미련해 보입니다. 이런 부작용이 쌓이면 결국 모두에게 피해가 가는 건데 말이죠. 마치 ‘조삼모사’를 보는 것 같습니다.


이승훈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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