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3월 4일 뉴스1 기사 중 발췌>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100억 원대 땅투기 의혹을 전격 지시한 가운데,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관련된 전현직 직원 중 1명이 한때 3기 신도시에 포함된 사업단장을 맡은 데다 약 58억 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대출이 모두 농협의 한 지점에서 이뤄져 조직적인 투기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최근 3기 신도시로 추가 지정된 광명시흥 지역에 LH 직원들의 투기가 연루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정황상 조직적인 투기로 보이며 추가적인 조사를 한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알려진 것은 빙산의 일각이고 더 큰 규모의 공무원 내부정보이용 투기가 포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되자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는 바닥에 떨어진 상태입니다. 정부는 철저한 조사와 진상 규명을 지시했고 LH는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또한 직원, 가족 토지 거래 사전 신고제를 도입하는 등 이번 사태가 더 커지지 않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죠.
사실 택지 개발 지구 혹은 특정 지역의 개발계획은 빠르면 십수 년 늦어도 수년 전부터 검토를 합니다. 담당 직원들이 그 일을 모를 수가 없죠. 그러니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눈앞에 닥쳤는데 도덕적 의무감만으로 이걸 이겨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니 그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들도 개개인으로 만나보면 우리가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평범한 분들일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엄연히 법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죠. 특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4년째, 25번의 대책이 모두 실패한 마당에 최장수 국토부 장관까지 교체하며 집값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던 때에 발생한 일이라 정부도 어영부영 넘어갈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솔직히 이번에 덜미가 잡히긴 했지만, 수십 년간 국토를 개발하면서 부동산 관련 공무원들의 투기 행각이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인가요? 그렇지 않죠. 아마 관행처럼 계속 투기로 돈을 벌었을 겁니다. 이런 말도 있더군요. LH 직원들은 회사 다니면서 이런 투기 형태로 돈을 못 버는 것을 수치로 여긴다는 거요. 그만큼 많은 유혹이 있게 되고 실제 상당수가 투기 행각을 벌였을 것이라 짐작됩니다. 비단 LH뿐 아니라 국토부나 서울시 및 관련 지자체 모두가 그럴 겁니다. 정부도 이런 점을 감안해서 조사 범위를 유관기간 전부로 확대한 상황입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현 상황까지의 내용은 위 기사에서 보는 정도지만 실제 조사를 제대로 하고 정확하게 국민에게 보고한다면 아마도 엄청나게 큰 사회적 스캔들이 될 겁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이런 나쁜 관행이 없어져야 하고 또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기 위한 제도나 시스템이 정비가 되어야 합니다.
대다수의 인간은 돈 앞에서 무력합니다. 돈 앞에서 가족을 버리고, 살인을 하고 그 밖에도 무시무시한 범죄를 저지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그렇습니다. 여러분이 길을 걷다가 현금 100만 원이 든 봉투를 주웠다고 해보죠. 이걸 가지시겠습니까 아니면 경찰서에 맡기겠습니까? 대부분은 스스로 취득하겠죠. 그러니 돈 봉투, 돈 가방을 주인에게 찾아준 사례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예전에 제 사촌동생이 중학생 때 200만 원의 돈 봉투를 주워서 경찰서에 맡기고 주인에게 찾아준 일이 있었습니다. 가족들이 다 모였을 때 이 얘기가 나왔고, 이 얘기를 그날 처음 들으신 친척 어르신분 중 한 분이 얘기를 다 듣자마자 말씀하셨습니다.
“뭐라고, 경찰서에 줘? 이런 미친.... 아. 아.. 잘했다 잘했다. 아유 잘했네..”
순간적으로 나온 말씀이셨지만 저는 너무 웃겨서 웃음 참느라 혼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얘기하려는 것은 이것입니다.
이번 사건의 당사자는 엄중 처벌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이 특이하게 나쁜 사람들이라서 이런 행각을 벌인 건 아니다. 오히려 제도나 시스템이 너무 부족해 이런 사태를 만든 것이다. 그러니 투기를 원천 차단할 수 있게 제도를 완비해야 한다!!
정부가 선포한 대로,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없게끔 철저한 제도를 만들 것을 촉구합니다.
이승훈 소장