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뒤늦은 반성 "서울 용적률 올리는 방안 강구"

by 이승훈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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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들어 여당과 정부가 부동산 집값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사람들의 부동산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했고 이에 부담을 느낀 정부는 어떻게든 집값을 잡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또 시작부터 무리수를 던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 최근 꾸준히 나온 얘기는 용도지역을 완화하는겁니다. 이게 무슨 뜻인가 하면 주거지역을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으로 바꿔 용적률을 상향시켜준다는건데, 쉽게 말해 7층만 지을 수 있는 땅을 15층이나 20층, 25층까지 지을 수 있도록 완화해주는겁니다. 그럼 같은 땅이라도 건축물이 높아지면 공급의 순증효과가 나타나니까요. 그렇다면 정부는 지금까지 이렇게 쉬운 방법을 두고 왜 안했을까요? 라고 생각되시겠지만 사실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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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모든 땅에는 용도지역이 정해져 있습니다. 주거지역, 준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 준공업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 농림지역 등등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합니다. 서울 같은 도심 주거지는 대부분 주거지역과 준주거지역 그리고 준공업지역 및 상업지역 등으로 분포됩니다. 당연히 주거지역보다는 준주거지나 상업지역의 땅에 더 높은건물을 지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거지역이었던 땅이 갑자기 상업지역으로 바뀌면 그 땅 소유주는 대박이 납니다. 토지의 가치는 결국 어떤 건물을 얼마나 많이 지을 수 있는가에 달려있기 때문에 하루 아침에 수십억의 땅값 상승이 일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그 대박 토지 바로 옆의 필지 소유자는 울화통이 터져서 밤잠 못이루겠죠? 이런 사람들의 불만을 어떻게 잠재우는지도 고민이 될겁니다. 저라도 형평성 문제를 들고 나와 피켓 들고 시위할 것 같네요. 그러니 우리나라가 공산국가도 아니고 아무런 명분도 없이 "여기서부터는 오늘부터 상업지역으로 할게" 이렇게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또 한가지 걸림돌은 서울시의 입장입니다. 용도지역 변경은 지차체 권한이라 서울시가 최종 결정권을 갖습니다. 그런데 서울시는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제와 부작용을 거론하며 정부의 입장에 반대하는 모습입니다. 아직 구체화된 내용이 아니라서 반대한다고 공표한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계획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공급을 늘리는 것만이 집값을 잡을 유일한 방법임을 깨달았기 때문에 무리수를 던지는 겁니다. 최근 당정의 고위공직자가 언급한 주택공급 정책에 대한 표를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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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홍남기 부총리께서 하신 언급은 해석하기에 따라 '양도세 완화'의 느낌이 강하죠. 그래서 이런 식의 기사가 나가자 여당은 부랴부랴 그건 아니라면서 부인했습니다. 또한 정부도 양도세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즉 양도세를 완화해서 시장에 매무이 출회되는 것은 올해도 사실상 물건너 갔다고 볼 수 있죠.

그럼 남은 것은 민간이 공급하는 것과 정부가 공급하는 것 뿐입니다. 민간의 공급은 외곽은 많습니다. 하지만 서울은 거의 없죠. 집값 상승의 진원지이자 자극처인 서울을 잡지 못한다면 타 지역의 집값 잡기 역시 실패로 끝날 확률이 높습니다. 정부는 공공재개발, 역세권 고밀도 개발 및 앞서 설명드린 용도지역 변경 등의 카드를 꺼냅니다만 하루이틀 걸리는 사업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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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아직도 시장에 대해 오판하고 있습니다. 24번의 대책을 내놓고, 집권 정당이 된 이래 수직상승하는 부동산 가격을 보면서도 여전히 말입니다. 지금은 공급이 시급합니다. 다른 대책은 총공급량의 부족한 상태에서는 백약이 무효합니다. 그리고 당장 공급이 늘어나는 것은 다주택자들이 물건을 내놓는 것이고 이들이 시장에 물건을 내놓는 유일한 방법은 양도세를 낮춰주는 길 뿐입니다.

평소에는 불로소득에 대해 합당한 근거를 들어 적절한 세수를 확보하는 것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불로소득을 방지하기 위해 온 국민이 고통을 겪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적절한 예시가 될지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여러분의 소중한 가족을 다치게 했습니다. 그래서 생명이 매우 위급한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 여러분은 내 가족을 살리는 일을 먼저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그 가해자를 어떻게 벌 줄까 고민하시겠습니까? 지금은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국민들이 극심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투기꾼들 벌주겠다며 국민들의 호소를 묵살하고 불로소득은 결코 안된다고 가해자를 벌줄 생각만 하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는 불로소득에 대한 제대로된 환수도 안될뿐더러 (집을 안파니까) 국민의 피해만 더욱 가중될 겁니다.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정부관계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기다려 봅니다.

이승훈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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